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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관매도의 꽁돌과 하늘다리 그리고 돈대산의 멋진 조망

 

조도 여행 이틀째,

하조도에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일찍 일어나 조도 등대에서 일출을 볼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아침 날씨가 잔뜩 흐려 있네요.

다행히 아침 지나니 말끔하게 풀리고 미세먼지 없는 하루가 되었답니다.

 

오늘 일정은 관매도 여행입니다.

하조도 창유항에서 관매도 들어가는 배는 오전 10시 10분입니다.

하루에 딱 한 번.

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하여 이곳 하조도(창유항)와 조도군도의 여러 섬을 거친 다음 다시 진도 팽목항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동계시즌(11.1~2.28)의 진도(팽목항) 출항 조도군도 여객선 운항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하루에 한번 운항 합니다.)

진도 팽목항 09:30 출항 - 하조도(창유항) 10:10 - 라배도 10:25 - 관사도 10:40 - 소마도 10:50 - 모도 11:00 - 대마도 11:10 - 관매도 11:35 - 동거차도 12:00 - 서거차도 12:35(10분간 머문 다음 다시 왔던 코스로 되돌아 갑니다.)

- 동거차도 13:00 - 관매도 13:30 - 대마도 14:00 - 모도 14:10 - 소마도 14:20 - 관사도 14:30 - 라배도 14:50 - 하조도(창유항) 15:10 - 진도(팽목항) 15:40분 입항.

 

하조도 창유항에서 10시 10분 배를 타고 관매도 도착하니 11시 30분,

다시 되돌아 나오는 배 시간은 13시 30분입니다.

그리하여 관매도에서 할당된 시간은 딱 2시간.

이것 놓치면 이곳에서 하루 머물러야 하는데 내일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가 있습니다.

그럼 집에는 언제 갈지 모르는 ....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봅니다.

 

관매도는 조도군도에서 가장 경관이 우수한 섬입니다.

마을이 두곳 있고 122가구에 170여명이 살고 있는데 거의 노인분들이 많구요.

농업과 어업을 같이하고 있는데 톳과 미역이 유명하고 농산물로는 쑥이 특산물입니다. 쑥 막걸리를 만들어 팔고 있답니다.

관매8경이라 하여 우수한 경관을 자랑하는데 이번에 들려서는 시간이 없어 제대로 다 둘러보지 못했는데 조만간 꼭 한번 더 가서 제대로 푹 쉬었다 오고 싶은 섬입니다.

 

 

트레킹, 산행지 : 관매도 하늘다리와 돈대산

일 시 : 2020년 12월 26일.

트레킹 코스 : 관매도 선착장 - 관호마을 - 우실 - 꽁돌 - 하늘다리 - (되돌아 와서) - 선착장 갈림길 삼거리 - 돈대산 -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 선착장

소요시간 : 2시간

 

※ 관매도 정상은 돈대산, 정상석은 돈두산으로 되어 있고 돈대봉이라고도 합니다.

전날 산행 한 하조도에도 돈대산이 있고 이곳에서 아련하게 보이는 추자도에도 돈대산이 있답니다. 동명의 산 이름이 이웃섬에 나란히 있네요.

 

 

새 봄에 한번 더 가서 하루 이틀 머물고 싶은 섬입니다.

섬도 여유롭게 아.....  주......

천·천·히 한번 더 둘러보고 싶답니다.

 

 

트레킹 코스 : 관매도 선착장 - 관호마을 - 우실 - 꽁돌 - 하늘다리 - (되돌아 와서) - 선착장 갈림길 삼거리 - 돈대산(돈대봉) - 삼거리로 되돌아 와서 - 선착장(관매항)

 

 

 

하조도 선착장에서 관매도 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전날 진도 팽목항 매표소에서 아침 일찍 만난 동거차도 아주머니를 다시 만났습니다.

전날 풍랑주의보로 동거차도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이곳 하조도까지만 와서 하루 머물렀다고 하네요.

 

머나먼 동거차도에서 진도까지 나간 이유는 하나..

개밥 사러 나갔다고 합니다.

집에 한마리 키우는 복동이가 가족보다 친구보다 더 친해서 그것과 의지하며 지낸다고 합니다.

음료수도 잔뜩 사 가지고 가시는데 이걸 좋아 하셔서 하루에 한모금씩 하신다고 하네요.

 

짐이 많아 배에 싣는데 같이 좀 도와 드렸더니 그새 언제 사 오셨는지 따스한 꿀차 음료병을 하나 건네 줍니다.

한사코 마다하니 그러면 안된다며..

"아주머니 다음에 동거차도에 꼭 한번 갈테니 방 하나 내어 주세요."

그렇게 약속 하나를 남기면서 달게 마셨답니다.

 

 

관매도로 태워 갈 배가 들어 옵니다.

하조도에 차는 놔 두고, 되돌아 나오면서 다시 차를 싣고 진도로 나갈 예정입니다.

 

 

조도대교 아래로 지나갑니다.

그 뒤로 상조도 도리산전망대가 보이네요.

정말 멋진 전망대입니다.

 

 

배는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있는 양식장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섬과 섬 사이를 빠져 나갑니다.

 

 

다음편에 올려 드릴 도리산전망대를 마주보며 한참을 달려 갑니다.

조도군도를 360˚ 빙 둘러보는 전망대입니다.

 

 

당겨서 본 도리산 전망대.

저곳 아래까지 차량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3층 간판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슬쩍 올라 온 불륜커플로 예상되는,

카바레스타일 중년 머스마분께 부탁하여 찍은 사진.

죽자사자 붙어 있는 모습이 살짝 부럽다는...

 

 

대마도 옆의 소마도를 지나면서...

 

 

높게 쌓은 돌담이 인상적입니다.

바다에서 침범하는 파도라는 도적을 막는 섬 사람들의 강한 의지..

 

 

멀리 관매도가 보입니다.

 

 

당겨서 본 관매도.

 

 

중간에 들린 대마도 부두에서 세월을 건지고 있는 어떤 아주머니.

 

 

배낭 뒤에 꽂혀 있는 건 시집(詩集)니다.

하조도 어느 작은 가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물로 받은 것...

이곳 조도가 고향인 시인(김영승)이 쓴 것인데 가며 오며 읽어보는 재미가 제법이었답니다.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라다 보이는 병풍도..

세월호 침몰시 가장 가까이 있었던 섬입니다.

이곳 병풍도 북방 1.8마일에서 사고가 났답니다.

 

 

이게 그때의 사진이구요.ㅠㅠ

우측이 병풍도이고 좌측이 침몰중인 세월호입니다.

 

 

북쪽으로는 전날 산행한 하조도의 돈대산과 신금산이 조망 됩니다.

사진상으로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돈대산 정상이고 좌측으로 손가락바위가 솟아 보이네요.

신금산은 우측 뒤로 숨어 보입니다.

 

 

당겨서 본 동대산

좌측이 손가락바위.

 

 

신금산도 당겨 봤습니다.

중간에 거북바위는 누가 뭐래도 거북바위.

 

 

남쪽으로 보이는 병풍도와 우측의 거차도

 

 

병풍도

많은 학생들이 참변을 당했지만 그래도 인근 섬의 모든 어선들이 총 출동하여 학생 구조에 최선을 다한 내용은 이곳 섬 사람들이 가슴을 치면서도 그나마 가진 위안입니다.

 

 

관매도는 관매마을과 관호마을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 사진이 관호마을 구역입니다.

 

 

 

 

 

 

 

 

선착장에 내려서 관호마을을 지나 꽁돌이 있는 해변으로 가는 걸 목적지로 잡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마을이 관호마을.

마을 중앙쯤에서 잘룩한 산마루쪽으로 오르면 됩니다.

뭐..  가 보면 바로 알 수 있답니다.

 

사진에 이상한 굴뚝 모양이 보이는데,

길가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께 물었답니다.

 

"저거 머 하는 것입니까?"

 

")&#@^&*($#*%*()...."

 

당최 알아 듣지를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투리들끼리 대화하면 가장 힘든게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 만남이 아닐까 합니다.

겨우 알아 들은건,

 

'멸치 삶는데 굴뚝이란 것.'

 

 

따스한 겨울 한 낮.

야옹이가 햇살을 즐기고 있는데 봄처럼 꽃이 방긋 피어 있습니다.

 

 

관호마을 돌담도 둘러 봤어야 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참 아쉬웠답니다.

 

 

 

 

 

우실입니다.

일종의 돌담이구요.

재너머로 불어 오른 바람을 막아주는 역활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실용적인 기능 외에도 온갖 재액과 역신을 차단하는 자아경계이며, 마을의 경계, 우리 영역인 성과 속의 담으로서 민속신앙의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상여가 나갈때 산자와 죽은자의 마지막 이별 공간이 되기도 하구요.

 

 

긴 줄에 매여져 있는 염소.

이전 시골에서도 염소는 줄을 길게 매여 두었답니다.

이넘이 승질이 있어 짧게 해 두면 지가 지를 가둔답니다.

 

 

멀리 보이는 추자도

 

 

수천만개의 다이아..

반짝반짝..

실제로 보면 정말 아름답답니다.

 

 

관매도 명물 꽁돌이 내려다 보이네요.

 

 

관매도는 해식애가 발달한 섬인데 그것이 발달한 바위 해변에 이런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답니다.

생김새는 거의 볼링공...

대략 6m 정도의 크기라고 하네요.

 

 

옥황상제가 가지고 놀던 다섯개의 공기돌을 왕자 두 넘이 하나를 슬쩍하여 가지고 놀다가 지상으로 떨꿨다고 하는데...

이게 아까운 옥황님께서 비서실장을 불러 가져오라고 명했는데,

이넘이 내려가서 보니 조금 만만하게 보여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집다가 놓쳐 버렸다고 하네유.

이 뒤 이야기도 한참 이어지는데... 암튼 꽁돌에는 선명한 손 자국이..

 

 

옥황의 비서실장도 아닌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찍은 인증샷...

 

 

꽁돌과 하늘다리 방향은 같은 구역입니다.

꽁돌 구경하고 하늘다리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가면서 뒤돌아 본 돈대산.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가 돈대산 정상입니다.

 

 

 

 

 

바닷가 바위들의 모습이 참 특이 합니다.

 

 

앞쪽으로 추자도가 선명하게 보이는데 사진으로는 희미하네요.

 

 

우측으로 하늘다리가 살짝 보여 집니다.

 

 

이전 사진으로는 약간 허술하게 보여졌는데 이제는 아주 튼튼하게 놓여졌네요.

 

 

다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니 아찔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두 조각을 나눠졌을까요?

이곳에서 돌맹이를 떨어뜨려 아래 바닥에 도착 할때까지 13초가 걸린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이야기가.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

남쪽으로 거차도가 바라다 보입니다.

 

 

 

 

 

이곳 저곳 해식애가 발달하여 생긴 커다란 바위들이 많습니다.

 

 

하늘다리를 구경하고 다시 되돌아 갑니다.

이곳에서 되돌아갈때까지만 하여도 돈대산 정상까지 갈려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되돌아 나오다보니 조금 욕심이 생깁니다.

시간은 12시 25분을 지나고 있구요.

 

 

바닷가에서 만난 묘하게 생긴 바위.

 

 

돈대산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풍경.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우실삼거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12시 37분.

곧바로 돈대산 정상을 향합니다.

일단 하산시간 30분을 여유 두고 1시까지만 올라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오르다가 오후 1시가 되면 미련없이 뒤돌아 내려가기로 생각하구요.

딱 23분의 시간이 있습니다.

 

근간의 산행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산을 향해 오릅니다.

그래도 볼 건 봐야 하고 느낄건 느껴야 하니까 마음만 바빠 지네요.

 

 

하늘다리쪽 방향.

저곳 끝에서 이곳까지 대략 30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왔네요.

 

 

뒤돌아 보는 조망이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 걸음은 바쁘지만 눈은 뒤를 향합니다.

좌측 섬이 병풍도입니다.

우측으로는 멀리 맹골도와 거차도가 보여 지네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열심히 오르다가 땡.. 하고 1시가 되면 미련없이 그 자리에서 되돌아 내려가기로 했는데 결국 정상.

정상석은 돈두산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대개 돈대산으로 익혀지고 있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12시 58분.

2분 남았습니다. 여유 시간이..

 

겨울인데도 땀이 마구 솟습니다.

정말 마구 달려 올라 왔네요.

 

 

정상의 조망이 너무 좋아 시간을 멈추고 둘러 봅니다.

중앙이 조도입니다.

하조도의 돈대산과 신금산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이곳 관매도의 돈대산과 동명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대마도 소마도 관사도 등..

오면서 지나온 섬들이 모두 조망 됩니다.

 

 

당겨서 본 하조도.

좌측이 돈대산이고 우측이 신금산입니다.

 

 

돈대산 정상과 손가락바위.

 

 

신금산과 거북이바위

 

 

관매도는 섬 형태가 특이합니다.

독립문바위 있는 쪽으로 이어지는 해변이 정말 멋지네요.

 

 

정상에서 시간줄 놓고 정신없이 조망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오후 1시 10분...

멀리 거차도까지 갔던 배가 다시 되돌아 오고 있네요.

저 배를 타야 합니다.

선착장까지 20분만에 내려가야 하네요.

 

 

하산 하면서 둘러 본 파노라마.

참 예쁜 섬입니다.

우측 해수욕장이 너무 멋지구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내년 여름에는 코로나도 끝나 있을까요?

자유롭게 뭉쳐서 다니고 누구라도 만나고 어울리고 그리고 웃고 떠들수 있을까요?

그런 시절이 온다면...

이곳 관매해수욕장에 오고 싶네요.

 

 

 

 

 

미끄럼타듯이 선착장에 내려오니 1시 25분입니다.

약간 여유가 생기네요.

 

 

배 타기 전..

다시 마스크로 무장을 합니다.

 

 

데리고 갈 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쉬운 관매도 트레킹.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래도 많은 걸 둘러 봤습니다.

덕분에 한번 더 와야 한다는 숙제를 만들어 놓았구요.

 

 

관매도 돌아가는 모퉁이 뒤로 보이는 병풍도...

 

 

멀어지는 관매도..

그 섬에서 보낸 시간은 2시간이지만 마음으로 담아가는 느낌 보따리는 아주 큽니다.

 

 

 

 

 

하조도 옆 나배도를 하조도와 연결하는 다리가 공사 중입니다.

 

 

다시 하조도 창유항 도착.

잠시 다른 이들이 차를 싣고 타는 시간에 나도 내려서 부두에 놔 둔 차를 배에 싣습니다.

 

 

진도로 돌아가면서 배 뒤로 보이는 하조도등대.

 

또 올 수 있겠지?

또 올거야?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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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리 산 189 | 관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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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세이지 2020.12.29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리스마스 글자를 컬러로 해 놓으신 걸 보고 웃습니다.
    혼자 크리스마스 기분 내시네요.^^
    관매도는 저도 늘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섬이랍니다.
    하지만 제겐 너무나 먼 거리여서 언제 한 번 가 볼 수 있을까 생각만 했는데
    이렇게 두가님 모두 보여주시네요.
    그러니 이제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저는 저 퀸메리호를 두 번 타 보았어요.
    한 번은 전 가족 소대를 이끌고 3박 4일 제주 여행,
    그 때 생필품 모두를 차를 싣고 갔어요.
    마침 형부가 제주에 공사하고 대물로 받은 펜션이 있어
    그렇게 많은 가족이 여행했는데 경비는 백만 원 조금 더 들었어요.
    한 사람만 일등실 예약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삼등실 운임을 지불하고
    일등실에 모두 모여 시원하게 샤워도 하고 편하게 여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여행이 좋아서 다음에는 부산에서 설봉호를 타고 가보기도 했고요.
    설봉호는 배에서 일박하게 되니 숙박비도 하루 벌어요.
    긴 시간 지루하지 않을까 하지만 극장 미용실 사우나 온갖 시설이 다 있는
    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후딱 지나갔어요.
    창파선생님 목포에서 퀸메리호로 꼭 한 번 제주로 여행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두가님을 보면 늘 ‘후회 없이 살고 계시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생각만 하지 않고,
    미루지도 않으시고,
    아니 어쩌면 생각보다 먼저 몸이 가 목적지에 가 계신 것 같아요.
    시간, 약간의 경제적 여유, 가족의 이해, 본인의 의지와 건강
    이 모든 조건이 되어야 하는데 두가님은 축복받은 분이세요.

    연휴동안 섬 이야기를 아름답게 들려주신 두가님께 저도 섬 이야기 하나 드려요.




    어느 날 문득 가슴이 답답해서 고개를 들면 구원의 손길처럼 이마 위에서 출렁이는 섬, 나는 또 작은 음모를 계획한다. 내 안에 완강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절망을 버리고 올 은밀한 곳을 찾는 일로.

    섬을 찾아 떠나는 일은 혼자 독주를 마시는 일만큼이나 쓸쓸한 일이다. 엷어진 햇살이 아쉬운 듯 머무는 바다 위를 흘러가는 것도 쓸쓸한 일이고, 하릴없이 갯바위에 부딪혀 소멸로서 비로소 제 존재를 확인해 보는 파도를 보는 것도 쓸쓸한 일이다. 섬을 배회하는 여행자들의 우수어린 눈빛, 마른 들풀들을 헤집는 바람, 섬은 이제 더 이상 생명을 잉태하지 않는다. 온갖 꽃들을 피워내던 여름의 영광을 뒤로하고 수행자처럼 긴 기도의 겨울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악산 기슭에서 바라보는 마라도는 한없이 애처로웠다. 팬에 올린 피자처럼 납작한 섬이 금방이라도 파도에 묻혀 버릴 듯 위태하다. 전설만 무성한 채 푸른 해원 어딘가에 묻혀 풍랑이 심한 날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이어도처럼 내가 탄 배가 닿기도 전에 가라앉아 버릴 것만 같다. 그런 작은 섬에 자장면 집도 있고 학교도 있다니 호기심이 파도처럼 출렁인다.

    초가을 바다의 은빛 물결을 가르며 우리가 탄 송악호가 설래덕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따가운 햇살 아래 사람들은 정물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라도를 돌아보고 두 시간 후에 올 배편으로 다시 제주로 나가야 한다. 마라도에 묵으려면 모슬포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을 타야하고 당일 나가는 사람들은 송악산 선착장에서 훼리를 타야하는데, 숙박계획을 하고서도 그 사실을 몰랐던 우리는 송악산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바람에 우리 땅 남쪽 끝에서의 별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라도에서 제일 먼저 눈으로 찾은 건 자장면집이었다. 그 다음으론 정말 차가 없을까 하던 궁금증을 확인해 보는 것이었는데 소문대로 마라도엔 자장면집은 있지만 차는 없었다. 아니 차가 있을 필요가 없었다. 섬 한 바퀴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삼십 분 정도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걷는다고 해도 한 시간이면 족할 것 같았다. 또 하나 마라도에서 새롭게 확인한 사실은 마라도엔 나무가 없다는 것이다. 대마피처럼 고운 새의 물결이 바람에 파도처럼 일렁일 뿐 마라도엔 바람이 머물 만한 나무가 없었다. 마라도에선 바람조차도 여행자일 뿐이었다.

    해 뜨는 자리에서 뒤돌아서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수평선을 물들이며 장엄하게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곳, 공을 차면 정말로 바다에 빠질까 염려되어 힘껏 찰 수도 없는 작은 섬이 바로 마라도였다. 그래도 등대하나 만큼은 3등급 대형등대로 세계의 해도(海圖)에 제주도는 없어도 마라도 등대는 반드시 표기되어 있다니 놀랍다. 국토 최남단 표지석을 향해 가면 초콜릿 박물관이 보인다. 마라도와 초콜릿박물관의 부조화에 잠시 의아해 하다가 나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나무조차 살지 않는 섬에선 식욕보단 달콤함으로 외로움을 달래보고 싶은 투정인지 모른다.

    부드러운 해풍에 나부끼는 새의 물결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았을 때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하얗게 포물선을 그리며 다가왔다. 저 배를 타고 돌아가면 머지않아 곧 또 따분한 일상과 마주치게 되고 나는 다시 크고 작은 탐욕들 사이에서 활의 시위처럼 팽팽해지겠지만 섬이 있는 한 걱정 없다.

    섬, 섬이 좋다. 삶이란 기껏 이런 것인가 문득 절망하게 되었을 때 찾은 섬에서, 나는 매번 깊은 위로를 받았다. 내가 울고 있을 때 누가 위로를 해주면 나는 더 슬퍼지지만 함께 울어주면 내가 오히려 그의 위로가 되고 싶다. 섬은 내게 그런 의미다. 일상을 버려두고 가능한 멀리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 때로 비겁한 도피 같아도 나는 곧 깨닫게 된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 파도에 흔들리는 섬을 보면 막 산도에서 분리된 신생아처럼 안쓰럽다. 그 안쓰러운 섬의 원시성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마음을 비우게 되고 그 빈 공간은 어떤 삶의 충격도 흡수할 수 있는 여유가 된다.

    여행에서 돌아올 즈음이면 이미 나는 떠나올 때의 내가 아니다. 비겁한 나의 도피 중에도 여전히 냄새나는 도시에 남아 나를 기다리는 내 삶의 조각들이 문득 그리워지고 이제 비어있는 가슴으로 새로이 그것들을 껴안아야지 싶은 열망으로 가슴이 뜨겁다. 누룩 뜨는 냄새처럼 퀴퀴한 내 삶이 내일이면 향기로운 술로 익을 거라는 희망에 나는 서둘러 돌아갈 배편을 확인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원래 섬처럼 고독하고 슬픈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또한 삶이란 아침마다 햇살에 세수하는 섬처럼 새롭기도 한 것이라고 환한 햇살처럼 웃어보기도 하면서….

    • 올려 놓으신 감성 만점 멋진 수필 에세이는 아껴서 읽습니다.
      가슴 가득히 다가오는 감동을 주체할 정도의 기분을 만들어 놓구요.
      관매도 병풍도 동거차도 서거차도..
      아마도 어떤 계기를 만들어 다시 한번 더 가 보지 않을까 생각을 하여 봅니다.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섬 사람과 이야기도 나누고.
      그곳에서 독한 술을 나눠 마시며 전설같은 이야기도 듣고..
      저희는 제주도에 경찰연수원을 자주 이용하는데
      그게 거의 무료시설인데다가 아주 잘 되어 있어 숙박에 대한 부담은 들고 있답니다.
      제주도는 이곳 저곳 대충 다 둘러본듯 한데 그래도 자주 가 보고 싶네요.
      오래전 무전여행으로 떠난 제주 카페리호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걸 보니 아직은 그리움의 섬인가 봅니다.
      창파형님께서는 차량을 가지시고 제주도에는 자주 가 보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함번 그걸 따라해 보고 싶네유..
      그저께부터 유라님 전화가 자주 오는데
      자꾸 바람을 넣고 있답니다.ㅎ^^

  • 담배 하고 술 인심은 아마도 한국이 세계에서 최고로 좋을거 같습니다. ^^

    도움 받고 고마워서 답례로 주는 인심도 참 보기에 좋으네요.
    물론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민 이웃님이 더 돋보이지만요.

    • 담배, 술 인심이 최고라는 건 정말 맞습니다.
      돈을 천원 달라고 하면 안 주지만
      바싼 술 한 잔. 담배 한개피는 스스럼없이 건네 주기도 하는게 우리네 인심이네요.
      섬에서 만난 아주머니.
      다음에 또 만나 보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계시기를 바래 보구요.^^

  • 하마 2020.12.30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멋집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시집 배낭에 하나 꼽고 여행하시는 그야말로 낭만자객이십니다.ㅎㅎㅎ
    섬의 어디를 둘러봐도 명품 광경들이 연출되고 있네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의 보석들이 반짝거리고...
    짧은 두시간으로 관매도를 요점정리 수준으로 보여주셨네요. 여운이 많이 남으셨을것같구요.
    추운 겨울에 늘 하는 상상이지만 여름 관매도 해수욕장에서 한 며칠 쉬면 좋겠습니다.ㅎ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또 가시거든 하마 한마리 낑가주이소.^^*;)

    • 여행 중에 어쩌다가 시를 좋아하는 분을 만났고 그분과 이야기 나누다가 한권얻은 시집이었답니다.
      배를 타고 왔다갔다 하면서 읽은 시의 맛이 조금 색다르고 맛이 있더이다.
      관매도는 세월호와 1박 2일 때문에 많이 알려진 섬인데 그 사고때는 이곳 주민들이 배를 가진 분들이 모두 나섰다고 하더군요.
      해경에서 구조한 학생들보다 어민들이 구조한 학생들이 휠씬 더 많았다는...
      언젠가 하마님과
      큰배낭 짊어지고 섬여행 꼭 다녀 오기를 약속하여 봅니다.^^

  • 징징이 2020.12.30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오게 되었는데 참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국내여행은 왠지 그냥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 글을 보며 구석구석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도, 볼 것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배 타고 싶다고 얼마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훌쩍 떠나고 싶네요 ㅋㅋㅋ

    • 고맙습니다. 징이님.
      외국의 멋진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참 좋지만 우리의 산하의 구석구석을 찾아 보는것도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거의 막혀 버렸는데 평소 눈여겨 보셨던 우리나라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한번 나서 보시길 권하여 드립니다.^^

  • 동거차도에서 진도까지 개밥을 사러가신걸 어떻게 아셨을까요 ? ㅋㅋ
    관계도에 2시간동안 산행을 하셨다니...저같았음 불안해서 제대로 산행도 못할거 같습니다...ㅎ
    볼링공을 닮은 신기한 바위도 멋지고, 하늘다리라고 하더니 협곡이 있는 그곳인가봐요 ?
    시간도 없으신데 돌이 떨어지는데 몇초가 걸리는건 왜 재셨을까요 ? ㅋㅋ
    가게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길래 시집까지 얻어오시는지 정말 궁금합니다...ㅎㅎ
    하여간 남극에서도 에어컨을 파실분인건 맞는거 같습니다...ㅎㅎ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에구, 오늘은 싸나이님 답글이 공부를 덜 한 티가 납니다.
      동거차도에서 진도까지 개밥사러 간 아주머니와 진도 팽목항에서 아침부터 만났고 사진에도 개밥 포대기가 세 개 보이지유?ㅎ
      하늘다리 돌이 떨어지는 시간은 제가 재어본게 아니고 떠 도는 이야기인데 현실적으론 수초도 걸리지 않겠지요.
      혼자 산행을 하거나 여행을 하다보면 시간 개념을 온전히 제 주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쉬며가며 만나고 이야기 나누는 것들이 모두 행복하답니다.^^

    • 아고...다알아삐고...ㅠㅠ
      근데 티가 많이 났어요 ? ㅎ ㅎ

  • 관호마을 돌담이 참 정겹게 다가 옵니다.
    바닷가 거센 바람에 저리 높게 쌓은 듯 합니다.
    담장 밑에 핀 꽃을보니 따뜻한 봄날로 착각을 해 봅니다~
    꽁돌이..ㅋ 이름도 재미있게 지었습니다.

    이사를 하기 전에..
    남해 어느 이름 모를 섬으로 이사를 하려고 자료를 찾다가..
    한 섬이 마음에 들어 의논을 하는데 딸들이 극구 말리더군요.
    놀러 가려고 해도 너무 멀다고..그리고 아프면 어떻게 하냐고..
    깊게 생각을 안 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 관호마을의 돌담을 둘러보지 못하고 급하게 내온게 조금 아쉽답니다.
      다음에 한번 더 들려 진득하게 눌러앉았다고 올 계획은 잡아 봅니다만.. 언제가 될지요.
      온 들판에 배추와 대파가 아직도 그대로 있는 진도입니다.
      섬의 이곳 저곳도 봄빛처럼 초록빛이 많이 보이구요.
      조용한 섬으로 가시는 건 저도 반대입니다.
      여행으로 잠시 가시는 건 좋지만
      여간 불편한 점이 많은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조그만 집 하나 지을려고 하여도 뭍의 딱 세배 비용이 든답니다.
      그냥 다음에 지구별 가족끼리 무인도 투어나 하입시다.^^

  • 관매도까지 가는 배운항 시간과 코스를 보고
    다시 진도(팽목항)까지 돌아 오는 시간을 보다보니
    예전 소양댐 낚시를 다니던 그때가 생각이납니다.
    딱 저런 코스로 가다보니 새벽밥먹고 춘천 소양댐에가서
    일명 포인트(저곳에 비유하면 동거차도쯤)라는 곳을 가려면
    갈때는 아마도 8시 30분경 출항하여 반시계방향으로 가니 11시쯤에 도착을 하고...
    올때는 시계방향으로 맨나중 내린곳에 맨처음으로 태우러 오니
    오후 3시30분전에 낚시를 거두고 배를 기다렸다 타고 옵니다.
    그러다 보니 오고가는 시간에 비해 실제 낚시 시간이 너무 적어
    어느때 주머니 여유가 있으면 몇명이서 모터보트 대절(80년대 중반 왕복 7만원)도....ㅠ
    특히 이번 겨울의 아우님의 이글을 보면서 보헤미안기질과 체력도 낭만도 있고 추위도 거뜬하고
    모든것이 받쳐주기에 이렇게 여러사람이 부러워하는 이런 섬여행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번 진도쪽 섬트레킹이라 생각합니다.
    아우님의 추천에 저도 잠시 그럼 나도 한번 설렁설렁이라도 생각해 볼까 하다가
    바로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그냥 이렇게 아우님의 사진과 설명글을 자세히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모든면에서 잘 생각하고 분수를 아는 짓인것 같습니다.........^^

    • 저는 이번에 이곳 조도군도를 둘러 보면서 형님 말씀대로 배가 한바퀴 보는 코스를 이리저리 많이 견줘 봤답니다.
      어떻하면 시간을 최대한 활응을 할까 하구요.
      동거차도도 가 보고 싶었는데 그곳에서는 더더욱 시간이 짧아 다음에 가서 하루는 머물러야 할 것 같았습니다.
      섬들이 풍경이 참 좋아 정말 권해 드리고 싶은데
      가시거든 상조도 도리산 전망대에 오르셔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꼭 감상 하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다음편 조도 여행기에서 이곳 도리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땜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 올해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온통 되새겨 질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많이 추워진다고 하고 형님 지역에 눈 예보도 있던데 건강 유의 하시면서 따스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