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문명산을 오르고 싶어 작년 가을에 계획을 했었는데 시간을 내지 못했네요.
이곳 오르는 길에 만나는 운산정도 보고 싶었고 청량산의 예쁜 가을 뒤태가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했답니다.
여차저차 해가 지나고 극한 계절 여름 우기에 오르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 정상에 오르는 건 운에 맡기고 운산정까지는 차를 몰고 올라 봤습니다.
그곳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니 날씨가 도와준다면 산행을 하기로 하구요.
운산정 오르는 길은 험로입니다.
3.5km의 극한 산길이네요.
승용차로 이곳 올랐다 내려오면 시다바리와 엔진 소모로 감가상각 최소 30%는 날아갈 듯하네요.
길도 좋지 않지만 위험한 곳도 많습니다.
운산정에서 정상으로 오르려니 등산로가 전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주변이 온통 인삼밭이라 자칫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주변에 사람이 있나 아무리 둘러봐도 기척이 없네요.
운산정 바로 옆집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거주하는 것 같은 집인데 지금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비는 오락가락.. 하늘은 온통 먹구름.
하여튼 운산정 마루에서 어젯밤 못다 잔 잠에 졸며 기다렸으나 아무도 만나지 못해 문명산은 포기하고 건너편 청량산 뒤통수만 한 시간 이상 쳐다봤으나 이도 역시 온전히 보지 못하고 내려왔답니다.
운산정이 있는 운산은 정말 놀라운 곳입니다.
강원도 안반데기나 태백 바람의 언덕 배추밭과 비교를 하기에는 초라하지만 첩첩 외진 높은 산속에 이렇게 사람이 가꾸는 넓은 정원(?)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억척스러운 인간의 힘이 이곳에서 온전히 감동으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아마도 건너편 청량산 꼭지 능선들이 보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가며 오며 만난 선유교는 주변 풍광도 일품이지만 다리 형태가 참 특이합니다.
역반달형인데 전혀 움직이지 않아 출렁다리가 아닙니다.
대개 이런 보행교는 현수교로 만들어 출렁거리는 맛으로 건너가곤 하는데 이곳 선유교는 바닥이 시멘트로 되어 있습니다.
그게 가운데가 꺼져 있는 역반달형으로 어떤 기술로 이런 다리를 맹글었는지 신기하네요.
문명산 아래 운산정은 명호면 북곡리에서 대략 4km 정도 산길을 올라야 합니다.
상당히 험한 외길 도로이고 교행이 전혀 불가능한 곳이라 운전이 서툴면 일찌감치 걸어 올라가는 게 상책입니다.
꼭히 차량으로 오르고 싶으면 4륜구동으로 금방 뽑은 새 차는 비추.
명호면사무소 앞의 멋진 나무.
뭔 나무인지 확인을 해 보지 못했네요.
동네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바퀴 빙 둘러봤답니다.
차박을 하다 보면 깔끔한 화장실을 먼저 찾아보는 것도 일과가 되구요.
이런 잠수교는 비가 오면 양쪽에서 차단을 한답니다.
이전에 우리 어릴 때 시골에서는 이런 다리가 흔했는데 요즘은 구경하기 쉽지 않지유.
명호면소재지에서 북곡으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선유교.
옆으로 낙동강을 끼고 걷는 예던길이 멋지게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되돌아오면서 다시 천천히 구경하기로 하고 갈 때는 잠시 내려서 사진만 한 장 찍었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컴 화면 가득 보시려면 이곳 클릭.
북곡리 입구에서 만난 커다란 느티나무
35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다가 이곳 느티나무에서 좌회전하면...
윗두실마을 방향으로 가는 안내판이 있고 이곳에서 약 500m 정도 더 진행하면..
좌측으로 운산정 3.5km를 표시한 조그마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 도로를 따라 오르면 되는데...
차 한 대 겨우 올라갈 도로 폭입니다.
이곳부터 시작하여 운산정까지는 차를 돌릴만한 장소가 없기 때문에 맘 단디 묵꼬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면서 뒤로 보이는 도로.
이 정도는 약과.
운산정 도착.
입구에 안내판이 있어 천천히 읽어 봤습니다.
이곳은 지헌(芝軒) 정사성(鄭士誠) 공이 임진왜란(서기 1592년) 때 태조 영정을 모시고 피란한 곳이다.
선생은 당시 경주 집경전(조선 태조 영정을 모신 곳) 참봉으로 재임 중 왜란을 당했다.
동래, 울산이 함락되고 사태가 급해지자 주변에서 영정을 땅에 묻자고 했다.
그러나 공은 영정을 하고 서울로 옮기고자 안동을 지나며 가족이 걱정되었지만 집에도 들르지 않았다.
제천에 이르러 충청감사에게 물으니, "왕도 이미 피란길에 올랐고 길 또한 막혔으니 되돌아가 안전한 곳에 봉안하여 평정을 기다리라"는 회보를 듣는다.
돌아오는 길도 힘들었으나 천신만고 끝에 길도 집도 없는 이곳에 영정을 안전하게 봉안하니 조정에서는 그 공으로 선생을 양구 현감으로 제수하였다.
정조 때 이 지역을 입안(조선왕조 때 중앙관서에서 주는 인증) 받아 후손들이 보전하고, 유림에서 서원을 세워 제향 하니 선생의 충의와 덕망은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 빛나다.
후손들이 여기에 정자를 짓고 보전한 지 어언 300여 년. 그동안 몇 번의 수리를 하였으며 다시 작년 4월에 후손들이 뜻을 모아 중수하고 조상의 유적지를 영원히 보전하고자 이 표석을 세우다.
서기 2001년 10월. 청주정씨 운산유적 보존회.
대략 문명산의 9부쯤 위치하는 장소인데 운산정 옆에 있는 사람이 거주하는 듯한 유일한 집이 전부.
나머지는 모두 인삼밭입니다.
운산정은 이런 외진 장소에 있는 것 치고는 관리가 잘 되고 있네요.
앞쪽으로 툇마루를 둔 자그마한 3칸짜리 홑처마 팔작지붕 형태입니다.
운산정(雲山亭)이란 현판이 달려 있구요.
아마도 이곳에 았었던 옛 마을 이름이 운산이었던 것 같네요.
옆집에 누가 있나 기척을 해 봐도 전혀 내색이 없습니다.
어느 스님이 머물고 있다는 내용을 본 듯한데...
주변은 온통 인삼밭..
이 높은 곳에 대단하다든 생각이..
2008년에 세운 돌비가 하나 있는데..
운산서당 흔적비라고 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이곳 마을 정세원이란 분이 이곳에 초가로 된 서당을 세우고 6.25 전후 어려운 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모아서 공부를 가르쳤다는 내용입니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청량산 뒤태가 궁금하여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거의 한 시간 이상 운산정 마루에 앉아 사람 만나기를 기다리고..
청량산 구름 걷히기를 기다리고..
청량산 정상 오르는 구름다리가 보이네요.
기다리며 본 청량산 뒤태.
오늘 가장 구름이 많이 걷힌 순간입니다.
온전한 청량산을 보지 못하고 오늘은 이만 내려갑니다.
미련은 다음에 또 올 수 있는 이유를 가지게 되니 아쉬울 것도 없구요.
다시 선유교(仙遊橋)에 도착.
아래에 있는 백용담이란 소 위에 신선이 노니는 곳이란 이름입니다.
옛날 퇴계가 글을 배우기 위해 청량산을 오가던 길이 현재는 예던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이 되어 있고 그곳에서 가장 경관이 좋은 곳에 놓여 있는 선유교입니다.
출렁다리라고 소개가 되어 있지만 전혀 출렁거리지 않는 다리이구요.
다른 곳에 설치된 출렁다리와 형태가 조금 다릅니다.
가운데가 푹 꺼진 형태는 비슷한데 1도 출렁거리지 않는 출렁다리입니다.
왜 출렁거리지 않냐면?
다리 위에서 보는 낙동강 풍경이 아주 예쁘네요.
왜 출렁거리지 않냐면?
바닥에 하얗게 보이는 게 콘크리트입니다.
바닥이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으니 절대 출렁거릴 수가 없지유.
북쪽으로 보이는 낙동강 풍경.
우측으로 선비 낭만길 트레킹 로드 예던길이 보이네요.
콘크리트 안에는 당연 철근이 들어 있겠지만 이렇게 긴 다리를 아주 특이하게 만들었네요.
주변 풍경이 모두 동양화라 예던길을 가을에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계획을 잡아 봅니다.
요렇게 생긴 다리가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다는 게 나만 신기한가??
강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봉화 선유교.
낙동강 따라 예던길 천천히 걸으면서 만나는 멋진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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