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뵐(Heinrich Boll)의 느림예찬

Posted by 두가 넋두리 : 2015.12.04 22:47

무병장수로 오래 사는게 모든 사람들의 맘인데요.

요즘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에서는 그게 참 쉽지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간혹 시골에 내려가면 묘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요즘 시골에 가 보면 거의 노인분들입니다.

연세가 적게는 70대 초반부터 많게는 90대까지.. 대개 80세 전후가 가장 많으신 것 같습니다. 물론 시골이라도 다 같지는 않겠지만...

 

근데 이 분들의 과거를 살짝 되집어 보면,

정말 고생 많이 한 세대입니다.

시골에 살면서 평생 한 일이라고는 농사가 전부인데 요즘처럼 기계화가 전혀 안 되어 있던 시절의 농사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끔찍한 노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골의 환경이 좋다고는 하지만 옛날의 시골은 위생 상태도 아주 엉망이었구요.

 

그런 고된 노동과 열악한 위생환경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분들이 이제 80대가 되어서 동네 경로당에서 화투놀이등으로 하루를 소일하고 있는데....

그 웃음소리가 맑습니다. 물론 평생의 노동으로 뼈 마디마디의 연골은 다 닳아 없어지고 손마디는 제대로 펴어지지 않는 상태로 늙어 버렸지만 아직도 쨍쨍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 반면,

익히 아는 유명한 분들이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데도 갑자기 세상을 떠나거나 큰 병에 걸리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돈도 명예도 다 가지고 있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건강인가 봅니다. 과중한 스트레스와 세상과의 욕심 전쟁.

 

돈, 부귀, 영화, 탐욕...

지금도 집 안 비밀금고에 오만원짜리 지폐다발이나 금괴를 가득 보관해 놓고 집 안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달아 두고 지내는 이들이 많겠지요?

그리고 그 돈 더 크게 채울려는 욕심으로 더욱 자기오만의 덫을 놓고 긴장 반짝 하고 있을 것이구요. 다 그런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이 세상에는 쓸데없는 욕심으로 스스로를 결박하는 이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이 오래 살까요? 아프지 않고 곱게 늙어서...

 

흔히 하는 말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풍족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잘 지낸다하여 건강하게 오래 사는건 아닌가 봅니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매일 스프같은 죽만 먹고 소금끼와 매운끼가 하나도 없는 멀건 음식만 먹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위가 그만큼 약해 지겠지요. 세상에 살면서 세상이 주는 여러가지 자극들을 받아 들이고 그걸 소화해 낸다면 그게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또한 스스로가 갖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최선일 것이구요.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사는 것이 어찌보면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처방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어떠냐구요?

거~참...내...

스트레스와 불면을 業報처럼 달고 살고 있답니다.

숙명으로 받아 들인지가 오래라 친구이지요.ㅎ

 

 

........................................

 

 

재미있는 글 하나를 소개 합니다.

하인리히 뵐(Heinrich Boll)의  '느림예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

 

 

 

어느 조용하고 아늑한 어촌 마을의 아침이었다.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한 고기잡이 노인이 평화롭게 단잠을 자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마을에 휴양을 온 한 관광객이 바닷가를 거닐다가 이 노인이 잠자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이 젊은이는 사진을 찰칵, 찰칵 찍어댔다.

그런데 그 소리에 그만 이 고기잡이 노인이 잠을 깨고 말았다.

"그 뉘시오?"

 

"아이쿠, 죄송합니다. 지나가는 나그네이온데 할아버지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아서 그만..., 죄송합니다."

"........"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고기를 잡으러 나가지 않으세요? 벌써 해가 저만치..."

"이미 새벽에 다녀왔구먼."


"아, 그러세요?... 그러면 또 한번 더 다녀오셔도 되겠네요?"

"그렇게 고기를 많이 잡아서 뭐하게?"


"...참, 할아버지두. 그러면 저 낡은 거룻배를 새 걸로 바꾸실 수 있잖아요?"

"그래가지고선?"


"그 다음에는 새 거룻배로 고기를 잡으시면 훨씬 빨리, 한결 많이..."
"음... 그 다음에는?"


"그야 당연히 크고 좋은 배를 몇 척 더 사시고, 사람도 많이 부리고... 그러면 뭉칫돈 버는 것은 시간 문제 아니겠어요?"

"옳거니, 그래서는?"


"그 다음에야... 이 마을에 생선 가공 공장도 세워, 싱싱한 통조림도..."

"흠... 그리고 나서는?"


"그때는 별 일도 않고 가만히 누워 그저 편안히 지내실 수 있지요."


이 말에 고기잡이 노인은 대답했다.


"지금 내가 바로 그렇게 지내고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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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05 08:29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괴기잡이 할아부지 ㅉ! ㅉ! ㅉ!

    그나저나 이런 얘기는 돈이든 권력이든 부귀 영화든...
    있었다가 없어지신 분들은 이해 하기 쉽지만
    없었다가 있으신 분들은 잘 이해 못 하실것 같은데....ㅎ
    암튼 저도 어릴적부터 좀 다른 의미이지만 'Slow & Steady'란 말도 선생님이나 선배들헌테 귀가 따갑도록 들었습니다.
    돈보단 가치가, 양보단 질이, 결과보단 과정이 더 중요하단걸 뻔히 배웠으믄서도 그놈의 욕심과 허영땜시.....ㅜㅜ
    물론 저희들은 어릴때부터 '빨랑빨랑 & 남보다 먼저'' 문화에 젖어 자식들과도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데 많은 차이가 있지만
    아직도 자식들을 이해하려 하기 보단 가르치려 하는게 더 많습니다.
    나중 지나고 보믄 안 가르쳐줘도 될 일이었는데 뭐가 급하다고...말입니다.
    요즘 제 딴엔 하나 하나 내려 놓기를 하고 있는데 내려 놓을게 너무 많습니다. 천천히 해야겄지요.....
    토요일 아침 좋은 글 잘 읽었습니데이~~~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5.12.05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디형님 말씀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것 중에서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여 그걸 내려놓기가 그리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
      이거저것 내려놓고 편하게 사는것이 참으로 홀가분한데 세상도 그걸 뜻대로 되지 못하게 막는것 같구요.
      몇년 전 행복전도사 최 모씨 부부의 동반자살.그리고 신바람 황모교수의 사망소식..
      또 근간 최고재벌회장의 병고 소식을 보면서..
      그저 시골에서 아무것 가진 것 없이 늘상 소소한 웃음으로 세월을 천천히 보내고 있는 팔순 구순의 노인분들이 최고의 슬로우 라이프가 아닌가 하여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적어 봤습니다..^^

  2. 2015.12.05 10:11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이아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요일 주 중에 납품보조 역활로..
    제 일이 밀려서 출근을 하니 두가님 글이 올라와 있네요..^^
    글을 읽고 나니..뜨끔 했습니다 ~~^^
    제 급한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삶의 정점이 어딘지도 모르고 허둥 지둥 달리고 있는 제 모습을 보니 한심하기도 하구요..ㅋㅋ
    인터넷에 좋은 글이 넘쳐나도 인삼 밭 옆 무우를 보듯이 하다가..
    저 노인분의 "지금 내가 바로 그렇게 지내고 있네." .. 의 말씀의 의미를 인삼 처럼 담아 갑니다 ~~^^
    좋은 글..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5.12.05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 사는 것이 참 별거 아닌듯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고뇌와 같등의 시간이 교차하여 늘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또 내일의 일을 걱정하며 마구 달리는 오늘.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것에 허둥대어 스스로 지쳐지는것 같습니다.
      쏭빠님.
      올해 남은 마지막 한달.
      천천히 잘 마무리 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3. 2015.12.05 12:37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이야기는..
    삶 또는 욕심 내려놓기 등 등...
    이야기를 꺼내면서 저를 다시 한번 돌아 보게 됩니다.
    말이 쉬워 무병장수이지 요즘에는 유병장수 시대랍니다.
    저도 이삼년전부터 혈압약으로 시작하여..
    소화 이야기를 하면 의사분 왈. 연세가 있으시잖아요~~
    이제 가벼운 위장약 그리고 엊그제는 병원에서 관절에 먹는 약도 타왔습니다.
    의사분 이야기가 소염제도 진통제도 아닌 관절 영양제라고 처방을 하더군요.ㅎ
    그리고 얼마전에 이야기를 하였지만 곶감을 몽땅 버리면서
    그때 집사람에게 웃으며 한 말이 있습니다.
    이것도 사람에 욕심에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게 아니냐고요...
    그렇게 많이 널지를 않었으면 그만큼 많이 속이 터지지를 않을텐데
    욕심을 부려서 아랫집이나 옆집 여러사람에게 자랑을 하려고
    많이 깍아 널다 보니 조금 버리는 사람은 조금 아까우면 그만인데
    우리는 남보다 조금 더 많이 널었으니 많이 속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집사람에게 웃으며 제가 한말이 그래서 거지 부자가 불구경 하면서 했다는 소리를 하며 위로를 했습니다.
    "우리는 집이 없으니 불나도 저런 걱정이 없어서 좋지..."ㅎ
    곶감을 안 깍아 널었으면 비가 와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데 우리는 사서 하네...히 히
    그리고 또 한가지.
    말도 조심을 해야되고요..
    옆집에서 저희더러 곶감을 많이 깍는다고 이야기를 하면
    저희는 쉽게 하는 말이 나누어 먹는 곳이 많어서요 하면서 자랑 아닌 자랑을 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한두곳에는 널때부터 사진을 찍어 뽑내기도 했고요.....
    그리고 올해는 몇군데를 더 마음에 두었드랬습니다.
    지구별 가족분들이 하룻밤 묵고 가셨는데 명색이 시골집인데 무슨 고구마 한봉다리라도 챙기지 못했기에
    매년 조금씩 하는 곶감을 올해는 더 깨끗히 잘 말려서 조금씩이나마 보내 드리려고 집사람과 열심히
    정말 다른해보다 더 정성들여 파리 한마리 못 들어 가게 망까지 치고...ㅎ
    이삼일은 쳐다 보는 재미를 만끽하면서..
    그런데 3~4일 지나서 부터 비가 오기 시작을 하고 햇빛나는 날이 없다보니.
    그때부터 선풍기를 두대씩 매일 틀어 놓고 걱정이 시작 되는 거죠.
    그(?) 누구에게 까지 카톡을 보내고 자랑을 했는데...
    그때 14일 친구들 모임과 오래간만에 콩순이도 볼겸 서울에 올라 가는 예정이...
    다른해에는 곶감을 깍고 올라가면 며칠씩 묵었다 내려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선풍기도 틀어 놓고 오다 보니 나이드신 형수님은 그게 또 걱정이 되신거죠...
    오죽 하면 이틀만에 내려 오고 말았습니다..
    내려 와서 보니 더 많이 색갈이 변하고 곰팡이가 여기저기...
    그날 저녁에 포기를 하고 선풍기도 꺼 버렸습니다.
    다음날 집사람 밖에도 못 나오게 하고 저혼자 몽창 걷어서 땅에 다 파 묻었습니다...ㅎ ㅎ ㅎ
    오늘도 영락 없이 또 말이 길어 졌습니다..
    우리지구별 가족님들 에게 작은 마음을 보내려고 했던 것이 욕심이 컸는지..
    김칫국을 먼저 마셨는지..
    이래 됐습니다..
    내년이라는 말씀을 드리기도 겁이 납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5.12.05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형님께서 지난번 곶감 이야기를 하실때 그때 자세한 말씀은 안하셨지만 정말 눈에 보이는듯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형님의 글을 찬찬히 다시보고 나니...
      뭐라고 드릴 말씀이...
      지나번 형님댁에 초대를 받아 맛난 호두말이 곶감으로 황홀하였던 기억이 남아서 더욱 그러합니다.
      형님 내외께서 손수 그렇게 깎아 말린 곶감을 당신님의 간식이기 보다는 친구분들께 나눠드릴 기쁨을 더 많이 간직하실려고 하실것인데 그것이 사라졌으니 그 기분을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암튼 형님,
      그 안타까운 맘이 저한테는 더욱 고마움으로 변하여 형님과 형수님의 따스한 마음을 더욱 더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다 이자뿌고..
      저희는 맛난 곶감 한 바구니씩 얻어 먹은걸로 치구..
      모든게 시간이 지나면 다 추억이고 지나간 일이 되어지고..
      그렇게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만들어 가는것이 오늘 해야 할 일인것 같습니다..^^

  4. 2015.12.05 14:31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몇해전부터 공감하는 여유와 느림의 미학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학교다니고 군대도 직장도 모두 서울에서....
    여유를 찾기 힘든곳에서 이렇듯살다보니 이젠 도시를 벗어나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너무간절합니다.^^*
    두가님의 친구.. 스트레스와 불면이 저도 오랜친구가 된건 직업적인면도 적지않은듯합니다.
    아이들 어느정도 크고 제가 은퇴를 하게되면 언젠가 시골생활을 꼭하려합니다.
    어촌마을의 어느 노인처럼 그런삶을 살수있으면 만족할것같은 느낌이랄까요....
    낮엔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밤엔 색소폰불며 좋은사람들과 즐거운시간을 함께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모처럼 맑은 날씨네요. 편하고 즐거운 주말과 휴일 되셔여~~~;)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2015.12.05 14: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마님이 생각하고 계신 인생 후반기의 삶을 저도 꼭 실행하려고 하고는 있는데 아직 잘 안되고 있어 늘 안타깝습니다.
      고요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여유와 낭만을 가득 키우며 세상을 잊고 살아 보고 싶습니다.
      내가 꿈꾸어 온 집에서 내 방식의 삶을 살아가는 그 날..
      하마님 초대 할테니 방문기념 색소폰연주곡 한곡쯤은 연습 잘 해 놓으시길 바랍니다..^^

  5. 2015.12.06 11:07 이상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증말 가슴에 와 닫는 너무너무 좋은 글 이네요.

    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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