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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대한민국 악기의 메카 낙원상가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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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고향은 서울 종로이고 제 어린시절 아버님은 광장시장에서 잡화상을 하셨더랬습니다. 가끔 가게에 놀러가면 이곳을 구경시켜주셨죠.

아버지의 굵은 검지손을 붙잡고 낙원상가를 돌아다녔던 같은데요 그때 이곳 저곳에서 피아노소리, 기타소리, 관악기소리등 시끄러웠지만

희한한 물건이 가득한 별천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이제 이곳을 제가 일부러 찾는곳이 되었으니 이럴줄 저도 몰랐습니다.ㅎ

암튼 여기 낙원상가는 배고픈 뮤지션들이 악기를 빌려가기도 하고 악기공부하고 음악일을하고 그랬던것 같습니다.

전국에서 악기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초보자든 프로전문가든 이곳을 한번쯤은 다녀갔을거라 생각되구요... 마치 한국 음악의 성지같은곳이죠.

파고다공원(탑골공원)옆에 위치한 유서깊은 복합 건물로 낡고 허름해졌지만 예전 이곳은 인근의 세운상가와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근대 상가 건물로 꼽혔습니다.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노후된 낙원상가의 재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지금껏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지 그대로 입니다.

붕괴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외관상 그렇게 보이진 않았지만 재개발이 되더라도 "대한민국 음악의 심장"이란 타이틀은 꼭 간직하였으면 좋겠습니다.

 

 

 

3월의 첫날 삼일절 아침... 직장에서 퇴근하여 낙원 악기상가를 찾았습니다..

왜냐구요? 음..... 제가 얼마전 이 세상에서 젤루 사랑하는 집사람 처럼 아끼는 악기... 색소폰가방을 들다가 그만 놓치며 떨어뜨렸지 뭡니까.

색소폰시작한 후 지난 수년동안 그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그날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악기가방 지퍼를 잠그지 않은채 들다가 덜컹했답니다. ㅠㅠ

순간 제 입에서 터져나오는 소리 "으악!!" 정말 악소리가 나더군요. 순간 번개같이 스캔을 하여 혹여 찌그러진곳은 없는지 샅샅이 살펴보았습니다.

다행히 몸체가 아닌 맨꼭대기 핀이 조금 휘었네요. 급히 살살 힘주어 바로잡았습니다. "휴~~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 하며 스스로 위안했죠.^^ ㅎㅎㅎ

암튼 이래저래 악기 점검 받은지도 오래되었고 혹시 다른곳이 아픈곳있나 하여 낙원 악기상가를 찾았습니다.

 

 

 제가 낙원상가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0시정도 였는데 상가옆 인사동거리 입구에서 3.1절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궁금하여 기웃거리다가 핸드폰을 머리위로 들고 찍어보았습니다.

95년전 기미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것같더군요. 젊은이들이 그당시의 의복과 얼굴에 분장을 하고 그 뒤로 삼일절노래가.....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순간 가슴 뭉클함이 밀려오네요.... 이 땅의 학생들...젊은이들이 선열들의 노고를 잊지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 

저도 대한 독립 만세~~~ 하고 속으로 외쳐보았답니다. ^^*

 

아래 부터는 낙원상가 내부입니다.

 

 

휴대폰으로 급하게 찍어서 그런지 화질이 좋지 않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헉~~이곳 저곳 상가 내부를 찍다보니 정작 제 악기를 고쳐준 악기사는 찍지 못했네요.

저는 베델악기사를 주로 다닙니다.

친절하고 뭐든 악기수리에 대해선 정평이 나있죠. 악기 사시거나 수리하실분들께 추천합니다.

 

 

 많은 기타와 우쿨렐레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쿨렐레는 하와이가 고향인 넉줄의 현악기인데요 기타보다 쉽다고 하는데 저는 그마저 쉽지 않아보입니다.

 

 

상가에는 우리나라 악기 박물관처럼 모든 악기들과 음향장비들이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좀 한다는 뮤지션들은 각자 자기의 해당하는 악기를 들고 메고 이곳을 찾았을것이고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저는 오로지 쬐끔 아는 악기는 색소폰 하나 이므로 다른 악기는 별로 눈이 가질 않습니다.

색소폰을 처음부터 독학으로 너무 힘들게 배운 기억 때문인지 다른악기는 그저 겁부터 냅니다. 사실 몇번 포기하려했었씀다.^^

 

 

유리창 안의 황금빛깔 색소폰들이 마치 황룡처럼 몸을 꼬아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멋지죠?

 

 

 

아~ 사진이 이렇게 흔들렸을줄이야.... 잘보시면 검정색 색소폰도 보이고 고철상에서나 봄직한 썩음썩음한 색소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무시하면 안됩니다. 수십년전에 만들어진 프랑스의 유명한 셀마 마크6 같은 명품 악기는 때론 천만원을 호가 한답니다.

주변에 몇 분들이 이 악기를 소장하고 계시는데 막대한 자금력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그냥 제 입을 명품으로 만들어가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중입니다. ㅋㅋㅋ^^*

 

  

 

어느 악기사에서 리페어맨이 색소폰수리를 하고 있군요. 이 녀석도 어디가 아파서 왔나본데 잘 치료하고 가길 바래봅니다.

저렇게 귀를 대고 키를 눌러보았을때 통팅탱텅하고 맑은 공명음이 나면 컨디션이 좋은거라 하더라구요.

 

    

 

자꾸 우쿨렐레가 보이는데 저희집 막내녀석 선호가 생각나는건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계단층 벽면에는 예전에 이곳이 유명한 극장이었다는 소개를 하기위한 포스터들이 붙어있었습니다.

예전에 4층은 허리우드 극장이었는데 이젠 허리우드 클래식과 서울아트시네마로 연명하고 있나봅니다.

조금 그석한 이야기지만 허리우드극장은 게이가 많은곳이라고 유명하기도 했는데 요즘도 그럴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고교시절 친구녀석 둘이 영화보러 왔다가 호되게 당할뻔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어찌나 웃었는지.ㅋㅋ

 

       

 

토요일이고 삼일절 공휴일아침이라 그런지 상가내부엔 고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질 않았습니다.

이곳의 명성도 예전만 못해져 가나 봅니다. 서초동등 서울의 곳곳에 악기사들이 집단으로 개업하는곳들이 있고 동네마다 악기사들의 포진도

무시못할것 같네요. 사실 용산 전자상가와 더불어 낙원상가도 흑역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긴 힘들죠. 이른바 바가지와 눈탱이....

하지만 모든 점포가 그런건 아니니 미리 가격정도는 알아보시고 몇 가게 들러서 발품을 파시면 오히려 싼가격에 득템할수도 있답니다.

 

         

 

 

                            

  

아래 사진은 제 악기입니다.  YAS-62s... 수리가 끝났네요.

특별히 고장난곳 없고 밸런스 맞추고 담보 패드 두어장 교체했다더군요 내년쯤엔 올 패드 교체하러 오랍니다.

제가 이 녀석과 함께 한건 7년 정도 되었구요 원래 실버악기는 관리가 힘든데 변색안되고 컨디션 최고라며 악기사에서 칭찬들었습니다.^^*

저와 평생을 같이 할 녀석인데 더욱 잘 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상으로 두서 없는 낙원상가 구경을 마치겠습니다. 행복한 3월 되셔여~~~^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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