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내륙도시인 데다 여름에는 지독하게 더운 곳이고 겨울에는 눈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멋없는 곳이라 사실 특별하게 매력적인 여행지로는 그렇게 와닿지 않은 곳이랍니다.
그런 밋밋함을 역발상적으로 이용한 것 중 하나가 한여름 땡더위에 열리는 대구치맥페스티벌인데 의외로 전국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네요.
그리고 또 하나의 역발상, 볼거리 없는 대구에서 옛 추억 지도를 되새기며 걸어보는 골목투어가 있답니다.
하고많은 여행지들도 많은데 하다못해 골목을 여행지로 만들었을까?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생활에서 대구의 골목투어는 잠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근대 100년사에서 굴곡진 역사를 모두 보듬고 있는 대구는 골목의 이곳저곳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요.
대구의 도심 중심지인 중구의 대표적은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한 골목투어는 5개의 코스가 있습니다.
오늘 걸어 본 구간은 1코스.
경상감영공원에서 출발하여 달성공원까지 이어지는 골목길입니다.
거리는 약 3.5km 정도 되는데 소요 시간은 대중없습니다.
중간에 들릴곳들이 몇 곳 있어 그곳에서 시간을 얼마나 보내느냐에 따라 다른데 대략 3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구요.
중구의 이곳저곳에 자리한 여행안내소에는 골목투어에 필요한 지도가 비치되어 있는데 이것 보담 폰으로 지도를 내려받아서 따라 걷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들렸던 여러 곳 전시관 모두 입장료 무료입니다.
1코스 지도 다운 받기 : 이곳
아니면 제가 다녀온 구간 트랩으로 따라 걷기 하셔도 됩니다. : 보기
산행지 : 대구골목투어 1코스 트레킹
일 시 : 2025년 3월 25일
트레킹 코스 :
경상감영공원 - 대구근대역사관 - 수제화골목 - 한국전선문화관 - 대구역 - 북성로 -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 이상화 생가 - 오토바이 골목 - 수창초교 - 수창청춘맨숀 - 대구예술발전소 - 삼성상회터 - 달성공원
소요 시간 : 3시간
골목투어는 2코스가 가장 인기가 좋고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2코스는 청라언덕에서 출발하구요.
이 구간은 이전에 두어 번 다녀온 곳이라 이번에는 첨 가보는 1코스를 걸어 봤네요.
오늘 다녀온 구간 지도입니다.
(위 지도는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지도를 펴고 따라 걷기 보담 폰으로 트랩을 다운받아 따아 걷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
확대 축소가 되니 골목을 상세히 볼 수 있구요.
1코스 지도 다운 받기 : 이곳
지하철 중앙로역에 내려 4번 출구로 나가면 경상감영공원입니다.
공원 앞에는 동성로관광안내소가 있는데 이곳에서 골목투어 지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골목투어 지도는 주욱 펼치게 되어 있는데 이것저것 자세한 안내가 되어 있구요.
근데 초행이나 대구 지리를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지도를 가지고는 제대로 찾아가기가 쉽지 않겠네요.
감영공원에는 꽃들이 엄청나게 많이 피어 있네요.
옛날에는 중앙공원으로 불렸지요.
그 시절의 추억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옛날에는 도청 소재지로 사용이 되다가 6.25 전쟁 때는 이곳이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되기도 했지요.
이곳 감영공원에서는 선화당 건물이 가장 유명합니다.
인근 시민들의 휴식처로 많이 이용되는 곳인데 낮에는 노인분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머니 푼돈을 노리고 찾아오는 분이 박카스...ㅠ
낙후되고 있는 대구라고 하지만 이곳에서 보는 대구는 싱싱합니다.
이곳 대구를 거쳐간 관찰사와 판관의 선정비 모둠입니다.
이곳저곳 산재해 있던 곳을 이곳에 모두 모아 두었네요.
이건 도로원표
대구 거의 다 왔는데 대구가 20km 남았다고 표시되는 건 이곳과의 거리 때문입니다.
서울이나 부산이나 전국 어디에서 대구와의 거리를 표시하는 기준점.
감영공원 바로 옆에 있는 대구근대역사관
옛날에는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대구시 공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볼거리가 아주 많구요.
이게 눈에 확 들어오네요.
인력거도 여러 가지 보았는데 이곳 인력거는 아주 세련되어 보입니다.
삼성과 대구는 떼려야 뗄 수 없지요.
이전에 제 밥벌이였던 곳이구요.
중앙의 작은 사진에서 병철이 아재야와 건희꼬맹이가 보이네요.
집안 전체적으로 병철 사모님 얼굴을 모두 많이 닮아 내린 듯합니다.
왼편 상당의 2번 표기가 선화당건물이고 중앙 하당의 1번 표기가 현 건물인 식산은행입니다.
4번은 헌병대본부이고 중앙 위의 3번은 조선은행, 우측 아래 지붕만 보이는 곳이 대구경찰서 건물...이라고 합니다.
북성로.
3~4십 년 전만 하여도 대구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너무 썰렁입니다.
수제화골목.
대구는 경공업이 유난히 발달했던 곳이었는데 안경이나 우산 이런 건 전국 최고였지요.
특히 섬유산업은 대구를 대표하던 것이었는데 이걸 인력 위주 산업이니 사양산업이니 하면서 노 아무개 대통령이 정부의 지원정책에서 배제하는 바람에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되었구요.
의식주의 가장 앞 글자로 사람이 옷을 입지 않고 살 수 없는데..
작년에 100g도 되지 않는 무게의 아크 바람막이 옷 하나를 30만 원 주고 샀는데 왜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결정을 했는지..ㅠㅠ
그 고부가의 산업을 정부가 밀어주었더라면 대구는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골목 투어의 재미..
모텔과 여관을 지나고.
매화 만발한 근대식 이층 집을 배경으로 펼쳐진 고층빌딩들을 보면서..
오래간만에 보는 전당포.
오메가 시계 맡기도 술값 얻기도 했구요.
한국전선문화관
한국전쟁 때 활동했던 문인들의 보금자리입니다.
대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전선문화(戰線文化)이구요.
작년에 개관을 한 건물인데 이전에는 뭔 건물이었을까요?
이 건물은 오래전 바(술집)로 사용되었던 곳입니다.
바 이름은 '대지' 였구요.
펄벅의 그 대지입니다.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작년에 전선문화로 새로이 바꿈이 되었네요.
입구로 들어가면 위 천정에 이전의 건물 모습이 보이게 해 두었습니다.
전쟁통에 이곳 대구는 최전선이 되어 있었지요.
그 북새통의 와중에도 문인들이 이곳에 모여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시기이기도 하구요.
시인 구상을 비롯하여 조지훈, 최인욱, 박두진, 박목월, 마해송, 최상덕, 이호우, 최태응, 정비석 같은 작가들, 그리고 음암가로는 권태호, 김진균, 윤용하 같은 이들이 있었고 화가 이중섭도 이곳 대구에서 작품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봐서는 그 당시 임시수도였던 대구가 곧 한국 문학과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기도 하였지요.
엽서로 남기는 글을 적는 곳이 있길래..
오늘 정말 모처럼 대구를 새로 만나는 시간이 되었네요.
대구역 큰길 맞은편.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곳에 이런 허름한 곳이 있기도 합니다.
이게 대구이구요.
이 건물의 역사는 얼마나 되었을까?
앞 건물은 옛날에는 시민회관이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오페라하우스가 되어 있지요.
그 옆으로 대구역사(롯데백화점)가 보이네요.
롯데백화점을 통해서 들어가는 대구역이 민자역사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이 롯데가 처음 개장할 때 정말 난리도 아니었지요.
지금은 동대구 신세계와 반월당 현대에 밀려서 존재감이 이전만큼은 못하네요.
다시 북성로 골목을 지나갑니다.
대구에서 제조업을 했던 이들은 이 골목을 엄청나게 드나들었을 것이고요.
그 골목 사이로 매쾌하게 먹던 북성로 연탄불고기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그곳 먹는다고 비싼 택시 타고 일부러 이 골목을 찾았던 추억들이..
걷다가 들린 곳은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2010년, 고(故) 김순악 할머니께서 “내가 죽어도 나를 잊지 말아 달라.”라는 유언과 함께 5천여 만 원을 기탁하셨고, 다른 할머니들께서도 뜻을 함께해 주셔서 역사관 건립을 위한 씨앗기금이 마련되었습니다.
개관은 2015년에 했다고 합니다.
현 건물은 90년이 넘은 일식목조건물을 재건축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 역사관의 의미는 '피해자들과 동시대를 살아온 공간을 통하여 식민지 시대의 흔적을 직시하고 역사적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이상화 시인의 생가건물 앞에는 8번식당이 있답니다.
온갖 방송에 소개가 된 집이구요.
주 메뉴는 순대국밥.
이상화 시인의 생가터.
지금은 '라일락뜨락 1956' 이란 카페로 운영 중입니다.
아주 운치 있고 고즈넉한 분위기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반월당 이상화 생가는 태어난 곳이 아니고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입니다.
이곳이 생가터이구요.
마당에는 이상화나무라고 하는 라일락이 한그루 있습니다.
수령이 200년이라고 하구요.
지금 막 잎을 피우고 있는데 라일락이 피면 얼마나 예쁠까요?
북성로를 지나다가 무심하게 쳐다본 간판.
도장을 파는 집, 구두를 닦는 집, 인쇄기계 돌아가는 집...
사라지고 잊혀지는 추억들이 참 많네요.
오토바이 골목
이곳 건너서 달성공원 앞에 가면 미싱골목도 있는데 아직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전 해져서 보기에 안쓰러운 북성로.
수창초등학교
100년이 훨씬 넘은 학교이지요.
순종황제가 한성 이남 지역 순찰 시 이곳 방향으로 지나갔다는 내용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대구전매청 직원들의 사택이었던 건물.
지금은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이름의 전시관으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관람자가 없어 관리하는 분의 다양한 설명을 혼자 들으면서 여유 있게 1,2관을 구경했네요.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은 옛 전매청 건물.
대구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아는 건물입니다.
주변으로는 지금 이렇게 변해 있네요.
이곳은 수창공원입니다.
엣 전매청 건물은 '대구예술발전소'란 이름의 전시관으로 탈바꿈되어 있는데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마침 오늘부터 개관이 된 전시관이 있어 천천히 둘어 봤네요.
이곳은 대구가 간직한 추억의 거리.
머스마들은 다 아는 이름, 이전의 자갈마당.
지금은 이전 흔적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옛날에는 딱지도 못떼고 군대가는 넘들이 제법 있었는데 이곳에서 그걸 해결하고 가기도 했지요.
아쉬움이 있다면 이런 흔적들도 남겨서 보존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곳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가 제법 있는데 글로 만들 수가 없네유...ㅎ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 자리.
오늘 골목투어 목적지인 달성공원에 도착했네요.
대구 살고 있는데도 정말 수십년만입니다.
어릴 적 아이들 데리고 왔던 기억 이후로는 생각이 나지 않네요.
참 많이도 변한 달성공원입니다.
나무들의 모습이 공원 연식과 함께 하네요.
노인분들만 가득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확 깨지는 순간입니다.
젊은 분들도 많고 남녀노소 즐거운 소풍 장소가 되어 있네요.
입구에 있는 향토전시관을 먼저 둘러 보구요.
달성공원... 카믄.
키다리아저씨를 떠 올리게 하지요.
그 당시 키가 225cm로서 대한민국 공식 키 높이 1위였습니다.
1971년 달성공원 개장과 동시 입사하여 이곳에서 30년 이상 문지기로 근무하다가 1999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달성공원 키다리 아저씨 죽었다고 애통해하는 분들이 많았지요.
달성공원에도 온갖 꽃들이 만발했네요.
진달래도 곱게 피었구요.
오늘의 최종 목적지 이상화 시비에 도착했습니다.
제목으로는 상화시비(尙火詩碑)라고 되어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시비라고 하지요.
전면에 이상화 시인의 대표 시 '나의 침실로'의 일부가 새겨져 있습니다.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
리가 엮는 꿈 사람이 안고
궁그는 목숨의 꿈이 달
지 않느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歲
月 모르는 나의 寢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거게로
제가 시를 참 많이 알고 외우고 있는데 이 시는 아직 머릿속에 온전히 외워지지 않는답니다.
반복되는 내용의 순서와 침실이 자꾸 헷갈려유..
목련이 화사하게 피어났네요.
봄은 금방 지나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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