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 나뭇잎들이 연두색에서 점 점 더 초록색으로 짙어져 아쉬운 마음입니다.
텃밭 매화꽃도 이미 진지 오래고.. 제 욕심은 두고두고 보고 싶지만..
스스로 떨구는 것과 외부의 힘에 의한 낙화는 다르기에..
이 또 한 인연임을 알아차리고 나무 자신은,
자신의 분신인 매실을 맺는 본연의 임무에는 소홀함이 없으리란 생각입니다.
뭐.. 꽃은 꽃이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습니다.. 집 뒤 비탈에 토종 민들레와 머위가 지천에 널렸습니다.
보리쌀을 씻다 보니.. 잠시 옛 추억이 떠오릅니다.
많은 친구들은 간식은커녕 삼시세끼 제대로 챙겨 먹고살기에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윤기 나는 하얀 쌀밥이 담긴 옆 친구의 도시락을 슬쩍 넘겨보며..
내 꽁보리밥의 도시락 뚜껑을 열기가 싫었던 철부지 시절...
더 부러운 건..
하얀 쌀밥 밑에는 그 친구의 어머니가 숨겨 놓은 계란 프라이였습니다.
가끔은 그 계란 프라이를 얻어먹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혼분식 장려로 도시락 검사를 하시면..
제 보리밥을 덜어 주곤 했습니다... 그 덕분에~~^.^
머위는 살짝 삶아놓고.. 민들레 잎은 두 어번 씻은 후 밥을 합니다.
100% 비건 식단입니다~
머위 민들레 얼갈이배추 무침 얼갈이배추 국 열무김치...
감자 보리밥을 먹는 요령은.. 반 공기는 쌈으로 먹고..
나머지 반은 열무김치 넣고 고추장으로 비빈 후 마무리로 참기름 살짝 넣어서 먹습니다.
보약이 따로 있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계란 프라이를 덜어 주던 그 이뻤던 가스나가 보고 싶습니다.
책상 중앙선만 넘으면 째려보았던 아이..
그래도 자기 생일이라고 초청을 해서..덕분에 처음으로 케이크를 먹어 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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