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있어 절친한 친구 몇 명과 승합차 한 대를 대절하여 부산으로..
몰운대 김해횟집에서 한잔하고 다시 광안리로 가서 2차로 호메르스 19층 호프집에서 광안대교를 안주 삼아 생맥주 이~빠이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구에서 같이 내려간 친한 친구 한 명이 오늘 결혼기념일이라 하네요.
근데 그 친구 결혼할 때 저와 또 다른 친구 한 명과 같이 함진아비를 했더랍니다. 그때 마른오징어 쓰고 신부집 골목을 누비며 재미있게 함 흥정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결혼식 사회는 몇 번 본 일이 있지만, 오징어 덮어쓰고 함 팔러 다닌 일은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요.
그 멋진 추억이 되새겨져 그 친구와 술을 나누며 횡설수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
그 친구 曰
"대구 올라가서 마누라 불르낼낑꺠 느그들하고 같이 한 잔 더 하자이!"
- "칭구야, 너무 늦지 않큿냐?"
"머, 이제 12시밖에 안됭능데..느그들이 우리 결혼 시켰따 아이가..ㅎㅎ"
따지고 보면 그 두 사람한테는 특별한 인연의 함진아비들인데 우리도 그 기분에 휩싸였고 기왕 알콜이 온 몸을 휩싸여 도는 기분이라 마다 할 이유 전혀 없었지요.
- "그럼 자네가 지금 제수씨한테 연락해봐라."
"햐.. 고맙다 . 극정마라. 내 마누라는 내 말이라카몬 자다가도 일어난다 아니가."
그리고 그 친구는 폰을 꺼내어 카톡을 장문으로 날렸습니다.
이런저런 ...어쩌구 저저꾸..
그때 그 함진아비 친구들과 같이 오늘저녁에 술 한 잔 하기로 했고, 지금 대략 부산의 술자리가 마무리 되었고 대구 도착하면 2~3시는 될 것 같으니 자지 말고 분 바르고 대기하고 있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이 지나고 우리는 호텔 바를 나와 부산 친구들과 헤어져서 대구로 오는데 그 친구 부인한테 뒤늦은 단문의 답장이 도착하였습니다.
친구의 폰 카톡으로 날아 온 부인의 간단한 답장 한마디...
확! 고마 ~
이제까지 기세등등.. 마누라를 손아귀에 쥐고 대감노릇을 하듯 했던 그 친구는 얼굴이 단번에 쭈그러지고 기가 팍 죽어 버리더군요.
이제 60줄에 다가가는 친구의 현실..
家和萬事成이란 내가 조금 氣 죽으면 집안이 편한거 .. 그걸 결론으로 여기고 사는 불쌍하고 가련한 친구여..
우째등간에 바깥에서 기 살아 설치는거는 우리가 다 이해 할 것잉께 걱정말고, 집에서는 기 죽어 살아도 좋네. 둘이 잘 지내고 오래오래 건강해라이.
그기 최고다.
함진아비와는 다음에 한 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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