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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아주 오래 전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함께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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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그때 저는 대구의 모 회사에서 품질관리라는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통상 약칭으로 QC(quality control)라고 많이 사용하였지요.

 

품질관리라고 하니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로 제품을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수단이나 체계를 의미하는 통괄적인 말입니다.

여러가지 기교와 도구(이론적인 도구)들이 사용되는데 회사안에서는 각 부서별로 분임조가 있어 활발한 활동을 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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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인가,

회사 임원이 저를 부르더니 개인적으로 맡은 업무에 대하여 이것저것 세세히 캐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 몇 번이나 같은 일이 반복이 되어지고.. 그 무렵 이런저런 활동으로 경영에 도움을 준 일이 몇 번 있었고 별 것도 아닌데 메스컴에도 두어번 등장 한 일도 있고하여 아마도 사내표창이나 받을 것 같다는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공적조사를 한다든지, 제 허름한 사내작업복을 개별적으로 맞춘다고 치수를 재지않나...

 

그 뒤 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골에서 엄마가 질겁을 하여 전화를 주셨는데 면장이 수 차례나 우리집을 방문하여 이것저것 조사를 해 갔다고 하네요.

글쎄 아무리 시골이지만 면장이라면 그 면(面)에서 최고 지위인데 이 분이 뭔 일로 누추한 우리 집에 직접 와서 조사를 하다니..

그뿐만 아니고 몇 일 뒤에는 대구 제가 세 들어 사는 두칸짜리 전셋방에 동장이 찾아와서 허리를 굽히며 뭘 사들고 와서 인사를 하고 필요한 것이나 불편한 것들이 없냐며  묻지를 않나.. 동사무소 직원이나 동장은 그 뒤로도 몇 번이나 찾아와서 이것저것 건네고..

 

저도 수시로 회사 임원실에 불려 올라가 이것저것 공적을 적고 수정하고 또 살짝 부풀리기도 하고.. 암튼 대략 보름 정도를 희한한 분위기로 보내면서 긴장되는 일들이 엄청나게 일어 났습니다. 회사에서 알려준 내용으로는 중요한 분의 표창을 받을 예정이라고 하였구요. 짐작으로는 대구시장쯤 되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게 점점 요상하게 생각이 바꿔더이다.

 

혹 대통령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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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정해진 날짜인 2월 22일..

대통령의 지방순시가 있던 날...

(이 내용부터는 제 일기장에 있는 내용을 참고하였기 때문에 시간이나 장소등이 정확합니다.)

 

회사에서 마련해 준 맞춤 사복(社服)을 입고, 머리는 말끔하게 이발로 단장을 하고 대기장소로 향하였습니다. 10시 40분까지 도착시간인데 회사에 들려 가다보니 시간이 촉박하여 부랴부랴 도착하였는데 이미 관지역 기관장들과 유지들이 모두 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명찰을 지급받고 자리 확인을 하는 절차가 있었는데 '귀빈'과의 거리는 불과 2~3m정도. 대표탁자 바로 앞이 제 자리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몸 검사나 소지품 검사등을 세세히 하였고 그 뒤로는 마칠때까지 모든 것이 철저한 통제 속에서 진행이 되어졌습니다.

 

그곳에서 이런저런 주의사항이나 전달사항을 듣고 3대의 시청버스에 나눠타고 오찬장이 있는 시청으로 향하였습니다.내 명찰에는 '모범시민 모범근로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저 같이 지역 유지가 아닌 모범시민 자격으로 참석한 사람은 모두 4명. 효부, 효자, 여자모범운전자한 분,, 저 .. 이렇게 4명 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대구에 있는 회사원들 모두의 대표 자격이 된 것입니다.

 

시청에 도착하니 두 팀으로 나눠져서 각각 다른 방으로 안내가 되었는데 그 곳에서 시청직원이 저를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저를 비롯한 4명은 대통령이 직접 소개를 할 것이니 준비를 하고 있어라 하면서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흥분과 긴장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막상 조금은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그냥 대통령과의 자리에 참석만 하나보다 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소개를 한다고 하니..

 

조금 있다가 대통령과의 접견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따로 이뤄졌습니다. 일단 장관들이 죽 도열해 있는 앞으로 가서 각각 악수를 하고 마지막으로 대통령 앞에서는 자기 소개를 하면 대통령이 손을 내밀고 같이 악수를 하는 절차입니다. 여기서 큰 실수를..

시청 직원이 사전 교육을 몇 번이나 한 것 중 하나가 '대통령과의 악수에서는 절대 두 손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저도 모르게 엉겁결에 왼손이 따라 나가버려... 이 큰 실수로 이날 대통령과의 악수 장면을 찍은 사진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접견순서가 끝나니 곧바로 오찬장으로 안내가 되어 졌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찾아 갔는데 내 자리는 A-4. 좌측으로 4번째로 중앙 부분 바로 대통령 앞자리..  쳐다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가까운 자리에서 대통령과 만남이 이루어 지고 있는.. 이윽고 박수소리와 함께 대통령이 입장을 하고 이어서 공식적인 행사전에 대통령의 사담(私談)이 있었는데 정말 말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히 아는 근엄한 얼굴은 전혀 아니었고 지금 기억나는 건 아주 희고 깨끗한 얼굴. 그리고 친근감이 가는 목소리..

 

암튼 한참이나 이어진 대통령의 재미있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웃음소리 박수소리등이 끝나고 대통령께서 눈짓을 하니 그때부터 주위에 와 있던 모든 방송국 카메라가 작동을 하고 이리저리 카메라 셔터소리도 터지기 시작하면서 공식적인 행사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긴장된 시간이 조금씩 흐르고 이윽고 대통령께서 부드럽게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경대현씨, 일어서 주세요.'

 

완전 쫄고 긴장이 되어 큰일이다 했는데 이상하게 이때부터는 동네 아저씨가 부르는 것처럼 별 긴장감이 들지않아 편안하게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저를 향한 시선이.. 정부 각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보좌관들, 그리고 지역기관장, 유지들... 대략 100명은 넘을듯한 수 많은 눈동자가 일순 저를 항하고 있는데 다시 확 긴장이 되어 왔습니다.

 

대통령은 이런 긴장한 저와는 상관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적혀진 메모지와 제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제 소개를 먼저 하였고 그 다음 직장도 소개되었고 다시 공적사항을 설명하면서 칭찬의 말씀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주위에 있던 방송국 카메라 불빛들이 제 얼굴을 쏘아대는 느낌이 지금도 선하네요. 암튼 수 없이 터지는 플래시 불빛과 수많은 시선들을 고스란히 받은 4~5분간의 시간이 지나고 우뢰와 같은박수를 받으며 제 시간이 끝났습니다. 다른 세명도 같은 내용으로 진행이 되었구요.

( 그날 회사 대표께서도 저 때문에 초대가 되어 참석을 하셨는데 회사 소개가 장황하게 대통령 입으로 소개되어지는 바람에 주위에 칭찬을 엄청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회사에서도 인센티브를 조금 받았구요.)

 

그 뒤 오찬 시간이었는데 대통령 밥상과 저희 밥상이 꼭 같다는 것이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고 이때도 대통령은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참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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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그 대통령은 그 뒤 수 많은 곡절을 겪으면서 이제는 세월 저 편으로 비켜나 있습니다.

독재, 인권탄압, 비자금... 존경을 그다지 받지 못했던 대통형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었고 또 술자리에서나마 하고 싶은 그 분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다시 100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역사는 어떻게 바뀔지...

 

 

 

※ 얼마 전 제 책꽂이 사진을 찍다가 맨 위 선반에 얹혀있는 오래 전 하사품 시계의 한 조각이 눈에 띄여 그때의 생각을 하여 보며 적어 봤습니다.

그 뒤 별 의미없이 생각않고 있었는데 새삼 다시 떠 올려보니 열심히 일했던 그 시절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되기도 하네요.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었던 그 날 일들은 아마도 방송국에서 자료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뉴스로 소개가 되었으니) 구할 수 있다면 그때 다시 동영상으로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판은 사람 키보다 더 큰 커다란 시계 아래의 판입니다.

이 시계는 그때 받아서 우리집 인테리어 장식품으로 오랫동안 거실에서 잘 지내다가 어느날 사고로 부서지는 바람에 이것만 보관하고 있네요.

 

 

 

 

 

그날 귀빈을 만나기 전에 받았던 자료인데 그때는 꽤 긴장되어 담당자의 말을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귀빈께서 악수를 청하면 한손으로 악수를...

이것을 실수 하는 바람에...ㅎ

 

맨 아래 모범시민 4명의 소개하는 글이 있네요.

제가 첫번째로 소개가 되었습니다.

 

 

 

 

 

 

 

 

지금하고는 세월이 변하여 많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VIP와의 만남은 나름 철저한 통제와 검색이 따를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게 뭘까요?

봉투...

그냥 알아서 짐작 하시길 바랍니다.

끝에 현(顯)자가 잘못 되었습니다.

 

 

 

 

그 뒤 2년 정도 청와대에서 이런 인사장이 날아 왔는데 ... 

 

 

 

 

내용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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