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많은 우리나라..
크기도 다양하여 여행으로 들리면 섬마다 느껴지는 기분도 다르답니다.
전남 진도군에 속하는 관매도는 약 130만 평 정도로서 120 가구에 17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섬입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져 있어 트레킹 코스와 안내판도 잘 정비가 되어 있답니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이 섬 근처에서 침몰하는 장면을 섬 주민들이 언덕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쳐다보며 안타까워했던 그 섬이기도 합니다.
이번 관매도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일몰 풍경이었습니다.
섬에서 일몰을 몇 번 봤지만 이번만큼 화려하고 황홀한 해넘이 장면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답니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장면도 멋졌지만 해 진후 노을은 더욱 아름다웠네요,
사람은 등 뒤가 아름다워야 하고 지구별을 떠날 때 가장 예뻐야 되는데 이날 지는 노을을 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다시 되새겨 보았답니다.
오늘 소개하는 관매도 트레킹 구간은,
독립문바위와 방아섬입니다.
소요시간은 왕복 2시간 정도 잡으면 되구요.
갔던 길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두 곳 다 한 코스에 있는데 독립문바위는 해상에서 구경해야 제 맛이 나는 곳이고 방아섬은 섬으로 건너가서 트레킹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곳이라 그냥저냥 다녀온 곳입니다. 중간중간 모기 계모임을 하는지 중간중간 집단으로 모기가 덤벼들어 김여사 32곳 물렸다고 하네요. 얼마 전 일본 돈키호테에서 사 가지고 온 호빵맨 모기패치가 타이밍 맞춰 효가를 발휘했답니다.
방아섬에는 요상하게 생긴 남근석이 정상에 우뚝 솟아 있는데 방아섬이란 이름 자체가 남녀의 거시기 응응... 를 말하는 것이네요.
관매도 차박
관매도는 차를 가지고 들어가 봐야 섬이 쫴맨해서 돌아다닐 곳이 거의 없답니다.
그래도 차박을 즐기시는 분들은 차를 가지고 들어와서 개인적 낭만을 만끽하면 되구요.
이전에 여수 사도라고 하는 조그만 섬에 차를 가지고 들어와서 차박을 하는 분을 보고 놀랐답니다.
그곳에는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100m도 되지 않는답니다.
여름 차박으로 다닐 때는 몇 가지 꼭 챙겨 가는 게 있답니다.
1. 차량용 냉장고.
2. 커다란 물통(20L 정도).
3. 창문과 트렁크 도어 모기장.
차량 냉장고는 대개 영하 20˚까지 설정이 가능한데 밤새도록 시동이 꺼져 있어도 보냉형태로 거의 내용물이 현상 유지가 된답니다. 집에서 가져간 물김치도 시원하게... 맥주나 막걸리를 한여름 작은 섬 외진 곳에서도 얼기 전 그 맛으로 마시는 상쾌함.
커다란 물통은 아주 요긴하게 사용이 됩니다.
일단 여행지로 가면서 공원이나 마을 회관 등을 지날 때 이곳에다 물을 가득 받는답니다.
대개 이런 곳에서 받는 물은 식수이구요.
집에서 생수 큰 병으로 두어 개 이상 준비를 해 가지만 허드레물로 사용할 경우는 이 물을 쓴답니다.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와서는 이 물로 샤워도 하구요,
간략 샤워 후에는 인근 공용 화장실에서 다시 제대로 씻은 후 옷을 갈아입곤 한답니다.
관매도에는 3곳의 공용화장실이 있는데 아주 깨끗하게 관리가 되고 있답니다.
차량용 모기장은 더운 여름에는 필수인데 창문을 모기장으로 대체하고 뒷 트렁크 도어도 열어두고 모기장을 설치하는 맞춤형이 있답니다.
이렇게 차를 개방하여 차박을 하면 바람이 솔솔 들어와 거의 덥지 않는 밤을 보낼 수 있구요.
빤수만 입고 자는데 누가 삐꼼히 들여다보믄 ?
요즘은 전혀 그런 사람 없습니다.
※ 진도항(팽목항)~관매도 배 운항 시간
하절기(3월~10월) - 하루 2회
1항 차 09:50분 진도항 출발 (한림페리 3호) - 11시 55분 관매도 도착 - 14시 20분 관매도 출발 - 16시 40분 진도항 도착
2항 차 12:10분 진도항 출발(새섬 두레호) - 13시 25분 관매도 도착 - 13시 30분 관매도 출발 - 15시 00분 진도항 도착
동절기(3월~10월) - 하루 2회
1항 차 09:30분 진도항 출발 (한림페리 3호) - 11시 35분 관매도 도착 - 13시 30분 관매도 출발 - 15시 55분 진도항 도착
2항 차 10:30분 진도항 출발(새섬 두레호) - 12시 00분 관매도 도착 - 12시 00분 관매도 출발 - 13시 30분 진도항 도착
하루가 지나면 해가 지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그 당연함이 신기하게 보이고 뜻깊게 보일 때가 참 많네요.
장산마을을 앞에 두고 좌측 포장도로를 끝까지 가면..
제법 널찍한 주차장이 나오고 국립공원답게 무인으로 입산 관리를 하는 게이트가 있습니다.
해충 퇴치제 나오는 시설도 되어 있네요.
국립공원답게 등산로도 잘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길 가에는 온통 며느리밥풀꽃이구요.
엄청 많습니다.
야생화 빵점인 제가 이 꽃 하나는 유별나게 챙기는데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모순을 고발하는 리얼리티 성인 만화로 기억되는 그때 만화 내용으로 이런 이름의 꽃이 있는 줄 알았답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산책로 같은 등산로를 걸어서 도착한 독립문바위.
살짝 당황스럽네요.
독립문 바위는 저기 아래 바닷가에 있는데 ...
김여사만 옆에 없으면 기어이 내려가 봤을지 모르겠습니다.
동네 어르신 말씀으로는 내려갈 수는 있다고 하네요.
바다에서 봐야 멋지게 보인답니다.
독립문 바위 안내판도 없는 데다 앞쪽은 금줄이 되어 있습니다.
빤하게 길이 나 있어 한참이나 더 들어가 봤는데 의미 없는 길이네요.
특히나 김여사가 무서워합니다.
빽고.
(역시 산에는 혼자 다녀야 돼... 속으로 생각하면서)
독립문바위가 제대로 보이는 곳까지 내려가봤지만 별 의미가 없이 보이네요.
바다에서 봐야 제대로 멋지게 보일 것 같습니다.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한쪽이 온통 절벽길로 되어 있어 헛발 조심해야겠네요.
되돌아 나와서 방아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풀숲이 우거져 있네요.
멀리 방아섬이 보입니다.
아주 특이한 모습의 바위가 섬 위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대숲을 지나는데 뭔가 후다닥 지나갑니다.
김여사가 흠칫 놀라구요.
개구리인 모양이다..하며 진정을 시키는데.
또 휘리릭 지나갑니다.
뱀도 아니고 개구리도 아니고 ..
정체를 알고 보니 게입니다. 게가 바다에서 한참이나 먼 이곳 대숲까지 머 하러 올라왔을까요?
엄청 많습니다.
연탄집게 하나 가지고 왔으믄 금방 한 냄비 담을 듯...
특이한 모습으로 건너 보이는 섬은 각흘도입니다.
지형상 무인도 같네요.
그 뒤로 보이는 섬이 하조도와 상조도입니다.
중간중간 모기떼가 집중 공격을 하는데 대단합니다.
저는 모기를 잡아서 살이 약한 곳에 붙여 둬도 물지 않는데 김여사는 두 겹 입은 옷 속으로도 물리는 체질입니다.
한번 물리면 흉터가 생기는....ㅠㅠ
방아섬 남근바위는 이곳에서 보면 오카리나처럼 보이는데 다른 각도에서 보면 거시기처럼 보이나 봅니다.
암튼 방아섬의 방아는 그 방아..(응응)입니다.
방아섬에 도착하니 다행히 썰물이라 물이 빠졌네요.
방아섬에 올라가서 남근바위를 가까이 구경할 수 있는데 김여사가 모기 때문에 얼릉 되돌아가자고 합니다.
지름길이 있나 하여 혼자 이곳저곳으로 30여 분간 헤맸는데 결국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길 밖에 없네요.
바위 옆모습이 고약한 인상을 쓰고 있네요.
이쪽 방향으로 해안길을 따라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한참이나 길을 더듬어 봤는데 자칫 위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약 해안길로 간다면 멀리 앞에 보이는 저곳 섬이 있는 곳 너머까지 가야 합합니다.
돌아 나오면서 바라본 방아섬의 남근바위.
이제 보니 외계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요렇게 생긴 게가 바다에서 놀지 않고 대숲이나 포장길에 마구 돌아 댕깁니다.
식용 가능하다면 쉽사리 많이 잡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관매도에 있는 유일한 국가기념물인 관매마을의 후박나무.
2그루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수령은 300년 정도 된답니다.
그 앞에 분홍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 있는데 김여사말로는 분꽃이라고 하네요.
오늘의 일몰입니다.
관매도 해수욕장에서 맞이한 일몰인데 일찌감치 의자를 내어와 편안히 앉아서 감상.
시원한 캔맥주도 준비하여 가슴 콩닥거릴 준비를 마쳤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아름다운 일몰 풍경이 시작됩니다.
하늘도 바다도 온통 붉은빛입니다.
그림처럼...
정말, 그림처럼 보였답니다.
지나고 지난 어느 날..
가난한 연애를 하는 시절에도 이런 노을을 한번 보았지요.
하늘도 붉고 바다도 붉고 너도 붉고 나도 붉었던 그 시절.
오늘 하루도 마감합니다.
모두 안녕히..
수십 년
수백 년
수천 년
수억 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저니와 내가 빙빙 돌고 있는 이 맞춤은 누구의 작품일까요?
허형만이란 시인이 칭구들과 일몰 보면서 지은 시가 있지유.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 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자위가 볼그족족했다.
세월 속에 잠시 멈춰서 지나는 시간을 쳐다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나를 곱게 물들이는 일
세월과 함께 그윽하게 익어가는 일
이런 싯귀도 있고..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이런 노래 가사도 있지요.
관매도 여행기 몰아보기
1. 꽁돌, 하늘다리.
3. 돈대산 산행.
4. 다리여, 벼락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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