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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건강한 비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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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으로 씨를 뿌려서 심었던 김장용 무를 캐 보니..

아~이럴 수가.. 튼실한 김장용 무를 기대 했는데 한 뼘도 안 되는 총각무 크기였습니다.

하여 올해는 비닐 멀칭도 하고 계분을 밑거름으로 넉넉하게 뿌렸습니다.

 

 

김장무를 솎아주고 나니 버리기가 아까워서 나물 무침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연한 무청은 쌈으로 싸 먹어도 좋다고 합니다.

솎아낸 김장무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제거하고

된장과 간장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서 나물로 만들었습니다.

약간 씁쓰레한 맛과 연한 잎이 보리밥과 잘 어울려 모처럼 배부르게 식사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말괄량이 예서 안부를.. 

 

 

 

차에서 내리자마자.. 태권~ 하면서 발차기로 인사를 하는 당돌한 꼬맹이~

예서를 데리고 태권도 학원에 갔더니 너무 어려서 5세 되면 오라고 했답니다.

울 공주님 울고불고.. 하여 태권도복을 사주었다고 합니다.

올해 빻은 태양초 고춧가루와 각종 나물 그리고 동네에서 받은 김까지 챙겨 주었습니다.

텃밭이 넉넉했음.. 고구마나 감자도 챙겨 주고 싶었는데.. 그 점은 많이 아쉬웠습니다만..

 

 

동네 산책 중 어르신들 밭을 유심히 관찰을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저도 나름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 작물은 제 텃밭 작물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배추와 무가 튼실하더군요.

하긴.. 이제 걸음마 수준인 저와 평생 농사를 지신 어르신들과 비교는 어불성설이지요.

 

비교라.. 지금의 제 삶은 그 누구와 비교를 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시에서의 삶은 필연적으로 타인뿐만 아니라 지인이나 친구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비교를 하게 됩니다.

그 비교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 건강한(?) 관계의 비교는 아닐까요?

 

아주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한 친구가 제일 먼저 아파트 입주를 하여, 친구들을 초청했습니다.

12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1시가 지나고, 2시가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저는 묵묵히 술을 마시고.. 친구 부인은 많은 먹거리가 준비된 주방에서 소리 없이 울고..

 

다음 날 화가 난 저는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결론은.. 한 친구의 말로 대신합니다.

"술자리 끝나고 집에 오면 마누라가 **이 새 아파트와 우리 집을 비교를 하고 잔소리를 퍼부을 텐데.. 감당이 되겠니?"

네.. 이해는 합니다.. 저 역시 넓고 화려한 친구의 새 아파트가 부럽기도 했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제 일기에 이렇게 글을 쓴 기억이 납니다..

"비교를 하면 초라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목표로 삼으면 된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물론 사는 건 차이가 있지만, 없어도 아등바등하는 친구는 없습니다.

 

저 또한 동네 어르신들과 비교는 전혀 안 합니다.

부족하면 사다 먹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수시로 여쭤보고 농사 공부를 합니다.

 

풍부한 농사 경험을 배움에 있어 무슨 비교를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즉, 시골 생활에서 비교 자체가 모순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제는 건강한 육신과 건강한 정신 유지에만 관심을 가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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