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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분지 거창의 서쪽 벽인 건흥산과 취우령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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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던 산도 갈 때마다 다르고 갔던 길도 되돌아올 때는 다르더라.

 

오늘 산행지는 거창의 진산이자 동네 뒷산인 건흥산과 취우령 능선입니다.

취우령은 아홉산이라 불리는 9개의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곳 이름입니다.

령은 재를 의미하는데 산꼭대기이지만 넘나들기 편한 곳이라 그렇게 령이란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옛날 신라 선화공주가 백제 서동왕자를 만나기 위해 취우령을 넘다가 죽었다고 설화가 전해져 지금도 취우령 아래 마리면에서는 제를 지내고 있다네요.

 

거창은 옛날에 거열군이란 이름으로 불리다가 조선조부터 거창현이었는데 연산군 부인 신 씨 친정이 거창이라 거창군으로 승격을 한 곳입니다. 이 시대에는 왕비 고향 동네는 한 계단씩 올려주는 게 관례였다네요. 아쉬운 건 그 뒤 연산군 시대 끝나고 중종 때  다시 거창현으로 강등...ㅠ

 

제가 이곳 거창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덕분에 애틋한 정이 많은 곳이랍니다.

그때는 서부경남의 교육도시로서 명성을 날리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쇠퇴하였지요.

제가 이곳 거창에서 학교 다닐 때는 국민학교 3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가 5곳이나 있었답니다.

서부경남 외지에서 유학 오는 아이들이 많다는 의미. (그때 추억 이야기는 이곳에)

 

거창도 대구와 마찬가지로 분지로 되어 있는 도시랍니다.

건흥산과 아홉산(취우령)의 산맥 같은 능선이 서쪽을 꽉 막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산행은 대개 건계정 주차장에서 시작을 하는데 조금 길게 잡으려면 건흥산과 취우령을 거쳐 넘터까지 이을수 있습니다.

이날도 날씨만 좋으면 그리 할까 했는데 후텁지근한 날씨에 반만 진행하고 되돌아왔답니다.

지난번 건흥산 산행기 : 여기

 

 

산행지 : 건흥산~취우령

일 시 : 2022년 8월 14일

산행 코스 : 건계정 주차장 - 거열산성 - 건흥산 - 취우령(아홉산) - 되돌아와서 - 미륵덤이 쪽으로 - 전망대 - 미륵덤이주차장 - 건계정 주차장(원점회귀)

소요시간 : 5시간

 

 

서부경남의 대표 산악 지역인 거창군은 1,000m가 넘는 산이 20개 정도 있답니다.

이런 산군들 사이에서 건흥산은 동네 뒷산 개념으로 건계정에서 넉넉하게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는 곳이구요.

 

 

건흥산~취우령 등산지도입니다.

건계정에서 건흥산까지는 거리는 짧지만 경사구간이 제법 됩니다.

건흥산(572m)에서 취우령(792m)까지는 고도를 높이면서 봉우리를 넘나드는 능선길.

갈 때는 220m 정도 고도를 높이는 길이라 오르막이 조금 있지만 되돌아올 때는 반대로 아주 편한 길입니다.

 

 

건계정 구름다리

중학교 미술부에서 이젤 들고 그림 그리려 자주 왔던 곳.

 

 

건계정입니다.

거창 장 씨의 정자.

누각은 개방되어 있습니다만... 습도 높은 한더위 날씨라 날벌레 어마어마합니다.

퇴치제 무용지물,

 

 

 

 

 

 

 

 

도망치듯 건계정 나와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본격적인 산행 시작.

요즘 산행지 입구에 벌레퇴치제 분사기를 설치해 두었는데 이곳에서 모자를 거의 담그듯이 분사했네요.

버스 한 대가 와 있더니 이 한더위에 단체로 온 분들이 먼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강물이 흘러 제 고향 합천호에 고이고 그다음 황강이 되어 남강과 낙동강을 만나게 됩니다.

 

 

강물에 뛰노는 아이들을 형상화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어릴 때는 강물에서 마구잡이 멱 감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감시원이 강변을 순회하면서 감시를 하네요.

 

 

단체로 온 분들이 나이가 조금 있는 분들입니다.

후텁지근한 더위에 경사가 급하니 힘들어하네요.

앞질러 먼저 오릅니다.

 

 

이런 곳에는 테크 계단 만들어 놔도 이해해야겠습니다.

 

 

미륵덤이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이곳부터 잠시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거열산성을 만나게 되는데 그냥 우측으로 오르면 곧장 정상이고 좌측 거열산성 쪽으로 올라 산성을 따라 진행해도 됩니다.

될 수 있으면 산성 안쪽(위 화살표 참고)을 따라 오르는 게 좋습니다.

바깥쪽은 길이 너무 좋지 않네요.

 

 

 

 

 

산성 바깥쪽을 따라 한 바퀴 돌아 올라가니 성벽으로 오르는 줄이 보입니다.

다른 사람도 이곳 따라오다가 성질 나서 성벽 올라서 안으로 걸었나 봅니다.

 

 

성벽을 올라 성 안쪽으로 오르니 이렇게 편한 걸...

처음부터 성벽 안쪽 따라 오르면 되는데 고생했네요.

 

 

정상 바로 아래 특이한 소나무.

한 나무의 가지는 아닌데 무리 지어 서 있습니다.

돌탑과 어울립니다.

 

 

건흥산 정상

서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올라옵니다.

너무 시원하네요.

이 맛에 여름 산행을..

 

 

날씨도 텁텁한 데다 조망도 트이지 않습니다.

동쪽으로 가조 들판에 솟아 있는 박유산이 겨우 보이네요.

 

 

뒤편 서쪽으로는 마리면이 보이고 그 뒤로 황거금기가 보여야 하는데 온통 운무에 가려졌습니다.

 

 

건흥산 정상에는 산제를 지내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곧장 취우령으로 진행합니다.

 

 

중간중간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피톤치드 뿜뿜..

 

 

건계정 주차장에서 어떤 분이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취우령 간다고 했더니,

"건흥산까지는 벌초가 싹 되 있능데 그 디짝부턴 풀 억쑤로 만을낍니더." 하더니 정말 그렇네요.

 

 

 

 

 

우측으로 이런 담장이 한참이나 쳐져 있습니다.

뭘 심었나 아니면 뭘 키우나??

 

 

원추리 예쁜 자태와 인사도 하고.

 

 

 

 

 

건흥산에서 취우령까지는 3.3km.

취우령 정상입니다.

산불 초소와 유리막으로 된 창고가 있네요.

 

 

 

 

 

정상석 옆 산벚나무 같은데..

산불 근무하시는 분들이 무료한 시간에 만든 작품(?) 같은데 나무 하나를 완전 집단 연리목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가지를 휘어서 이곳저곳에 마구 붙여 놓았습니다.

연리목으로 만든 개수를 대략 보니 열 군데도 넘을 것 같네요.

소소한 볼거리입니다.

 

 

 

 

 

 

 

 

 

 

 

지나온 능선이 내려다 보입니다.

건흥산에서 약 200m 고도를 높이는 형태라 주욱 내려다 보이네요.

 

 

한 바퀴 둘러보는데 군데군데 도라지가 보입니다.

이걸 어떡해? 

캐 볼까..^^

 

 

옆 창고에서 곡깽이를 꺼 내서 작업 시작.

 

 

10여분 땀 뻘뻘 흘리며 캤는데 뇌두 연식은 많이 된 듯한데 뿌리는 아주 적네요.

집에 가져와서 김여사한테 산삼 뿌리라고 우기면서 생으로 먹게 했더니 맛이 별로라네유.

 

 

습도가 대기에 가득하여 조망이 아쉽습니다.

겨우 건너편으로 금귀봉과 보해산이 마주 보입니다.

 

 

되돌아오는 길.

나무  사이로 현성산이 보이구요.

 

 

 

 

 

갔던 산도 갈 때마다 다르고 갔던 길도 되돌아올 때는 다르더라.

 

 

다시  건흥산 정상

 

 

갈 때보다는 조망이 조금 트이네요.

건너편으로 의상봉 비계산 두모산 오두산 숙성산 등이 조망됩니다.

우측 중간 앞으로 뾰쪽한 산은 박유산.

 

 

 

조금 당겨 봅니다.

좌측이 금귀봉. 그 뒤로 의상봉이 뾰쪽하게 솟아 보이네요. 

우측으로는 비계산.

 

 

건흥산까지는 혼자 온 여성분들도 많습니다.

중간에 약수터도 있어 가볍게 오기 참 좋은 산입니다.

 

 

건계정과 미륵덤이 갈림길에서 좌측 미륵덤이로..

올라올 때는 건계정 방향에서 올라왔답니다.

 

 

오늘의 포인트. 전망대 도착.

지난번 이곳 산행에서 미세먼지로 거창 시가지 구경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다행히 할 수 있네요.

 

 

거창 읍내 전체 파노라마입니다.

제가 거창에서 학교 다닐 때는 조금 있으면 시로 승격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다니던 중학교 건물이 보입니다.

학교 뒤에 아파트를 짓고 있네요.

 

 

뭔 공사장과 같이 되어 있는 저곳이 옛날에는 학교 뒷 동네였는데 문촌이라 하여 나병환자들이 있었던 곳으로 기억됩니다.

음성 환자들만 있어서 그 동네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도 다닌다는 말이 있었는데 바로 오지 못하여 빙 둘러서 학교 오간다는 소문도 있었구요.

 

 

도시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저 강물은 겨울에 얼음이 꽁꽁 어는데 커다란 얼음판을 깨어 가운데 장대를 끼운 다음 노 젓듯이 다니기도 하였답니다.

 

 

예쁘게 생긴 다리 부근에는 거창에서 가장 큰 제일극장이 있었는데 간혹 학교에서 단체 영화 관람을 하여 줄을 서서 저곳까지 이동했던 기억도 있네요.

집이 저곳 부근이었답니다.

 

 

그때는 기껏 높아야 3,4층 집이었는데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건너편 산들이 조금 뚜렷하게 조망됩니다.

전망대 벽에는 마주 보이는 산군들의 지명이 모두 표기되어 있어 조망 확인에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다시 미륵덤이로 내려갑니다.

경사가 약간 있습니다.

 

 

 

 

 

 

 

 

앞쪽으로 차 소리가 들리네요.

산행 마무리 지점인 미륵덤이 주차장입니다.

 

 

다리 아래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서 건계정까지 이동합니다.

 

 

 

 

 

 

 

 

 

 

 

나무 그늘로 되어 있어 살살 부는 강바람과 함께 걷기 좋네요.

 

 

 

 

 

다리 건너가면 주차장입니다.

요즘 김여사가 제 차를 타면 차가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산행 후 땀범벅으로 차를 몇 시간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그 사이 땀 냄새가 차로 옮겨가서 그리 되었네요.

그래서 요즘은 갈아입을 옷을 챙겨 간답니다.ㅎ

 

 

고속도로 올리기 전에 뒤돌아 본 오늘 산행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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