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설경이 좋은 장수 팔공산을 찾았습니다.
대구에 있는 팔공산(1,192m)이 많이 알려져 있다보니 이것과 구분하여 장수 팔공산(1,151m)이라고 하는데 이쪽에서는 꽤 명산입니다.
조망도 아주 좋구요.
대구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장수읍에 도착하니 9시쯤...
온도계가 -19˚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장수를 지나 제설작업을 해둔 서구이재로 오르는데 도로는 군데군데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빙판도 가끔 보여 살금살금 조심하여 오릅니다.
서구이재 주차장은 완전 눈밭으로 변해져 있습니다.
다시 온도계를 보니 -21˚
근간에 가장 낮은 기온을 체험하게 되네요.
먼저 장수택시에 전화를 걸어 봅니다.
나중에 수분재로 하산하여 이곳까지 차량 회수를 위해 택시로 돌아 와야되는데 혹시 택시가 눈길에 이 고갯마루까지 위험하다며 못 올라온다면 아주 곤란해지게 됩니다.
전화를 받은 기사분이 걱정말라며 나중에 하산하면 전화 달라고 합니다.
근데 이 사전 준비가 필요없게 되었답니다.
팔공산 정상에서 더 앞으로 진행을 못하고 되돌아 왔습니다.
정상 앞 헬기장까지는 선행자가 있어서 발자국따라 올라 갔는데 그 뒤로는 길이 묻혀 있어 가다가는 고생 엄청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겨울산행 필수인 스패츠를 가져오지 않았네요.
아마 전날쯤 한두사람 올라서 헬기장까지 왔다가 되돌아 간듯 합니다.
코 앞에 있는 정상까지도 가지 않은걸 보니 고생 엄청 한듯 하구요.
서해안과 전라도 지방에 폭설이 내리고 전국적으로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 치운 이번 한파.
눈 구경과 눈 내린 조망을 즐기기 위해 찾았는데 차가운 날씨에 내린 눈이 되어 밀가루마냥 걷기 아주 불편한 눈 산행이었습니다.
산행지 : 장수 팔공산
일 시 : 2021년 1월 9일
산행코스 : 서구이재 - 헬기장(동봉) - 팔공산 정상.... 합미산성쪽으로 가다가 되돌아 와서 ... 서구이재(원점회귀)
소요시간 : 3시간
현위치라고 써 둔 서구이재까지는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팔공산 정상까지는 2.54km.
산길도 그리 험하거나 경사가 없어 걷기 좋은 곳입니다.
팔공산 가벼운 산행으로는 이곳에서 왕복으로 다녀오면 좋겠네요.
저도 그리 하였지만...
산행코스 : 서구이재 - 헬기장(동봉) - 팔공산 정상.... 합미성쪽으로 가다가 되돌아 와서 ... 서구이재(원점회귀)
오늘 원래 계획은 자고개 지나 신무산을 너머 수분재로 하산 할려고 했는데...
눈길이 트이지 않아 서구이재로 돌아오는 왕복산행을 했답니다.
장수읍내를 지나 팔공산 들머리 서구이재로 가는 길입니다.
바깥 풍경이 많이 차가워 보이네요.
장수지나 서구이재까지 7.6km 남은 지점.
온도계가 -19˚C를 가르키고 있습니다.
오전 9시 조금 지난 시각인데도 온도가 오르지 않네요.
서구이재까지는 한참을 지그재그로 올라야 되는데 제설작업은 되어 있지만 눈길에 빙판도 가끔 보입니다.
도착한 주차장은 눈밭이 되어 있구요.
근데 입산통제 현수막이 붙어 있네요.
아마도 오늘 현재 상황은 아닐것입니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차량 온도계는 -21˚C.
이런날은 바람 불면 작살입니다.
체감온도가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르구요.
전날쯤 누군가 산길을 틔워 놨습니다.
다행이네요.
아침 일찍 급하게 나오며 스패츠를 못 챙겨 발 뒷꿈치로 파고 들어오는 눈 때문에 고생 했답니다.
북극곰에 산토끼에 여우꼬리, 아기 다람쥐, 예쁜 물고기 등등...
눈이 만든 온갖 조형물들을 감상하면서 오릅니다.
조망은 정상 못미쳐 헬기장이 최고이고 그 전에도 두어번 정도 조망이 트이는 곳이 있습니다.
오르면서 돌아 본 뒷편 조망의 파노라마.
중앙으로 선각산 덕태산이 보이고 중앙 우측으로는 남덕유와 서봉(장수덕유)가 조망되고 맨 우측으로는 장안산과 그 뒤 백운산.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덕유산에도 눈이 많이 내린듯 보입니다.
남덕유의 두 봉우리에도 지금쯤 설경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올라와 있겠지요.
그뒤로 보이는 하얀 봉우리가 중봉 능선이 아닐까 짐작이 됩니다.
그 옆으로 솟은 봉우리가 향적봉일테고...
뒤돌아 본 선각산과 덕태산
앞쪽이 선각산인데 1000m가 넘는 고봉들을 환종주 할수있는 멋진 장소입니다.
가운데 뾰쪽한 봉우리는 삿갓봉으로 생각되고 우측이 천상데미.
진안방향,
가운데 내동산입니다.
마이산 조망이 아주 특별하게 보이는 산이지요.
좌측은 성수산, 아직 가 보지 못한 산이네요.
능선에는 재미있게 생긴 눈처마가 많이 만들어져 있네요.
녹으면 없어지는 작품이기에 더 멋지게 보입니다.
눈이 습기가 전혀 없는 완전 푸석푸석한 밀가루 형태.
아이젠을 끼고 걸어도 미끄럽습니다.
발이 빠지지 않는 능선길은 걷기 좋네요.
눈 내리고 바로 왔다면 정말 멋진 설화나 상고대 구경했을것 같습니다.
약간 비껴진 능선에는 눈이 몰려 걷기 아주 불편합니다.
스패츠를 신지 않아 등산화로 눈이 마구 들어가고...
헬기장 도착.
팔공산 조망 끝판왕 장소입니다.
선등자로 올라왔던 분들이 여기까지 와서 되돌아 갔네요.
발자국으로 봐서는 조망도 즐기지 않고 내려간듯 합니다.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우측으로 봉긋 솟은 반야봉.
좌측으로 천왕봉은 눈구름속에 있네요.
아마도 저곳에서는 지금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을듯...
팔공산 최고 눈요기는 남덕유의 두 봉우리.
그리고 지리능선.
가운데 멀리 남덕유와 서봉이 우뚝 합니다.
남덕유쪽과 가까이 장안산, 그 뒤로 대간길. 그리고 장수읍내를 비롯한 눈 덮힌 들판 풍경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당겨서 본 지리 주능선
눈 속에 파묻힌 장수읍과 우측으로 장안산.
좌측 덕유능선과 그 옆으로 수리덤과 월봉산능선이 이어집니다.
논개의 고장 장수.
근데 진주에서 더 유명한 논개입니다.
서로 논개를 앞세우다보니 두 지자체간에 간간 다툼이 생기기도 하구요.
당겨서 본 장수덕유와 남덕유.
뒷편으로 덕유능선이 조금 보이네요.
좌측 가장 높게 솟은 곳이 향적봉
가운데 뾰쪽한 봉우리가 남원의 명산 만행산.
이곳보다 더 지리 주능선이 잘 조망되는 곳입니다.
헬기장 조망 파노라마.
안테나시설이 있는 우측이 팔공산 정상.
중앙으로 지리산 주능선.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눈 엄청 쏫아진 서쪽 방향.
헬기장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바람에 몰려 온 눈으로 푹 파묻혀 걷기 아주 불편...
짐승 발자국 따라 정상 아래까지 겨우 왔네요.
이쪽으로 올라가면 정상...
벤치는 바람에 날려서 자빠져 있고,
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정상석이 있는 장수 팔공산의 정상.
서쪽 눈나라의 설경이 멋집니다.
정상의 조망도 아주 좋습니다.
서쪽 파노라마.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온통 설국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가운데 희미하게 솟은 봉우리가 무등산.
선각산 덕태산
선행은 아무도 보지 않을때 하는것? ㅋㅋ
벤치 원위치 보수작업 마쳤습니다.
바닥에 고정을 하지 못해 언제 다시 날아갈지 모릅니다만.
헬기장과 정상의 조망은 탁월합니다.
추운 날씨지만 한참이나 시간을 보냈네요.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
계획했던 합미산성 방향 산길로 접어 듭니다.
스패츠를 가져오지 않은걸 많이 후회하는 하루...
눈길이 장난 아니네요.
목적지인 수분재까지 길이 트이지 않았다는건 분명할 것이고 ..
뒷발목에는 눈이 계속 신발속으로 들어가고..
대략 30cm 정도 적설량이지만 바람에 몰려 어떤 곳은 무릅이상 푹푹 빠지는데..
이 눈길을 3시간 정도 더 갈 수 있을까??
걸어 가면서 뒤돌아 보니...
자꾸 앞으로 진행할 엄두가 나지 않네요.
미련없이 발길을 돌립니다.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
판단은 빠를수록 좋다는게 산길 거닐면서 터득한 지혜...
되돌아가니 맘이 편합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조망을 들기면서 다시 서구이재로..
눈 속에 파 묻힌 동네를 보니..
대구 시인 신동집의 시가 생각납니다.
겨울이 오면 또
사람들은 영하 깊이
문을 닫아 걸리라.
헤매이던 대지의 사람은
어디에 다시
지난 날의 꽃자리를 찾으리까.
종자속에 미리 들앉아
봄을 짚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그러나 떠나간 후조의 나래길도
이미 알아볼 수 없고
달리는 동원의 바람에
까마득히 살의 기억은 얼어 붙는다.
소용도는 광원이 또 하나 따로 있다면
쓰러진 그의 품에
얼어 굳은 고향을 따수어 줄 것을.
한때는 살고 싶던 노래
살아서 불러보던 노래의 임자였기에.
시의 구절을 만드는 시인의 솜씨에 깊이 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래가사처럼 한 구절에 반해 그 노래를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듯이..
신동집의 시 마지막 구절로 인하여 저는 이 시를 참 좋아 한답니다.
한때는 살고 싶던 노래
살아서 불러보던 노래의 임자였기에.
가면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갔던 길로 되돌아 오면서 찬찬히 복습합니다.
멀리 서구이재로 올라오는 도로가 보이네요.
천상데미도 바로 앞이구요.
덕유산도 다시 한번 감상하고...
팔공산 정상 위..
해가 구름뒤로 숨었는데 이런 멋진 형태가 되었습니다.
서구이재로 다시 되돌아와 차에 오르니 기온이 -9˚C로 급격히 올라가 있습니다.
따스하게 느껴지네요.
얼릉 장수 내려가서 해물짬뽕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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