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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연둣빛 고운 봄날 3암자와 함께한 서룡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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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3 암자가 숨어 있는 곳..

남원의 인월에 있는 서룡산을 찾아갔답니다.

산 자락들이 온통 안개로 덮여 있고 가늘게 비가 내립니다.

안개비...

 

안개비는 소리 없이 꽃잎마다 스미네 이미 잊은 옛날 일들 내게 일깨워주네

한때 사랑한 한때 미워한 수많은 얼굴들이 네게 떠오르네

 

묵은 옛 노래를 흥얼거리며 인월에 도착.

마트 내부에 있는 빵집에 들러서 금방 구운 빵을 사서 배낭에 넣고 산자락 아래 도착.

다행히 비가 그쳤습니다.

 

세 곳의 암자를 이어 걷는 길은 구도의 길.

서진암을 거쳐 나와 금강암을 찾는 길은 미로 찾기와 마찬가지네요.

이정표나 안내판이 거의 없는 산길에서 나름 촉을 믿고 내 발걸음을 믿고 이곳저곳 잘 찾아서 다녀온 하루였습니다. 

 

 

산행지 : 서룡산

일 시 : 2025년 4월 20일

산행 코스 :

서룡산주차장 - 임도 - 백장암옛길 - 백암암 - 금강암갈림길 (금강암으로 올라가다가 되돌아 내려옴) - 서진암들렸다가 되돌아 나와서 - 능선을 타고 서룡산 정상 방향으로 가다가 - 좌측 금강암으로 가는 길 - 금강암 - 서룡산 - 투구봉 - 되돌아 서룡산으로 와서 - 범바위 - 백장봉 - 수청봉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6시간 20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서룡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가까이 되었네요.

텅 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다녀왔는데 산에서도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암자에서 몇 사람 만난 게 전부..

이 예쁜 봄날에 다들 어디 갔는지...

 

좌측으로 보이는 회사가 CJ제일제당입니다.

서룡산 주차장은 이 회사 정문 바로 앞에 있구요.

 

 

오늘 다녀온 산행지도입니다.

반시계방향이고요.

금강암 갈림길까지는 오솔길로 되어 있어 걷기가 참 좋습니다.

주차장에서 백장암까지 가볍게 소풍삼아 다녀와도 참 좋을 것 같네요.

 

백장암에서 서진암으로 가다가 아무 생각 없이 좌측 산길을 따라 올랐는데 20여분 오르다 보니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되돌아 내려왔네요.

갈림길도 간간 있고 등산로가 희미한 곳들이 많아 선등자의 발자국을 잘 찾아 따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서진암은 들렸다가 되돌아 나와야 하고 금강암 갈림길에서 금강암을 찾아가는 길은 희미합니다.

 

 

상큼한 산길이 시작됩니다.

온통 연두입니다.

언제 봄이 이렇게 가까이 왔는지..

 

 

다행히 비는 그쳤네요.

우중 산행을 대비하여 준비도 해 왔는데 산신령님이 오늘도 보살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걷는 발걸음을 따라오는 새소리가 있습니다.

산에서 혼자 걷다 보면 자주 느끼는데 새가 따라오면서 노래를 불러 준답니다.

고맙기도 하고...

 

 

전날 밤에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꽃잎들이 눈처럼 떨어져 있네요.

 

 

백장암으로 가는 오솔길이 참 좋습니다.

연둣빛으로 치장을 하니 더욱 예쁘네요.

 

 

산벚꽃인가요?

능선 곳곳에 피어있어 연두빛깔에 하얀 점점이 특이한 풍경을 만드네요.

 

 

한참을 걸어서 백장암 도착.

능선에서 절집으로 내려가는 삽작문을 통과합니다.

 

 

백장암 풍경.

이곳에는 국보 10호의 실상사 삼층석탑이 있고 그 앞에는 보물로 지정이 된 석등이 있답니다.

 

 

절 위쪽은 스님들의 거처로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인데 내려가다 보니 이곳을 거치게 되네요.

어떤 스님이 나오더니 어디서 오시냐고 묻습니다.

의아해서 쳐다보니 이곳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라고 하네요.

저기 위에 문이 있길래 그곳으로 내려와서 잘 몰라 그렇다며 죄송하다고 하니 괜찮다며 안내를 해 줍니다.

 

 

대웅전 앞의 석등과 석탑.

이 석탑이 국보 10호로 지정이 되어있고 그 앞의 석등이 보물 40호로 지정이 된 백장암 석등입니다.

 

 

절집을 참 많이 다녀봤는데 이처럼 가람배치를 한 경우는 처음 보네요.

대웅전 앞에 석탑이나 석등은 대웅전 중앙과 일직선상에 두지 않는데 이곳은 완전 정 중앙에 대웅전을 지었네요.

가람의 형태로 봐서는 대웅전은 근대의 건물 같습니다.

 

 

탑신 1층에는 각종 보살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천년이 넘게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오늘 이곳 백장암을 들린 주요 이유도 이 국보 3층탑을 보기 위함입니다.

신라 흥덕왕 때 지은 실상사의 암자에 속하는 이곳 백장암은 실상사와 함께 지어졌다고 합니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백장스님이 있는데 그 스님의 이름을 빌려서 지은 암자 이름이구요.

 

백장스님의 가르침 중에서 요즘도 써먹는 말로써..

'하루를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는 의미로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이라는 가르침이 유명하답니다.

 

 

2층에는 악기를 연주하고 있네요.

대개 이런 장면을 천인상이라고 한답니다.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 국보 10호입니다.

이 탑도 며칠 전에 소개한 화엄사의 사사자석탑과 마찬가지로 이형석탑입니다.

이형석탑은 말 그대로 반듯반듯하지 않고 이형적으로 생긴 석탑을 의미합니다. 

불국사로 치면 석가탑이 반듯반듯하게 만들어져 이걸 정형석탑이라고 하고 그 맞은편이 있는 다보탑을 이형석탑이라고 합니다.

이형석탑은 조각도 많고 모가 나지 않아 화려하게 보이기도 하답니다.

 

대개의 탑들은 위로 올라가면서 폭이 줄어드는데 비해 이 탑은 위나 밑이나 폭이 비슷하여 조각 양식이 특이한 경우입니다.

발란스면에서 조금 위태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천년을 버텼으니 남은 세월도 문제없겠지요.

이 국보 문화재를 감격으로 감상하다 보니 그 뒤에 있는 석등은 아무래도 조금 소홀한데 그것도 아주 작품이었습니다.\

 

 

운치 있게 만들어 논 석간수도 한잔 하고..

 

 

부처님 앞에서 품새동작을 하고 있는 동자승이 귀엽습니다.

땡볕에 연습을 많이 했는지 얼굴이 까맣게 탔네요.

 

 

온갖 야생화도 만발합니다.

그중에서 흔하지 흔한 노란 민들레가 눈에 들어오네요.

 

 

유식하게 적어 둔 WC

多弗留是(다불유시).. 이걸 풀이하면 모든 부처가 이곳에 머문다는 뜻이 되니 그 나름 멋진 말.

백장암 화장실 앞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숲길이 운치 백 단입니다.

정말 예쁘네요.

 

 

흐린 하늘에서 가끔 햇살이 비칩니다.

안개는 많이 걷히고 기온이 쑥 올랐네요.

 

 

옹달샘 지나고 오래된 집터 자리를 지나가는데 머위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김여사 같이 왔다면 오늘 산행은 날 샛겠네.

우리 갱상도 촌에서는 이걸 '머구'라고 한답니다.

 

 

본격적인 산길.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서 서진암 들어가는 길목에서 멋진 분을 만났네요.

인근 동네에 계시는 분인데 서진암 들렸다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도사지팡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금강암 들려서 서룡산으로 올랐다가 내려갈 계획이라고 하니 오늘 중에 집에 들어갈 계획이냐고 묻네요.

 

 

한번 오고 싶었던 서진암.

나한 기도도량으로 많이 알려진 유서 깊은 곳입니다.

기척이 없습니다.

입구 옆으로 칠성각이 있고 안쪽에는 반야샘이 있습니다.

물맛이 아주 달고 시원합니다.

 

 

먼 길 와서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법당에는 석조물로 된 나한상 4구가 있고 가운데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셔져 있네요.

나한상은 전체 5기인데 나머지 1기는 조금 후 올라가서 볼 나한전에 모셔져 있습니다.

 

 

바로 앞으로는 지리능선입니다.

오늘은 안개구름이 가려져 능선은 보이지 않네요.

정말 멋진 위치에 자리한 암자입니다.

 

 

암자 뒤편에 있는 나한전에 올라가 봅니다.

 

 

나한전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

지리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네요.

 

 

동굴 안에는 나한 1기가 모셔져 있구요.

나한이라는 것은 부처님 제자를 일컫는데 그중에서 깨닮음을 완성하여 성인 비슷하게 된 이들을 말합니다.

 

 

동굴 안에서 바라본 풍경.

 

 

동굴 입구 나한전 모셔진 앞의 계단에 '신발 해탈 사바하'라고 적혀 있네요.

이 무슨 암호도 아니고 법문도 아니고 뭘까 혼자 한참 생각하다가 설마 발에 신는 그 신발은 아니겠지 하고 내려가서 스님을 만나 정답을 들을 수 있었네요.

참배할 때 신발을 벗고(해탈) 올라가라는(사바하)는 의미..

 

 

다시 암자로 내려와..

배낭을 열고 부처님 공양으로 챙겨 온 빵 두 개와 바나나맛 우유 하나를 꺼내어 가장 저쪽 공양간에서 점심 공양을 준비하고 있는 스님을 살짝 불러서 전해 줍니다.

 

너무나 눈이 맑은, 나이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비구니 스님입니다.

얼굴과 눈만 쳐다봐도 내 마음의 때가 씻기는 느낌이 드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스님은 내가 전해준 공양물을 법당 부처님께 올라고 되돌아갑니다.

나는 다시 배낭을 메고 나오는데..

 

부릅니다. 스님이.

혹시 점심 공양은 드셨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엉겁결에 예 먹고 올라왔습니다. 라고 대답을 해 버렸네요.

이 암자를 거쳐 능선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식사를 할 요량이었답니다.

 

이날 내가 한 이 대답이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이 외딴 암자에서 눈이 너무나 맑은 비구니스님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차 버렸으니..

작고 예쁜 얼굴에 그 어느 보석보다도 맑은 눈을 가진..

스님께서는.

깊은 산속 작은 암자에서 어떻게 홀로 지내시는지 궁금한 것이 많은 세속의 속물입니다.

 

 

서진암에서 되돌아나와 능선을 한참이나 치고 올라갑니다.

 

 

조망이 트이네요.

능선 윗부분이 안개로 가려져 있어 어느 곳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대략 좌측은 노고단과 반야봉으로 예상이 되고 우측은 서북능선의 만복대 능선 같습니다.

 

 

아주 커다란 바위를 지나면서 좌측 금강암 갈림길을 찾아봅니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리본이 몇 개 달려 있네요.

등산로를 버리고 좌측 사면길로 들어갑니다.

외로운 이곳 산길에 올라서 금강암을 찾아가는 이가 있나 봅니다.

 

 

등산로는 거의 희미합니다.

전체적인 산세를 가늠하여 보물찾기 하듯이 촉으로 찾아갑니다.

멀리 인공적인 뭔가가 보이네요.

나중에 가서 보니 금강암 해우소였답니다.

 

 

금강암.

기척이 없습니다.

건물 안에 텐트가 보이네요.

겨울에는 이곳에서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루 한 끼 식사를 하고 40여 년동안 눕지 않고 좌선하는 장좌불와로 유명한 청화(靑華) 스님이 수행을 했던 곳이라 합니다.

지금은 누가 거처를 하고 있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데 주변의 살림살이로 봐서는 누군가 왕래는 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 금강암을 찾는 이유는 암자도 보고 싶었지만 금가암 앞에 있는 금강대 조망을 보고 싶었답니다.

지리 주능선과 서북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천하의 명당이라고 하네요.

다만 오늘은 안개가 능선을 가리고 있어 너무나 아쉽습니다.

 

 

좌측으로 천왕봉과 우측으로 반야봉, 그리고 서북능선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하면 됩니다.

 

 

건너편 바래봉 아래 절이 보이네요.

바짝 당겨 봤습니다.

나중에 확인을 하니 지리산 백련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저 바위 능선은 어디일까?

형제봉 같기도 하고...

주변 능선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합니다.

 

 

서룡산 정상으로 오르며 내려다본 금강암.

원래 암자는 가운데 터 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금강암에서 서룡산 정상까지는 코가 닿을 것 같은 급 경사.

 

 

헉헉거리면 오르다 보니 기존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

 

 

서룡산

잡목으로 조망은 트이지 않네요.

 

 

건너편으로 얼마 전에 다녀온 삼봉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투구봉이 보입니다.

기왕 이까지 온 거 투구봉도 다녀오기로..

편도 0.7km입니다.

 

 

투구봉으로 가는 길이 거친 편입니다.

 

 

 

 

 

투구봉

코브라에 폰을 거치하여 기념사진을 하나 찍어 보네요.

 

 

앞쪽으로 백운산 금대산등인데 가늠이 잘 되지 않습니다.

 

 

삼봉산도 안개구름에 다시 묻히구요.

되돌아갑니다.

 

 

뒤를 돌아보니 삼봉산 정상이 보이네요.

 

 

하산길에 만난 범바위.

전체 산행길에서 가장 조망이 탁월한 곳입니다.

범바위는 엄청나게 튼튼한 로프를 타고 올라가야 합니다.

 

 

하산코스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저기 아래로 인월이 보입니다.

 

 

범바위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바로 앞으로 덕대산과 바래봉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태극능선의 시발점 서북능선입니다.

우측으로는 함양의 산들도 보이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아래로는 봄기운이 완연한 들판 풍경입니다.

 

 

오늘따라 진달래가 더욱 진하게 보이네요.

전날 비바람에 얼마나 호되게 당했으면 색깔이 이처럼 짙어 보일까요.

 

 

멀리 가운데가 반야봉 같네요.

 

 

하신길에는 소나무 피톤치드 뿜뿜입니다.

 

 

조상님 사수작전 2탄

(조상님 사수작전 1탄 보기)

 

 

긴 하산길 마치고 주차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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