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에 금 묻어 둔 것도 아닌데 벌써 세 번째 여행입니다.
대구에서 한번 행차하기가 만만찮은 곳이기도 하구요.
사실 소안도에서 이틀 정도 머물려고 했는데 새벽에 들어와 온종일 돌아 댕기니 더 갈 곳이 없어 자고 일어나 보길도로 건너온 것입니다.
보길도 섬에 대한 이런저런 해설은 위 두 편의 여행기에서 나름 상세하게 소개가 되어 이번에는 조금 촌스럽게 엮어 봅니다.
보길도는 노화도와 다리로 연결이 되어 왕래가 가능한데 노화도는 읍소재지가 있고 보길도는 면소재지가 있습니다.
노화도에서 소안도로 연결되는 다리가 공사 예정이라 머잖아 보길도~노화도~소안도가 한 라인으로 연결이 될 듯합니다.
요즘 섬 차박이나 박 여행을 하면서 가장 요긴한 게 하나로마트.
면단위에는 거의 하나로마트가 하나씩 존재하는데 이게 저 같은 떠돌이 여행자한테는 아주 요긴한 곳이지만 지방 점빵들은 하나로마트 덕분에 전멸했지유.
노화도는 보길도보다 조금 더 큰 섬인데 섬 안에 논이 많습니다.
바다로 묵고 사는 이들도 많지만 농사를 지어 사는 이들도 많구요.
반면 보길도는 논 1도 없습니다. 밭도 거의 없습니다.
섬 자체가 산지로 되어 있구요.
보길도 지명의 유래는, 하춘화 고향인 영암땅의 부자가 아부지 묏자리를 이곳 보길도에 잡기 위해 풍수쟁이를 불렀는데 그니가 이 섬을 둘러본 뒤 십용십일구(十用十一口)라는 말을 남겼다네요.
뭔 말인가 하여 월출산 선암사 스님한테 물어보니 섬에 명당이 11곳 았는데 이미 10곳은 누군가 자리를 잡았고 한 곳도 임자가 있다고 하면서 이 글자를 조합하여 보길도(甫吉島)란 섬 이름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보길도는 어부사시사 윤선도의 섬이지요.
병자호란으로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무릎을 꿇고 항복을 한 것에 열불이 터진 윤선도가 맘 식히려고 제주도 가다가 풍랑을 만나 마문곳이 이곳 보길도.
그곳에 정원을 짓고 말년까지 자내다가 85세의 나이로 이곳 보길도에서 생을 마감했답니다.
날씨가 쨍하게 더워 애초 계획 하였던 보길도 문화 탐방은 거의 하지 못했네요.
두어 번 들려서 익히고 가 본 보길도의 이곳저곳을 김여사한테 재미있게 전해주려고 했는데 너무 덥습니다.
소안도에서 노화도까지는 금방.
민국호를 타고 건너왔습니다.
노화도 부속섬이 구도까지는 소안 1교라는 다리가 놓여져 있습니다.
이 다리가 노도로 건너가서 곧 공사 예정인 소안2교를 건너면 소안도가 되구요.
보길도와 노화도 그리고 소안도가 연결이 되는 셈이지요.
노화도 내려서 소안1교를 건너서 구도로 건너가 봅니다.
바다 위로 놓인 다리가 높아서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찔하네요.
목섬 뒤로 횡간도가 보입니다.
횡간도 거북바위가 이채롭구요.
구도 끝마을에 가서 올려다본 소안1교.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보길도 통리해변.
해변에 소나무 숲이 있어 해수욕하기 참 좋은 곳인데 정말 한적합니다.
텐트 5,000원. 주차 5,000원.
거의 공짜나 마찬가지.
송시열의 글씐바위로 가는 길.
우째 잘 맞추믄 한반도 지도가 나올 것도 같은데 너무 더워서 그도 저도 모르겠네유.
보길도에서 가장 예쁜 풍경이 나타나는 곳.
와이드하게 보는 풍경입니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섬이 전날 머문 소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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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씐 바위.
송시열이가 제주도 귀양 가다가 그도 역시 풍랑을 만나 이곳에 잠시 머물면서 쓴 글입니다.
내용은 지난 포스팅에서 인용하여 옮겨 봅니다.
八十三歲翁滄波萬里中 팔십삼세옹창파만리중
一言胡大罪三黜亦云窮 일언호대죄삼출역운궁
北構空瞻日南溟但信風 북구골첨일남명단신풍
貂구舊恩在感激泣孤衷 초구구은재감격읍고충
해석을 하면,
팔십 삼세 늙은 몸이
푸른 바다 만리 한가운데 있다
궂은소리 한마디가 큰 죄가 되어
세 번 쫓겨나니 이 또한 궁 하구나
북녘하늘의 임금님을 우러러보며
남쪽바다에서 다만 바람만을 믿고 있네,
단비갑옷의 옛 성은 여기에 있어
감격하여 외로이 눈물지우네.
이렇게 써 놓은 송시열의 글씨 옆에 또 다른 글씨가 하나 더 있는데 이건 김윤경이 같은 코스로 제주도에 귀양을 가다가 이 글을 보고 적은 것입니다.
내용은,
東國有尤庵翁題詩白島中 동국유우암옹제시백도중
斯文從古厄大老遭時窮 사문종고액대노조시궁
留墨春秋筆泣貂漢海風 유묵춘추필읍초한해풍
孤臣無限感天日照丹衷 고신무한감천일조단충
해석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라에 우암이라고 하는 어른이 있어서
백도에 들려 시를 지었네.
유교문화의 고난과 재액을 따라,
대노 현옹도 조난만은 궁하여서
춘추 필 유묵으로 심사를 밝히니,
거치른 해풍이 눈물로 단비 옷 적시네.
하늘에 해만이 임 향한 단심 비쳐주네.
돌아 나오면서 만난 중리해수욕장 .
이곳에는 돈 받는 것도 없고 공짜 해수욕장인데 피서객은 두어 명 보이네요.
보길도 맛집에서 해초 전복 비빔밥으로 점심 식사.
윤선도의 원림을 찾아갔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이곳은 김여사가 봐야 하겠기에..
입구로 들어가 들린 기념관은 에어컨이 완전 북극이네요.
으~아..
김여사 이곳에서 나가기 싫어 윤선도 일대기를 외우다시피 했답니다.
그래도 원림 구경은 해 봐야 하기에..
윤선도가 예쁘게 지은 집 세연정을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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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아니면 이 바위는 올라가기 쉽지 않습니다.ㅎ
휴가 일주일 동안 수염을 깎지 않았더니 김여사 난리가 아니네요.
세연정.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한낮이라 꽤 덥지만 세연정에 올라 쉬고 있으니 땀이 사그라드네요.
연못 가운데 발갛게 피어있는 목백일홍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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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같이 생긴 어선이 일렬로 나란히 있는 풍경이 이채롭습니다.
완도 인근의 섬들은 지금은 어한기.
김도, 전복도, 미역도.. 지금은 쉬는 계절.
따라서 배들도 거의 뻘 위에 올려놓았거나 꽁꽁 묶어서 쉬고 있습니다.
망끝 전망대로 가는 길.
너무 더워서 사진만 찍고 얼릉 차 안으로.
망끝전망대 아래 정자에서 바라본 뾰족산.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정자 그늘입니다.
에라 모르긋따.
두어 시간 오수 즐기기로.
김여사 코 고는 소리에 놀라 일어나 혼자 조망 놀이...^^
그동안 뾰족산은 해무에 변화무쌍합니다.
뽀족산 산행기 : 보기
망끝전망대 정자에서 자고 일어나 찾아간 곳이 예송해수욕장.
해수욕장으로 내려가기 전 전망대.
해무가 낀 풍경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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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가 껴서 곳곳 작품입니다.
예송해수욕장,
노는 것도 씻는 것도 모두 공짜입니다.
예송해수욕장 파노라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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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설이용 무료.
그런데도..
보길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인데 정말 사람 없습니다.
겁이 엄청 많은 김여사가 눈치 보지 않고 놀고 있네요.
예송리 해변은 이런 조약돌로 되어 있어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앞쪽 바위가 솟은 곳은 기도라는 섬.
다시 우리 아지트.
망끝전망대 정자로 돌아왔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곳으로 가리개를 쳐 두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먹을거리 모조리 내어놓고,
푸짐하게 저녁식사.
빠지지 않고 매 끼니에 막걸리 한병이네요.
완도지역 토종 막걸리는 너무 싱거워....ㅠ
망끝 전망대 일몰.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리워
저승 가다가 불을 지폈냐.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내 가슴 서편 쪽에도 불이 붙었다.
(조태일의 시 일부)
으아..잡았다.
역 Ω
오늘 하루도 수고했습니다.^^
보길도의 등불축제.
마침 축제 기간 중입니다.
제목이 '등불 따라 걷는 윤선도의 자취'
낮에 들린 세연정을 다시 찾았답니다.
밤에 조는 세연정이 또 다르게 보이네요.
주차장에는 살짝 뜬금없다는 생각이 드는...
축제장에 약방 감초처럼 등장하는 각설이와 이런저런 먹거리장이 생겼습니다.
이런 외진 섬.. 그리고 덥디 더운 여름밤.
정말 맞지 않은 컴셉트네유.
손님 별로 없습니다.
각설이마당에는 의지가 수십 개와 술자리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관람객이 아무도 없지만 무대에서는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그 모습들이 거시기하여 김여사와 맨 뒷자리에 앉아 박수를 쳐 주고 있는데...
어떤 한 무리가 우리 자리 곁으로 왔습니다.
이곳 행사를 주체한 보길도 유지 분들이네요.
같이 어울려 즐거운 시간 보내고..
밤 시간에 다시 예송리해변으로 돌아와서..
구름다리가 놓인 예작도까지 천천히 걸어갔다가 되돌아옵니다.
이곳 구름다리는 밤새 불이 켜져 있답니다.
형형 색깔로 바뀌면서.
담날 아침.
5시 40분에 멋진 일출을 예상했는데 역시 해무로 한참이나 지난 후 해가 구름 위로 방긋합니다.
되돌아가는 길은 노화도 산양진항에서 땅끝으로..
역시 해무 가득이라 배는 산보걸음으로..
가까이 다가가서야 보이는 땅끝전망대
배에서 내려 곧장 시골 고향집으로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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