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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만추에 낙엽 카펫을 밟고 온 산길, 예천 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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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다는 예보가 있는 늦은 가을날의 휴일.

이런 날은 화려한 단풍보다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숙제마냥, 외로움을 배낭에 잔뜩 넣어서 자학적으로 찾아가는 산행을 해 본답니다.

오늘 산행지는 경북 예천의 매봉.

다행히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산길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낙엽에 묻혀 있었네요.

덕분에 만추(晩秋)의 앓이를 맘껏 즐긴 하루였답니다.

 

 

산행지 : 예천 매봉

일 시 : 2023년 11월 5일

산행 코스 : 내지마을 주차장 - 용문사 - 매봉 - 하늘자락공원 - 어림호 - 소백산전망대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 날 산행을 하면 하루 종일 발에 흙을 밟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눈도 오지 않았는 게 거의 흙을 밟지 않고 산행을 마친 하루네요.

온통 떨어진 낙엽이었답니다.

 

 

예천 매봉 등산지도

용문사에 아래쪽에 있는 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산길을 찾아 들었는데 이내 등산로는 묻히고 산속의 미아가 되었네요.

바라던 느낌 그대로..

등산로를 버리고 오르는 산길에서는 온 산을 나 혼자 가진 느낌이랍니다.

위 등산지도에서 알바구간이라고 표시를 해 두었는데 사실은 가장 행복한 산행 구간이었답니다.

 

 

용문사 찾아 가는 길

이파리는 이제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곧 삭막한 풍경이 될 것 같네요.

아직은 조금 이르다고 하겠지만 

가을앓이를 하는 분들은 지금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추수도 끝난 들판에 스산한 바람이 지나가구요.

 

양철문을 단 우마사는 무엇일까?

낡았지만 신식문이 달려있는 작은 방은 어떤 용도였을까?

꿈속에서 가끔 옛날 고향 마을이 보인답니다.

그때 순이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천천히 차를 타고 가는데 이파리들이 창 앞으로 날려 떨어집니다.

빨리 달리면 이파리들이 다칠 것 같아 더욱 천천히 달립니다.

가을이 천천히 보이네요.

 

 

 

 

 

 

 

 

지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만 더 가면 예천 용문사랍니다.

 

 

 

주차를 하고 용문사로 걸어 올라가는  길.

노란 은행잎이 가득 떨어져 있습니다.

 

 

저 앞에 일주문이 보이네요.

 

 

일주문 지나 용문사로 올라가는 길이구요.

 

 

 

용문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볼거리는 국보로 지정이 되어 있는 윤장대입니다.

이날은 윤장대가 있는 대장전이 마침 보수 중이라 윤장대는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이전에 들려서 구경한 윤장대와 용문사의 자세한 스토리는 이곳.

 

 

대웅전에는 마침 스님께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고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서 구경을 했습니다.

 

 

절집에서 간혹 보는 꽃인데 이름은 몰라유...

 

 

포대님은 오늘도 뭐가 즐거운지....

 

 

스님의 불경소리가 낭랑하게 들리는 가운데 절집은 커다란 연못의 연꽃 같습니다.

 

 

등산로는 용문사 절집 맨 왼편 옆 위로 있습니다.

상단에 있는 건물 앞에는 이와 같은 돌조각이 있는데 용도가 참 궁금하네요.

반 정도는 잘린 듯도 하고...

설마 새총? 

 

 

절집 담장이 끝나는 지점 조금 지나면 만나는 산행 들머리.

우측으로 매봉 등산로 입구라고 표시는 되어 있는데...

 

 

등산로는 낙엽에 묻히고 지난여름 태풍에 파이고 헝클어져 사라졌습니다.

 

 

다른 분의 산행 궤적을 따라 오를까 하다가..

이내 외면하고 내 스타일대로 오릅니다.

오늘 등산로는 내 발길이 가는 대로 새로 만들어지네요.

 

 

가득 떨어져 있는 낙엽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구르몽의 낙엽에 등장하는 시몬은 여자입니다.

구르몽은 여성 편력이 전혀 없는 거의 스님 같은 시인이었다고 하는데 제 느낌으로는 잘못된 정보 90%라고 예상합니다.

시인은 연애를 하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바람을 맞거나 하면서 시를 많이 만든답니다.

 

구르몽의 명언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답니다.

 

남자는 사랑을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여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사랑을 사랑하는 것으로 끝난다.'

 

 

묵은 나무와 간간 만나는 붉은 이파리들을 감상하면서 계곡으로 올라서 능선길을 이어 탑니다.

산은 올라가면 정상이니까요.

 

 

심연의 가을 속.

만산홍엽에 만추가경이지만 오늘은 산에 오를수록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등산로 포기하고 오르는 곳이라 잡풀 잡목 가득하고 경사도 심하구요.

 

 

산사태가 유발된 장소네요.

사진으로는 규모가 가늠이 되지 않지만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알바 산행의 수확물.

커다란 말굽버섯 하나를 만났습니다.

외관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지만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괜찮네요.

 

 

능선에 도착.

등산로 비슷하게 사람이 걸어간 흔적(?)이 보이네요.

 

 

낙엽 지는 계절에 이러면 아니 되옵니다.

주위에 제법 많이 피어 있네요.

며칠 기온이 잔뜩 오르더니...

 

 

784봉. 국사지맥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

 

 

 

 

 

 

 

 

가을이란 게 익숙해질 만하면 지나가버립니다.

모든 게 떨어져 대지를 덮고 기온은 차가워집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늘 망설여집니다.

해마다 겪는 일인데도 아직 익숙해지지 않네요.

그게 가을 앓이인가...

 

 

 

 

 

커다란 묘가 조성되어 있는 위쪽에 정상 말뚝이 박혀 있네요.

조망은 없습니다.

 

 

정상에서 왔던 길을 10여분 되돌아 내려와 하늘공원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다가 다시 산을 하나 더 넘구요.

 

 

둘레길로 조성이 되어 있는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느낌상 분명 저곳 앞쪽의 출입금지 휀스를 지나가야 되는데 산사태로 위험하다는 안내문과 함께 출입금지가  되어 있어 우측 임도를 따라 내려갑니다.

덕분에 조금 후 어림호 구경으로 포장도로 경사길을 500여 m 낑낑거리며 다시 올라갔답니다.

앞쪽 출입금지 표시된 곳을 넘어가서 조금만 걸어가면 어림호와 만나게 됩니다.

 

 

임도를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만나는 자락공원.

그럴듯한 공원이지만 아무도 없고 별로 찾지 않을 것 같은 외진 산 능선 자락의 공원입니다.

 

 

단풍만 붉게 타고 있네요.

 

 

 

 

 

 

 

 

임도를 따라 걸어 내려가다가 우측 잘 닦인 포장도로를 따라 500m를 다시 오르면 어림호 상부댐입니다.

 

 

양수 발전소의 상부댐으로 차량으로 소풍장소로 찾으면  좋을 곳입니다

 

 

봉황.

예천이 봉황의 고장이라고 하는데 옛날 봉황은 예천 물이 아니면 먹지 않았다고 하네요.

 

 

어림호 옆의 언덕 위에는 소백산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회전으로 된 길을 따라 뱅글뱅글 나선형  슬로프를 따라 올라야 하구요.

 

 

 

가운데쯤 멀리 솟은 봉우리가 매봉입니다.

좌측  능선으로 올라서 예까지 걸어온 것이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우측 뒤로 솟은 봉우리가 매봉.

오늘 날씨가 깔끔하지 않아 먼 곳 조망이 탁 트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소백산 전망대인데 북쪽으로 소백산은 안개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앞으로 보이는 어림호

밤에 전기 남아돌 때 아래쪽에서 물을 퍼 올렸다고 물을 쏫아내려 전기를 만드는 곳.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날씨 좋으면 정말 시원한 조망을 감상하는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차량으로 오를  수 있는 곳이라 접근성도 좋구요.

 

 

저수지에서 전망대로 오르는 데크길이 내려다 보입니다.

 

 

전망대 달팽이 

 

 

어림호에서 내려와 포장도로길을 따르다가 곧 치유의 길로 하산합니다.

이곳에서  용문사 입구까지는 대략 2.4km.

 

 

산길이 운치는 있지만 바닥 낙엽 속이 온통 돌길이라 걷기가 불편하네요.

 

 

 

 

 

만추(晩秋)는 滿秋이기도 하지요.

단풍으로 물든 산하가 어느덧 그 붉은 잎들을 낙하시키고

계곡 아래에서 서늘한 바람 한 조각이 불어옵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낙엽이 바람을 탓하지 않듯 외로운 산길에서 긍정 하나와 가르침 하나를 배웁니다.

언젠가.. 언 듯 나도 낙엽이 될 것을...

 

 

 

 

 

 

 

 

 

 

 

 

 

 

 

할머니 계셔요?

크게 한번 불러 보고 싶은 집입니다.

시골은 급속하게 변해지고 있습니다.

낡은 할머니집들은 사라지고 도시에서 온 각진 집들이 하나씩 늘고 있네요.

돌담장 울타리에 잔뜩 익어 매달린 누런 호박은 누가 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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