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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후지산에 올라 멋진 일출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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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높은, 일본의 지붕 후지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출 구경이 목적이었는데 다행히 날씨가 아주 말끔하여 일출 구경을 제대로 했구요.

후지산 중턱까지 버스 편으로 올라서 6합목 산장에서 저녁 먹고 잠시 눈 붙인 후 본격적인 산행은 밤 11시에 시작했답니다.

정상에서 일출보고 담날 아침에 내려왔는데 다행히 날씨는 좋았지만 주말이라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올라가며 내려가며 줄을 서서 산행을 하게 되었네유.

산행객의 비율은 대략 일본사람 95% 나머지는 외국인이고 그중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후지산 산행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합목(合目)'이란 용어.

후지산 산행에서 어디나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후지산을 10등분으로 하여 맨 밑을 1합목으로 하여 정상의 10합목까지 10등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고도차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나눈게 아니고 옛날 후지산 측정하는 이들이 호야등불 켜고 오르다가 연료가 다 되어 등불이 꺼지는 지점을 1합목으로 지정을 했다고 하네요.

 

5 합목이 해발 2,300m인데 이곳까지는 차량으로 오른 다음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후지산이 해발 3,776m이니까 나머지 고도 1,500m 정도(?)만 자력으로 걸어 오르면 된다는 계산입니다.

각 합목에는 산장이 있는데 숙박이 가능하고 식수 외 일반 용품을 판매도 한답니다.

당연 올라갈수록 가격이 비싸구요.

 

후지산은 4곳의 등산코스가 있는데 이번에 들린 곳은 후지노미야라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오르는 산행의 강도는 지리산 백무동에서 장터목까지 오르는 강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너무 쉽게 봤나? ㅎ)

다만 고도가 제법 있어 고산병 증상으로 전체 산행객 중 20% 정도는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고 하산한다고 합니다.

 

후지산은 눈으로 덮여있는 기간이 길어 산행은 여름철 두어 달만 개방이 되는 곳입니다.

한국에서는 교통편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가볍게 다녀오기 쉽지가 않은데 아무래도 산악회 상품을 이용하는 게 편리할 것 같네요.

즐겁게 여행을 하려면 개별적으로 다녀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가 보니 둘레길이 꽤 멋지던데 계절과 관계없이 걸을 수 있는 곳이라 담에는 개별여행으로 한번 다녀올까 합니다.

 

후지산은 전혀 아름답지 않은 산입니다.

구경할 거, 볼 거 하나도 없는 산이구요.

그치만 일본의 최고봉이자 일본이 가장 신성시하는 후지산에 내 마음의 태극기를 꽂아놓고 오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리고 후지산은 사화산도 아니고 휴화산도 아니고 현재 진행 중인 펄펄 끓고 있는 활화산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답니다.

산 좋아하는 이들은 이거 터지기 전에 한번 가 보는 게 좋지 않을까유?

 

후지산은 안 가보면 바보...

두 번 가면 더 바보.. 

일본 속담에 있는 글이랍니다.(富士山に一度も登らぬ馬鹿、二度登る馬鹿)

 

 

산행지 : 후지산

일 시 : 2023년 7월 29일~30일(무박 2일)

산행 코스 : 후지노미야 코스(5합목 출발 - 6합목 산장에서 저녁식사 후 잠시 취침 - 밤 11시 산행시작 - 04시 정상도착 - 일출 - 올라갔던 길로 하산.)

소요 시간 : 올라갈 때 5시간(사람 밀려서), 내려올 때 : 3시간.

 

 

 

후지산은 아주 옛날에는 지금처럼 높지 않았는데 화산폭발로 높이가 높아져 현재의 고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후지산 일출은 우리가 흔히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볼 때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곳은 날씨가 더 변화무쌍하여 일출 구경이 그리 흔하지 않다고 하네요.

다행히 한국에서 동행한 산신령님이 도와줘서 말끔한 일출을 구경하게 되었답니다.

 

 

후지산 둘레길 트레킹 마치고 버스 편으로 시즈오카현의 코스인 후지노미아 등산로 입구에 도착.

오후 3시쯤 된 시각입니다.

이곳에 후지산의 5합목에 해당하는 곳으로 해발 2,400m입니다.

후지산이 3,776m이니까 벌써 3분의 2는 올라와 버린 것이네요.

그래도 남은 고도가 1,400m 정도 되니까 만만찮습니다.

 

 

5합목 등산로 입구.

후지산 4곳의 등산코스 중 25% 정도가 이곳 후지노미아 코스를 선택한다고 하네요.

가장 인기 좋은 곳은 요시다코스인데 이곳은 동쪽방향이라 오르면서 일출을 볼 수 있으며 오르기가 무난하고 교통이 좋은 곳입니다.

반면 후지노미아는 북쪽방향이라 정상에 올라가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코스 길이가 짧아 단시간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지리산으로 치면 중산리 코스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5합목에서 올려다보는 후지산.

별거 아닌 것 같은 높이로 보이는데 ...ㅎ

 

 

후지산 입구 해발 2,400m.

우리나라(남한)는 2,000m가 넘는 산도 없는데 조금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은 2,000m 넘는 산은 쌔비릿고 3,000m 고봉도 20개 정도나 있다고 하니...

 

 

같은 풍경을 계속 보며 오릅니다.

5합목까지는 울창한 숲으로 나무들이 많았는데 이곳 이상 오르니 나무가 하나도 없습니다.

오전에  둘레길 트레킹할 때는 무지 더웠는데 이곳 오르니 기온이 뚝 떨어져 정말 상쾌하네요.

 

 

구름이 눈높이로 휘저어 다니네요.

오늘은 6합목까지만 오르면 되니 날씨는 내일이 중요합니다.

 

 

5합목에서 6합목까지는 대략 20분 정도 소요.

널찍한 길에 쉽사리 올라갈 수 있구요.

바닥은 거의 우리의 사모래땅과 비슷하여 발바닥에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6합목은 해발 2,490m.

여기서 정상까지는 3.8km입니다.

운해장(雲海莊)이라고 쓰인 간판이 보이네요.

오늘 이곳에서 저녁 먹고 잠시 눈 붙였다가 밤중에 산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녁과 취침 비용은 1인 약 1만 엔 정도.

이 비용으로 아침 도시락까지 싸 준답니다.

 

이곳부터는 모든 게 돈입니다.

화장실도 200엔 유료. 산장 손님은 무료. 

 

 

저녁 식사 전에 산장 의자에 앉아 세상 구경을 합니다.

일반적인 산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후지산.

결코 예쁜 산은 아니지만 매력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게 내려다보이네요.

시원하고 상큼한 기분입니다.

 

 

막걸리 생각이 확 나는데..

이곳에서도 맥주를 팔기는 하는데 산행 전에 마실려니 좀 그렇고 내려오면서 한 캔 해야겠습니다.

안주는 이 분위기로도 완전 족할 것 같네요.

 

 

화산재가 만든 봉우리 같네요.

저곳도 등산코스가 있던데 일본에 사는 것 같으면 요리조리 모두 올라가 보고 싶네요.

 

 

산장은 예약을 해야 됩니다.

그 외에는 그냥 쉬었다가 올라가는 분들이 많구요.

 

 

산장 지붕 위로 보이는 정상

상당히 경사가 가파릅니다.

 

 

세상을 내려다보는 맛..

 

 

당겨서 보니 왼쪽 능선으로 오르는 이들이 있는데 저 코스는 코텐니와에서 올라 호에이분화구를 거쳐 고텐바 루트와 합류하는 코스 같네요.

 

 

산행 내내 보이는 남쪽의 저 산은 구글지도를 찾아봐도 이름이 없네요.

산행으로는 저 산이 더 멋질 것 같습니다.

 

 

6합목 일몰.

 

 

5시 되기 전에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메뉴는 카레와 밥.

높은 산장에서 이 정도면 감지덕지.

 

 

식사하고 10시쯤까지 눈을 붙입니다.

우리나라 국공 대피소보다는 낫습니다. 4명 정도가 한 칸에서 자야 하는데 두터운 이불이 제공됩니다.

남의 집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체질이라 이곳에서 잠은 자기 힘들 것 같네요.

근데 나가서 별구경하고 야경 구경하고 들어오니 옆자리에서 천둥소리를 내며 코를 곱니다.

민폐... 모두가 잠자긴 틀린 듯.

 

 

6합목에서 내려다보는 아경.

가까이 보이는 동네가 후지와 후지노미아 시가지이고 멀리 보이는 야경이 시즈오카.. 비행기로 내린 동네입니다.

 

 

잠시 누워서 눈을 감고 있다가 10시쯤 일어나 산행 준비하고 11시쯤 요이 땅 ! ...

결과적으로 부지런히 설치며 오른 바람에 일출을 보기 했지만 고산증도 감안하고 무난하게 일출을 보려면 이곳에서 10시쯤 올라야 할 것 같습니다.

8합목 이후부터 산행객들이 어마하게 밀리기 시작합니다.

밀리는 이유는 산행 초보분들이 어렵게 오르기 때문에 뒤에서 죽죽 밀리는 것이구요.

일본 특유의 절서문화로 한 줄 이외에 옆으로 앞질러 올라가는 이들이 없어 더하네요.

 

 

야간 산행 초입부터 두터운 겨울옷으로 무장하여 오르는데 이러면 산행 하수.

오르면서 하나씩 껴 입는 게 상수.

두텁게 입고 오르면 안쪽에 땀이 차서 나중에 땀 식으면 정말 춥습니다.

 

 

신칠합목 2780m 통과.

 

 

배부른 반달이 아주 밝네요.

 

 

하치고메.. 8합목 산장을 지납니다.3,250m 지점이구요.

 

 

랜턴을 밝히고 오르는 이들이 내려다 보입니다.

 

 

체질이 아닌 분들은 이곳부터 슬슬 고산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답니다.

일행 중 이곳에서 빠꾸 한 분들이 몇 있답니다.

 

 

구합목 3,460m 도착

갈수록 산행객이 많이 집니다.

 

 

이곳부터는 다섯 발자국 오르면 10초 정도 머무는 상황이 계속되네요.

 

 

일출이 4시 40분 정도인데 시간은 자꾸 흐르고 마음이 초초해집니다.

현재 시간 3시 40분. 일출이 1시간 남았습니다. 

 

 

구합목작(九合目勺) 도착. 구합목과 정상 사이에 하나 더 있는 산장인데 해발 3,590m입니다.

서문서장보다 더 붐비네요.

 

 

지그재그 정상으로 오르는 불빛입니다.

 

 

내려다보는 랜턴 불빛.

 

 

정상 도착입니다. 10합목에 해당되는 곳이구요.

이곳에서 살짝 갈등을 합니다.

좌측 정상목이 있는 겐가미네로 올라 인증샷을 찍을까? 아니면 우측으로 가서 오늘의 목적인 일출을 볼까.. 하다가 일출을 보기로...

 

 

다행히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네요.

분화구 가장자리 동쪽으로 이동하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벌써 많은 분들이 와서 일출을 대기하고 있구요.

 

 

내려다보는 호수는 야마나카코 후수.

후지산에는 후지5호(富士五湖)라고 하여 빙 둘러서 다섯 개의 호수가 있답니다.

그중 하나구요.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발아래로 깔려 있는 운해가 멋집니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태평양.

 

 

 

 

 

해가 솟아오르고 있네요.

시간은 대략 4시 40분경.

 

 

 

 

 

야마나카코 호수가 멋진 조연을 하는 후지산 일출 풍경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환호성은 없네요.

역시 민폐에 예민한 나라...

 

 

 

 

 

모두 휴대폰...

 

 

 

 

 

3,700m에서 맞는 일출.

특별하고 아름답네요.

 

 

 

 

 

 

 

 

후지산에 왔응께 몇 장 찍어 가야겠지요.^^

 

 

 

 

 

 

 

 

 

 

 

 

 

 

 

 

 

건너편으로 겐가미네 정상도 햇살이 비춰집니다.

 

 

분화구를 기준으로 만들어 본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후지산 분화구 내부

삭막합니다.

깊이는 200m라고 하네요.

 

 

 

 

 

여유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오후 되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 6시에는 하산을 해야 하거등요.

 

 

태극기를 가져 올껄.

대~한~민~국!!!! (❁´◡`❁)...  이넘들 야코를 팍 지기삐야 했었능데..

 

 

일본인들도 평생 이곳 후지산에 한번 오르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굴러 내리면 자동 하산이 될 듯.

 

 

 

 

 

 

 

 

내려다보는 분화구 풍경이 장소에 따라 달라지네요.

 

 

 

 

 

겐가미네는 햇살로 반짝이구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 여기

(댓글창은 2편에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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