촌부 일기 1(귀여운 사기)

Posted by 쏭하아빠 지구별 팀 블로그의 글 : 2021. 4. 8. 19:59

지난달..

모처럼 감자 보리밥을 하려고, 냉장고에서 감자를 꺼내니 심하게 싹이 났습니다.

아깝지만 감자 싹에 독성분이 있다고 하여 무심히 버리려고 하다가.. 잠깐! 아니지?

인터넷에서 감자 싹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니 감자를 심을 시기입니다.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바이러스처럼 생겼습니다~^.^)

..

 

싹이 난 부분을 칼로 자른 후..

나무재를 묻혀(동네 어르신 말씀 살균이 된다고) 매실나무 아래에 두 고랑을 심었습니다.

 

어휴~ 3주가 지나도 싹은 안 보이고.. 뭐 내가 하는 게 그렇지 뭐.. 잘못 심었구먼..

4주가 지난 오늘 오후에 텃밭에 나가보니 웬 싹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간격도 고르게 싹이 났습니다.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감자 싹이 맞습니다.

 

정직하게 싹을 틔워 준 감자가 신기하여 혼자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자연에 대하여 무감각한 사람이었습니다. 먹고살기 바쁜 시절에는..

농부들의 땀의 결실인 벼와 배추 외 모든 작물을 봐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배꽃

 

 

 

사과꽃

 

 

오늘 동네 산책 중 과수원에서 배꽃과 사과꽃을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고 왔습니다.

사과꽃 배꽃이 매화꽃보다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꽃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도시의 삶은 자연에 대하여 일상 중에는 무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무심하다고 해서 무감각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내 손으로 냉이와 달래를 캐고 깨끗하게 씻어서..

식탁에 올리는 먹거리로 만들어 보지 않는 이상.. 무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자연의 품 안에서 성장을 하신 분들은 자연이 품고 있는 능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저처럼 정지된 듯한 삶을 살았던 사람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모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어설픈 촌부가 심은 감자지만,부지런히 가꾸면 튼실한 감자를 안겨 주는 자연의 힘을 믿습니다.

감자 보리밥에 참기름 고추장 듬뿍 넣고 비벼서 먹는 맛이란~

저 슬슬 촌부 자리를 잡아가는 것 맞지요??

 

딸들에게 감자 싹을 사진 찍어서 보냈더니..

..

막둥이.."아빠! 감자는 마트 가면 많아요~~ㅎㅎ"

큰딸.."아빠! 예서 감자 볶은 거 좋아하는데요..".. ㅋ

 

고민입니다.. 겨우 두 고랑 심었는데..

음.. 수확 후 모자라면 동네에서 두 상자 사다가 제가 키운 감자처럼 속여서 보내 주려고 합니다.

뭐.. 이 정도 사기는 초보 촌부에게는 귀여운(?) 사기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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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09 00:32 신고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자에 싹이 올라온걸 심으면 되는군요.

    돋아난 감자싹을 보고 참 좋아 하셨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09 08: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자싹을 처음 보고는 생각없이 버리려고 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텃밭 농사도 노력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네~ 돋아난 싹을 보니 얼마나 기특한지~~^.^

  2. 2021.04.09 10:01 신고 Favicon of https://ckkimkk.tistory.com BlogIcon 싸나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주전 고향에 갔더니 감자가 저렇게 싹이 났더라구요.
    그래서 어머니한테 싹이 나면 독성이 있어서 못먹는다고 했더니 싹만 잘라내면 괜찮다고 하시네요.
    감자 싹이 잘 났다니 이제부터는 감자가 잘 달리기만 바라면 될거 같은데요 ? ㅎ
    부디 귀여운 사기꾼까지는 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09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미 싹이 나서 심으면 바로 잎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ㅋ
      싹 난 감자는 오려서 먹으면 괜찮다고는 하는데..영~ 찝찝해서 안 먹게 되더군요.
      딸들에게 가끔 공갈도 칩니다~~^.^

  3. 2021.04.09 11:35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전에 이곳 읍내장날이라 모처럼 저도 장구경을 다녀왔습니다.
    가다 보니 저희 동네는 벚꽃이 이제 막 지려고 하는 시기라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고..
    근처밭에는 온통 복숭아꽃이 만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름에 농부들의 생각이 있겠지만...
    복숭아를 심었던밭은 3~4년이 지나면 몽땅 베어버리고 자두나무를..
    자두나무를 심었던 밭도 3~4년이 지나면 또 복숭아를 심고
    한동안 온통 베리류가 판을 치더니....
    베리류는 모두 전멸...
    그런데 또 동네 어느밭에는 다시 베리가 심어져 있습니다.
    에구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ㅎ
    오늘도 쏭빠님의 감자농사 이야기를 보면서 일단 실천을 하는 사람과..
    저처럼 이것저것 재보다가 끝내 황으로 끝나는 사람이 있음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보니 보일러실에 저장해둔 저희집 감자도 싹이 엄청 났던데.
    어느날 그것이 닭볶음탕에 섞어서 식탁에 오를지 모르니 얼른 내다 버리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이상하면 않먹으려는 저와 그정도는 괜찮다고 우기는 집사람이기에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09 13: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요즘 장터가면 볼거리 먹을거리 많아서 저도 자주 갑니다.
      유실수도 유행을 타는가 봅니다 ?
      힘들게 심은 유실수를 자주 교체를 하는 것도 비용과 노력이 만만치 않을텐데..
      형수님과 형님의 토탁토탁 애정 싸움.. 정겹게만 들립니다~^^
      그나저나...닭도리탕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납니다.

  4. 2021.04.09 12:27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자를 심으셨군요. 역시 옛말에 땅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말이 사실이었군요.
    콩심은데 콩나고 감자심은데 감자가 나겠지요.ㅎㅎ 싹난감자의 생존사실에 넘 기쁘셨나봅니다.
    저도 농사는 문외한인데요. 작년에 해미 텃밭에 장모님께서 토마토를 심은게 땅에 널브러져 있길래
    끈으로 모두 묶었더니 나중에 장모님께서 이거 감자라며 배꼽을 잡고 웃으셔서 민망했던 기억이...ㅎㅎㅎ
    근데 토마토열매같은게 왜 열리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질않습니다.ㅎㅎ
    나중에 수확해서 따님들께 드리면 뿌듯하시겠습니다. 예서공주님도 맛나게 드실테구요.^^*
    동네 어르신들 감자수확하시거든 도와드리고 좀 얻으시면 내내 그게 그감자 아닐까요?
    그러면 정말 귀여운 사기가 될지도요.ㅎㅎ
    맛난 점심드시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09 13: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도 잎을 틔우지 않아서 포기를 했더랬습니다..ㅋ
      저도 감자는 처음 심어서 자세히 관찰 후 하마님께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여하튼 하마님 덕분에 장모님께서 즐거우셨다니.. 민망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동네 어르신들 비료를 줄 때 몇분 도와 드렸는데.. 그래도 현금을 주고 사는 게 마음이 편해서요..^.^

  5. 2021.04.09 13:18 세이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중학교 때 처음으로 자취한 집이 사과과수원집이었어요.
    방이 있다고 붙여 놓아서 갔더니 과수원에 집이 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소리 질렀더니 그제야 사과꽃가지를 제치고
    아주머니가 머릿수건을 벗어 툭툭 털고 나오셨습니다.
    밭은 온통 사과꽃이 피어서 참 예뻤던 기억
    여학생 혼자 살 거라고 하니 깨끗하게 잘 쓰겠다고 하시고 바로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그 집에서 2년 반을 살다가 대구로 왔어요.
    가을이면 홍옥이며 국광이 익어서 제 방에서도 손을 내밀면 딸 수 있을 정도였어요.
    사과꽃 배꽃 모과꽃도 너무나 예쁘지요.
    나중에 주먹만한 감자 캐서 삶으면 그 때 산에선 뻐꾸기가 막 울어요.
    좋은 냄새만 풍기고 너만 먹냐? 그러면서요.

    같이 시골서 나고 자랐지만 남편이랑 저는 많이 달라요.
    남편은 아직 풀인지 과실나무인지 몰라 제가 심은 샤인머스캣 비싼 포도나무를
    죄 베어 버리고 잘 크고 있는 자두나무를 곁가지라고 하면서 잘라 버렸어요.
    심을 때 밟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못 봤다.” 그걸로 끝이에요.
    관심이 없으니 눈에 안 보이는 거지요.
    저는 한숨만 칙칙폭폭 이런 사람과 전원생활 할 수 있을까 고민이 크네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09 13: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손을 내밀면 딸 수 있는 사과..
      한 소녀가 창문을 통해서 사과를 따는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홍옥 국광..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5살 때 대구에서 일 하시던 큰형님을 뵈러 어머니랑 다녀 온 기억이 납니다.
      과수원에서 떨어진 사과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어머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 바지까지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 이 곳에서 뻐꾸기 우는 소리를 못 들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시골에서 성장한 친구들을 보면 뭐든지 척척입니다.
      놀러가서도 불도 척척 잘 피우고..
      집에 고장난 물건도 뚝딱 잘 고치고..
      등산을 가면 저 건 어디에 좋은 약초고..저 건 먹을 수 있는 나물이다..하면 저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 보았습니다.
      남편분은 아마도 장남이시거나.. 귀하게 자라서 그러신 건 아닐까요 ?
      그래도 남편분께서는 나중에 전원생활을 하시면.. 심심해서라도 부지런히 적응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말썽만 피우시고 일을 안 하시면 굶기시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추천을 드려 봅니다~~^.^

  6. 2021.04.11 10:21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 농사 부디 잘 되어서 따님들이 아빠의 정성표 감자를 실컷 먹게 되기를 바랍니다.
    옛 시골에서는 군것질 대용이래야 감자 고구마 옥수수 정도인데
    여름 저녁솥에 감자 몇알 같이 삶아 저녁 밥공기에 그걸 올리면 밥 다 먹고 젓가락으로 끼워 후식으로 맛나게 먹은 추억이 있습니다.
    여름에 감자서리하여 땅에 묻고 그 위에 잔돌로 덮고 다시 흙을 덮은다음 불을 한참 피운 후 빙 둘러서서 오줌을 갈기면
    감자가 스팀으로 맛나게 쪄 져서 주뎅이 검정 뭍혀가며 맛나게 먹기도 하였지요.
    감사 농사 풍년되기를 기원 합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21.04.11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린 시절 어머님 께서 그 당시 귀한 설탕을 넣고 감자를 으깨서 주시면 맛있게 먹었던 아련한 추억이 떠 오릅니다.
      요즘은 꽁보리밥에 감자를 넣고 참기름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는 걸 좋아합니다.
      두가님 유년시절의 감자 찌는 방법이 너무 재미 있습니다~^^
      올해는 시험삼아 두고랑만 심었지만..내년에는 좀 더 많이 심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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