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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봄 되면 꽃이 피고 -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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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 봄날 · 엄마 · 꽃


 

주말에 엄마 좋아하는 간식거리 만들어 고향 인근 요양원에 들렸네요.

 

엄마가 대뜸..

오늘 할머니 제사가? 

라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조금 있다가 

아버지는 집에서 머하노? 라고 하십니다.

집에 잘 계셔요. 라고 대답합니다.

돌아 가신지 10년도 더 지났는데..

 

두 분 다 돌아가시기 전 엄마를 엄청나게 고생시켰는데 그게 애증이 되었다가 애정으로 변했습니다.

할머니는 시골에서 중풍으로, 요즘 말로 뇌졸중으로 3년을 고생하셨는데 엄마 시골 농사를 지으면서 대소변을 다 받아 냈지요.

아버지도 돌아가시기 1년 전부터 치매가 와서 엄마가 너무나 고생을 하셨는데 그래도 늘 아버지 걱정을 하셨습니다.

 

늘상 말씀이 내 죽거든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 묻어라고..

니 아버지와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팍팍한 시골 살림에서 양반 노릇하며 며늘 구박하던 할아버지와 뇌졸중 할머니 모시면서 그렇게 고생을 하셨는데도 원망이나 미움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말도 못합니다.

귀가 조금 어두우셨던 아버지는 동네 사람들과 어울릴 때 조금 소외 되거나 엉뚱한 대답을 해서 웃음거리가 되곤 했는데 그날 저녁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는 밤중에 그 집에 쳐 들어가 온 밤새도록 분풀이를 했지요.

그렇게 아버지의 방패가 되어 살면서도 다섯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내신 엄마...

 

요양원에 면회를 자주 가지 말아야지 속으로 다짐을 합니다만 그래도 그게 되지 않네요.

다녀오면 너무나 맘이 아픕니다.

동생들한테도 자주 가지 마라고 합니다.

 

엄마 보고 나와서 시골집 들렸습니다.

집 뒤에 밤산(밤나무 산)이 있는데 엄마 건강하실 때 이 밤산은 제법 돈벌이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가을이면 엄마가 올라가서 밤을 한 톨 한 톨 주워서 그걸 큰 포대기에 담아 꽁꽁 묶어서 아래로 굴러 내립니다.

그러면 바로 집 뒤가 되고요.

대략 밤 한 톨에 100원 정도 했답니다.

100개 주우면 만원, 1,000개 주우면 십만 원...

이걸 수레에 싣고 농협에 가져다주면 곧장 돈이 입금이 되었지요.

 

그 밤산이 관리가 되지 않으니 엉망이 된 지 오래입니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잡풀들이 우거졌고요.

외사촌 동생이 와서 그곳 일부 밤나무를 베어내고 두릅을 심었네요.

애시내기(경상도 사투리로 첫물, 첫 수학) 상품성이 되는 건 따서 팔았으니 형수님 와서 따 가라고 합니다.

욕심 많은 김여사와 둘이 올라서 두릅을 땄는데 첫 순 따고 가지를 쳐서 그런지 그리 많지 않지만 먹을 건 되네요.

 


 

고향집 뒤 논둑에 핀 꽃들입니다.

꽃도 풀도 ..

눈을 맞추니 예쁘지 않은 것이 없네요.

 

 

 

 

 

 

 

 

 

 

 

 

 

 

 

 

 

 

 

 

 

 

 

 

 

 

 

 

 

 

 

 

 

 

 

 

 

 

 

 

 

 

 

 

 

 

 

 

 

밤산에서 딴 두릅을 손질하고 있는 김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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