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일출 산행 일기 2020. 1. 1. 2020년 새해 첫날 일출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연례행사로 지리산 천왕봉 새해 일출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이전에는 새해 첫날 당일산행으로 중산리에서 새벽에 올랐는데 작년부터는 장터목 1박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덜 피곤하고 특히 해발 1,750m 장터목에서 맞는 해넘이는 색다른 감흥을 주네요. 올해도 장터목 일몰은 눈물이 찔끔 날만큼 멋졌는데 다만 너무 추웠습니다. 으스스...(아는 사람만 아는 바람, 추위) 올해 들어 가장 추운 경험을 한 것 같네요. 얼굴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에 모처럼 겨울 맛 제대로 즐긴듯 하구요. 지리산 일출산행은 새벽에 오르는 당일 산행보다 장터목 1박 산행이 좋긴한데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편합니다. 대피소에서는 아무리 잘려고 하여도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근데 그것보다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씻지.. 산행 일기 2019. 1. 1. 마지막 일몰과 새해 일출을 지리산에서 맞다. 새해 첫날, 불경기의 영향인지 올해 지리산 천왕봉 일출맞이 오신 분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든 요즘, 뭔가 의지하고 어딘가 빌고 싶은 마음들이 찬바람 몰아치고 손끝 굳어 아려져오는 매서운 추위속에서도 이곳 천왕봉까지 올라오게 한 것 아닐까요. 늘 뜨는 해이고 어제의 그 해가 분명한데도 사람들은 의미에 의미를 더하여 오늘 떠오르는 새해 첫날 저 태양에게 소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수 많은 해맞이 인파들 중에서 저도 낑겨 있습니다. 다만 저는 빌고 원하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구요. 우선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고개를 깊이 숙입니다. 지난해 이곳에 올라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그 원(願)을 고스란히 다 들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 다시 이곳에 올라 올 수 있게 되었구요. 이런 엄청난 감사함.... 산행 일기 2018. 9. 27. 정글 숲 같은 지리산 남부능선을 걷다.(남부능선 종주기 전편) 지리산의 대표능선으로는 주능선, 서북능선, 남부능선이 있습니다. 주능선은 대표 종주코스로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이고 서북능선은 성삼재에서 서북쪽의 바래봉을 잇는 길로서 봄철 철쭉꽃능선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위 두 곳 외 남부능선은 지리산 개방탐방로 중에서 가장 찾는이가 적은 구간이고 등산로가 거의 정글 수준이라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주 구간은 삼신봉에서 세석대피소까지인데 7.6km입니다. 그리 길지 않는 구간이지만 소요시간은 5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추석연휴 첫날과 이튿날, 1박2일로 남부능선을 걸었습니다. 첫날은 청학동에서 장터목까지, 둘째날은 장터목에서 대원사까지.. 첫날, 청학동에서 세석까지 걷는 동안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나홀로 잡풀과 산죽숲을 헤치면서 .. 산행 일기 2018. 9. 27. 들꽃향기 가득한 지리산 주능선 (남부능선 종주기 후편) 지리산 남부능선 산행기 후편입니다. (전편 산행기 : https://duga.tistory.com/2646) 후편에서는, 초가을 지리산 주능선의 풍경과 장터목대피소 일몰풍경, 천왕봉의 일출, 그리고 지리지리한 대원사 방향 하산길 풍경이 담겨져 있습니다. 능선에는 온통 둘국화 정원이 마련되어 있고 이런 저런 야생화들로 가득합니다. 촛대봉 지나고 연하봉에서 만나는 연하선경은 지리산 주 능선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풍경이고 촛대봉의 조망은 一望無際, 막히는 곳 없습니다. 지리산 최고의 선경과 최고의 조망처가 있는 세석~장터목 구간은 주능선의 백미입니다. 이쯤의 초가을이 최고이구요. 남부능선구간에서 온통 거미줄로 얼굴을 짓이겨서 엉망이 되었는데 주 능선의 탁 트인 길을 걸으니 정말 좋습니다. 세석대피소를 지.. 산행 일기 2018. 6. 9. 지리산 화대종주 1 - 초록색 능선을 홀로 걷다. 지리산이 그리워 떠난 여행길..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아침 7시 50분에 떠나는 구례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구례에 내려 다시 화엄사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린 시간은 11시 50분경. 주차장에 내려 배낭을 짊어지니 어깨가 휘청 내려 앉습니다. 모처럼의 장거리 산행. 화엄사로 걸어 올라가는 내내 이 배낭무게를 몇일간 잘 견뎌낼까 걱정이 됩니다. 뒤집혀 있는 배 밑바닥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직도 제법 버틸만한 공기가 남아 있다고는 하나 이 세상의 빛하고는 아득한 그 장소에서 처철하게 살아나고 싶다는 건 자의 뿐. 누군가 배 밑창을 뜯어 그를 구해야 합니다. 온 세상에 짓눌려 살아가는 현실도 그와 뭐가 다를까요? 바보같다는 생각속에서 언듯 지리산이 떠 올랐고, 지리산 속에서 .. 산행 일기 2018. 6. 9. 지리산 화대종주 2 - 아무도 없는 천왕봉 정상을 처음 보았네. 꿈... 꿈이란 것이 뭐 였던지 그걸 잊어버린지 오래 되었습니다. 꿈이란게 스스로 키워가다 보면 이뤄지게 되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는지 꿈과 거리가 너무 멀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다가 모두 잊어 버렸습니다. 지난 것들.. 소중한 내 것들.. 詩도 내일도 사랑도 꿈..도 그래도 아직 미련까지 잊지 않았네요. 그 한자락에 기대어 모든것을 꺼꾸로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머리속에 소용돌이치는 욕망을 일깨워 잊어버린 알갱이들을 줏어모아 퍼즐을 맞춰보고 싶습니다. 지리산 능선을 홀로 거닐면서 그런것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지리산 능선은 넉넉하여 제게 시간을 아주 많이 주었습니다. 걷고 걸어도 남는 시간들.. 그리하여 무얼 얻었을까? 뭔가 가득 채워 올 것처럼 떠났는데 되돌아 오.. 산행 일기 2018. 1. 1.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에는 황금색 해가 떠오르다.(2018.1.1) 날씨가 너무 좋아도 탈인겨.. 과유불급(過猶不及).. 넘침은 모자라는것 보다 못하다는 말인데 전국적으로 일출 보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말에 지리산 천왕봉에는 무지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너무 좋은 날씨탓에 산 정상부 기압 차이로 구름 안개를 가득 몰고와서 운평선(雲平線)위로 떠 오르는 새해 첫 해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꼭히 사라졌다기보담 묘한 일출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의 새해 첫 일출은 대개 7시 40분쯤 이뤄지고 장엄한 아침 여명이 살짝 보이는 순간 해가 살짝 떠 오르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금색빛 해가 떠오른 것입니다. 하늘이 어찌 알고 이런 수작을 부렸는지 올해 황금개띠의 그 누런 빛깔의 해가 동쪽 하늘에 은은하게 솟아 오르면서 자리했는데 이전같은 큰 환호성은 사라졌지만 어찌보면 .. 산행 일기 2016. 1. 2. 2016년 1월 1일 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 3주전에 오른 지리산에 또 갔습니다. 새해 첫 일출맞이를 위하여..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가 일찍 예보가 되어 있었고 기온마저 그리 낮지 않아 어느해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 천왕봉 일출맞이를 하러 왔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맞이를 당일로 하기 위하여는 두 곳의 코스를 이용할 수가 있는데 하나는 중산리 코스이고 다른 하나는 백무동 코스입니다. 두 곳다 아침 새벽에 일찍 출발하면 정상에서 일출맞이가 가능 합니다. 두곳다 올라가는 소요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는데 대략 3~5시간 정도 잡으면 됩니다. 걸음이 빠르거나 체력이 좋은 사람은 3시간이면 정상에 오를수도 있구요. 체력소모는 중산리 방향이 휠씬 더 많이 듭니다. 가파른 오르막이 많아 체력안배를 잘 해야 하는 곳이구요. 1박 2일의 산행으로 천왕봉 일출을.. 산행 일기 2015. 1. 1. 2015년 1월 1일 지리산 천왕봉 일출맞이 산행 새로운 한 해가 시작 되었습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새벽에 지리산에 올랐는데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기상청 일기예보에는 새해 첫날 햇님이 방긋 했는데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가는날 저녁에 눈이 내렸고 산행내내 진눈깨비가 뿌려서 천왕봉 일출은 보지를 못하였습니다. 2000년 이후 신년 첫날을 거의 지리산에서 보냈는데 올해가 가장 날씨가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무릇 겨울산행의 진미는... 얼굴을 바늘로 콕콕 쑤시는듯한 모진 바람. 영하 몇도인지는 모르지만 손발이 마비되어지는 듯한 추위. 그리고 온 세상 하얗게 변해버린 설경. 이게 겨울산행의 맛이라면 맛인데.. 이번에 지리산 새해 첫날은 이 세가지가 참으로 잘도 맞아 들어간 날이었습니다. 다만 너무나 아쉬운게 있다면 아침 7시가 휠씬 넘어도 해는 고사.. 산행 일기 2012. 9. 29. 지리산 화대종주,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 3일째 산과 안개의 절묘한 앙상블. 지리산 종주 3일째. 벽소령대피소 - 선비샘 - 칠선봉 -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연화봉 - 장터목대피소 벽소령은 일출로서는 그리 좋은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명으로 밝아오는 동쪽 하늘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벽소령은 달맞이로 유명합니다.) 서서히 아침은 밝아오고.. 운해가 산 봉우리를 감싸고 도는 모습이 눈이 시리게 아름답습니다. 대피소에는 모두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메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모두 헬기로 공수하여 파는 것들이라 시중보다는 꽤 비쌉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데 이곳 벽소령에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네요. 여러가지가 아니고 딱 한가지만... 설레임..ㅋㅋ 가격은 2,500원. 높은 산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빨고 있는 기분도 괜찮을 것 같지만 너무 비싸 포기.... 산행 일기 2012. 9. 29. 지리산 화대종주,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들 - 4일째 천왕봉 일출을 보고 지리산 종주를 마무리하다. 지리산 종주 마지막 날. 장터목 - 천왕봉 일출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유평마을 - 대원사 - 유평탐방센터 - 주차장 - 진주 - 대구 새벽 4시에 기상. 밖으로 나오니 하늘에 별들이 총총합니다. 정말 별이 많습니다. 요즘들어 이렇게 많은 별들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요? 날씨가 맑아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들게 합니다. 그러나 지리산 날씨는 알 수 없습니다. 금방 맑다가 구름이 가득하여 흐려지거나 안개가 끼여 버리면 일출은 헛사가 됩니다. 4시 40분경. 대강 베낭을 싸고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아직 일출시간이 많이 이릅니다. 시계를 보니 5시 50분경. 날씨는 늦가을 날씨 정도.. 정상에서 약간 비껴나면 바람을 막.. 산행 일기 2011. 1. 2. 2011년 새해 첫날 지리산 일출 산행 지리산 설경,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새해 첫날 지리산 해맞이 산행을 다녀 왔습니다. 지리산 일출 산행은 12월 31일 밤 장터목 대피소 예약부터 시작 됩니다. 제작년까지는 새벽 2시에 입산을 허용하여 밤에 올라 일출을 감상하였지만 작년부터는 5시에 입산을 허용하여 정상 가까운 대피소에 하루 전에 올라 있어야 일출 감상이 가능한 것입니다. 예약은 15일 전부터 인터넷으로 하는데 한해의 마지막 날은 일출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몰려 0.1초만에 135명 정원이 순식간에 동납니다. 아마 지리산을 종주 해 보신 분들은 성수기에 대피소 예약이 얼마나 힘든지 아실 것입니다. 이렇게 고시패스보다 힘들다는 섯달그믐날 대피소 예약을 무사히 해 놓고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데..연말이 될수록 날씨가 점점 수상.. 산행 일기 2010. 1. 4. 2010년 1월 1일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 새해 첫날 지리산에는 눈, 눈, 눈... 12월 31일 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첫 일출을 맞기 위해 지리산으로 달려 갔습니다. 여느해 지금 시간쯤이면 중산리 국립공원 관리소부근은 시장터마냥 붐빌것인데 오늘은 조용합니다. 오후 1시까지 폭설로 입산이 통제되었고 이제까지는 1월 1일 새해 일출 산행을 위해 새벽 2시에 입산을 허락 하던것을 올해 2010년 부터는 새벽 5시로 늦추는 바람에 많은 이들이 지리산 일출을 포기하였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조용한 관리소에서 여직원들이 마련해 주는 차와 군고구마, 그리고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 4시 40분이 지나 산행을 시작 하였습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었지만 일찌감치 각오를 하고 간 덕분인지 그리 추위를 느끼지 못하였습.. 산행 일기 2009. 1. 2. 2009년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 해맞이 지리산 천왕봉 신년 해맞이를 다녀 왔습니다. 지난 2000년의 새천년 일출부터 올해까지 6번의 천왕봉 신년 일출 산행을 다녀 왔는데 올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기가 좋지 않아 천왕봉 거의 다 올라 갈때까지 눈보라가 몰아치고 날씨가 매섭게 추워 고생을 많이 한것 같습니다. 로타리 산장에서 적십자 안전요원이 마이크로 외치던 말이 떠 오릅니다. "현재 천왕봉 기상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잘 준비하고 올라 가셔도 5분을 버티기 힘듭니다." 새 천년이 시작되었던 2000년도에는 정말로 많은 사람이 일출맞이 산행을 하였습니다. 중산리에서 밤 11시 30분에 개방을 하는 바람에 정상에 일찍 오른 사람들은 그 무서운 추위속에 약 3시간을 기다리며 버텨야 하였습니다. 이 날 마침 KBS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