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를 싫어하시는 분이 계실까요 ?
메밀 알레르기 증상이 있으신 분 외에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메밀국수입니다.
메밀국수나 모밀(메밀 사투리)국수는 괜찮지만,
"메밀소바"라고 말하면 "메밀메밀"이나 다름없는 동어 반복 오류가 됩니다.
"서울역 전 앞에서 만나자" 식으로..
메밀국수와 어죽 맛집 소개 프로는 메모했다가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들리곤 합니다.
주말에 친구 녀석과 함께 군산에 메밀국수를 잘한다는 식당에 다녀왔습니다.
잠시 ..
군산 먹자여행에 동행한 제 친구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이른 나이인 20대 후반에 부모님께 빌딩 및 상가 건물 외에도 많은 재산을 물려 받아서..
요즘 말로 금수저 출신이었던 친구였습니다.
영세한 공장을 하던 친구들에게 어음도 할인해주고, 술도 잘 사던 인기가 많았던 친구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였고, 휴일에도 야근을 수시로 할 때라 모임에 자주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연말 모임에 나갔는데.. 식당에서 그 친구의 건방진 행동과 막말로 불쾌했습니다.
함부로 남의 말을 자르기 일쑤에.. 이름 대신에 시발 놈은 기본이고..
그래도 그 친구에게 신세를 졌던 친구들은 배시시 웃기만 하더군요.
솔직히 저는 그 당시 일찍 사업을 했던 친구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했습니다.
술 한잔 후 하는 행동이 점점 더 가관이더군요.
옆 자리에 앉아있던 친구의 튓통수를 툭툭 치고.. 심지어 친구에게 담배 심부름 까지..
휴~ 결국은 제 빈곤한 인내심으로 인하여,
주먹을 날리고.. 저는 연말 모임을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이 되었습니다.
그 사건(?) 후 한동안 친구 모임은 참석을 안 했습니다.
참석은 안 했지만, 몇몇 친구는 수시로 만났고 모임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 친구는 막대한 유산을 경마와 노름으로 다 탕진을 했다고 .. 어마어마 했던 재산이라서 믿기 힘들었습니다.
모임 회장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는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모임에 나오라고..
처음에는 거절을 했지만, 많은 생각 후 모임에 참석을 했습니다.
저를 본 그 친구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손을 내밀더군요.
그날 그 친구와 얼마나 마셨는지 ..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
지난달 모임 후 시간이 늦어서 그 친구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습니다.
제가 사는 곳을 너무 궁금해 하고.. 저도 신세도 갚을 겸 초청을 했습니다.
방송에서 군산 메밀국수 프로를 본 기억이 나서 무작정 친구를 태우고 출발~
집에서 차로 1시간 30 여 분 걸려서 도착한 군산.
이미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일 인분에 2판이 나옵니다.
한판 추가는 3,000 원
메밀전은 오후 3시 이 후에 가능합니다.
먹고 나오니 많은 분들이 대기를..
맛 평가 ? 글쎄요... 육수나 면을 평가 하기에는 제 능력(미각)이 떨어져서 삼가합니다.
방송에서 메밀국수 맛을 보시고 과장된(?) 표정을 짓던 분 얼굴이 떠올라서 슬며시 웃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가기에는 너무 아쉽고..어디로 가야하나 ?
의논 끝에 선유도로 결정을 하고, 운전대를 친구에게 넘겼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가도가도 끝이 없이 깁니다. 멀리 보이는 섬을 기준으로 달려도 ~
제 짧은 상식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긴 방조제로 알고 있습니다.
선유도 해수욕장 도착..
와~ 하는 소리가 들려서 위를 보니 집라인을 타는 젊은 친구가 보입니다.
망주봉..
몽돌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이 협소합니다.
많은 젊은 친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스쳐 지나가는데 위험합니다.
사고 위험이 높아서 아쉽지만 돌아서 나왔습니다.
망주봉은 앞에서 보나, 뒤에서 보나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선유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
귀가 하는 길에 선유도 명품둘레길을 걸어 보려고 했는데..
출발지인 선착장에는 이미 많은 차량으로 주차를 할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포기를 했습니다.
코로나로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야외로 나와서 주말을 즐기고 있더군요.
집으로 가는 길...
모처럼 먼 길 온 친구 대접이 소홀하다 싶어서 비응항 수산시장에 들렸습니다.
수산시장이 ..너무 한산합니다.
갑오징어 가격이 .. "금징어" 입니다.
그냥 가자는 친구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래도 빈 손으로 나올 수가 없어서 대게를 구입했습니다.
한 마리에 7만원.. 대게도 마찬가지로 "금게" 입니다.
귀가 후 메밀국수만 먹어서 그런가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
후다닥~ 대게를 깨끗하게 손질을 하고 물을 꽉 짠 후 40 분 찌고 10분 뜸을 들였습니다.
내장과 발라 먹기 힘든 가는 다리는 라면에 넣어서 끓였더니..
라면을 두 개만 끓인 게 후회가 되더군요.
단톡에 글을 올렸더군요.
군산 여행도 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아서 고맙다는 내용의 글을..
단톡에 이러쿵저러쿵 답을 올리지는 않았습니다.
젊은 시절 그 친구에게 삼류 양아치 처럼 함부로 주먹을 날렸던 미안함 때문이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저는 그 친구에게 신세를 진 적도 없었고,
술 한잔 얻어 마신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제 감정에만 충실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친구에게 저지른 폭력에 대하여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을까요 ?
아직도 경마와 노름에 미련을 못 버린 친구가 이해가 안 됩니다.
가끔 경마장에서 알바를 한다고 하는데.. 그 알바가 뭔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고스톱도 못 치는 어리바리라 노름이나 카드에는 취미도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입니다.
넓었던 어깨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자식들에게 받는 용돈 자랑하는데.. 저는 고개만 끄떡거렸습니다.
대게 라면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
저는 배부르다고 하면서 슬며시 젓가락을 내려놓았습니다.
..
그 당시 제 주먹질은 젊은 시절의 객기 가득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살았던 친구에 대한 콤플렉스는 아니었을까요 ?
어떤 놈은 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자가용을 몰고 다니고..
어떤 놈은 학비를 벌기 위해 막노동를 뛰고..
어떤 놈은 고급 가죽점퍼를 입고..
어떤 놈은 작업복을 입고..
참.. 못난 비교를 했던 시절입니다 .. 그래서 삼류 건달 처럼 함부로 주먹이나 날리고...
미안하다...친구야 !
자네가 미워서 그런 건 아니었네 ..
젊은 시절 .. 미래가 너무 불투명 하던 시절에.. 자네가 부러워서 그랬어..
이제 우리 두 놈 다... 허연 머리구나.. 이제서야 진심으로 사과를 하네..
임마 !
그래도 그렇지.. 안주로 먹던 라면을 국물 한 방울도 안 남기고 다 처먹냐 ?
앞으로는 제발 좀 경마장에 기웃거리지 말어라..그러다가 또 한 번 더 맞는데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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