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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엄마! 마스크 벗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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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한 시 차 두 대가 집 입구 언덕길을 부르릉 소리를 내면 올라옵니다.

제일 먼저 울 공주님 얼굴부터 들어 오더군요~

32개월 예서는 엄마가 마스크를 벗기자마자 한다는 말이.."엄마! 마스크 벗어도 돼?".. 

마스크 착용이 당연한 걸로 아는 요즘 아이들.. 갑자기 반가움에서 마음이 짠 해집니다.

 

그나저나.. 이 나이에도 겪어 보지 못했던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예서가 성장 후 다시는 이런 질병이 없었음 합니다.

꼬맹이들 코에 걸친 마스크를 보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며칠 전부터 자식들 방문에 뭘 준비를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명절처럼 잡채 고기 각종 전을 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돼서 편하게 콩국수를 하기로 정 했습니다.

이왕이면 아빠표 수제 서리태 콩국수를 해주기로.. 

 

 

토요일 점심때 콩을 미리 불려 놓고서..

일요일 아침 일찍 큰 냄비에 콩을 10분 삶고 나서

뚜껑을 열고 중불로 거품을 걷어 가면서 삶았습니다(비린내 제거)

 

충분하게 삶은 콩에 별도로 볶은 호두와 땅콩을 믹서에 함께 넣고 곱게 갈았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일반 두유로 만든 콩국수는 당 함유량이 높다고 합니다)

 

 

에휴~ 평소 늘 일 인분만 하다가 국수 양 조절에 완전 실수를 했습니다.

5 인분을 한다는 게.. 하다 보니 거의 10 인분을.. ㅠ.ㅠ

 

"아빠 진해서 좋기도 하지만, 너무 고소해요~"

맛있게 먹어주는 사위들과 딸들이 고맙기도 하고 보람도 느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 후 작은 사위는 고기를 굽고, 큰 사위는 술상을 차리고..

저는 공주님과 잠시 산책을 즐기고..

 

 

모처럼 외손녀의 수다를 들으며 산책을 했습니다.

"할아버지 이거 모예요?" 뱀딸기를 양 손에 들고 재잘거리는 욘 석..

언제부터 요 녀석의 존재가 내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요 녀석 덕분에 할아버지는 잠시지만 마음을 비운 넉넉한 사람이 되더군요.

 

세월이 주는 은총 덕분에 이런 깨우침도 해봅니다.

내 육신은 미래를 향하여 흘러가는 전달 과정의 한 매개체는 아닌지?

나 또 한 소중한 생명체이지만, 그 생명을 저 귀여운 녀석에게 넘겨주고 언젠가는 나를 내려놓는다는 거..

참으로 평범하고 당연한 이치지만, 왠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경이로움도 느껴 봅니다..

 

산책을 마치고 마당에 들어서니 자욱한 연기와 고기 익는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오랜만에 사위들과 딸들 덕분에 배도 부르고 적당하게 마시고..

지갑도 두둑해진 하루였습니다~^.^

 

막내 사위가"아버님 차가 밀릴 것 같아서 천천히 올라 갈게요~"

그래~  음.. 남은 국수를 열무 물김치에 말아서 알뜰하게 다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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