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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호젓하고 편안한 능선길을 걷다. 산청 석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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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는 산을 찾는 이들이 별로 없네요.

이번 가을뿐만 아니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산행객이 확연하게 줄어 들었습니다.

각종 포털에도 이전에는 산행지 관련글들이 제법 올라왔는데 근간에는 그것마저 거의 사라졌구요.

 

가을에는 아무리 외면을 받는 산이라고 해도 주말에는 산행객을 만나면서 인사를 하고 지나치는데 오늘 산청 석대산에서도 하루종일 혼자..

산을 독차지한 느낌보다는 산을 즐기는 이들이 줄어 든다는게 아쉬운 마음 가득 합니다.

 

석대봉은 산청 웅석봉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데 서너곳의 암릉 구간도 있고 편안한 능선을 이어 걷는 구간이 많아 크게 힘들지 않는 즐산을 하는 곳으로 딱입니다.

알프스같이 변하고 있는 요즘 시골 풍경을 내려다보는 맛도 있구요.

 

 

산행지 : 석대산

일 시 : 2023년 11월 11일

산행 코스 : 진자마을 - 석대산 - 수리봉 - 청계수련원 - 청계저수지 - 단속사지 - 운리마을 - 진자마을(원점회귀)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코스 따라하기 트립 : 이곳

 

 

 

석대산 산행 코스는 거의 외길로 되어 있어 크게 헷갈림은 없습니다.

능선에서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걷기 참 좋구요.

진자마을에서 능선까지만 오르면 나머지는 편한 산길이랍니다.

 

 

석대산~수리봉 등산지도

반 정도는 산길을 거닐었고 반 정도는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왔네요.

 

개인산행으로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면 ...

청계마을에서 출발하는 버스(진자마을 방향으로)가 하루에 4편 있습니다.

08:10분, 11:40분, 14:20분, 18:00..

청계수련원으로 하산하여 버스를 타고 진자마을로 내려오면 되는데 오전 10시쯤 산행을 시작하여 하산을 하면 대개 오후 2시쯤이 될 것 같네요.

따라서 14:20분발 버스를 타고 진자마을로 내려와서 차량 회수를 하면 될 것 같구요.

버스는 출발지가 청계마을이고 한재는 대중교통 없습니다.

 

 

경호강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강도 추워 보입니다.

올해는 긴 여름 지나고 가을 잠깐 그리고 겨울이 되는듯 합니다.

 

 

 

이월춘 시인의 강물이란 시가 있는데 가끔 그 시의 중간 중간이 가끔 생각이 난답니다.

 

모든 추억은 아름답다 저 멀리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미련과 회한도 그날의 가벼웠던 욕망까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 멀리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몇 굽이 돌고 돌아도 흐르고 또 흐르는 강물을

강언덕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저만치 바라보기 때문이다

모든 흘러가는 것은 내가 아니니

삭이지 못한 분노와 씻어내지 못한 상처가

얼마나 부질없는 잔물결인가

나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일 뿐이니

흐르면 맑아지고 맑은 만큼 아름다워지니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다만 아련하고

애틋한 모든 흘러가는 것의 반짝이는 잔등이다

 

 

한재 넘어가서 반쩍거리는 청계저수지 지나기 전 이갑열미술관이라고 쓰여진 표시가 있어 잠시 들려봤네요.

내부는 둘러보지 못했는데 외부 전시물만 하여도 멋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진자마을 경노당(마을 회관) 옆길이 들머리입니다.

그 옆에 알아보기 쉽게 만든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어 한번 보고 가는게 좋겠네요.

 

 

마을길로 잠시 올라가다가 남의 집 안을 기웃거려봤습니다.

거의 노인분들만 사는 시골동네.

꽃들이 화사하여 꽃같은 할머니가 사실 것 같네요.

 

 

등산로는 도깨비바늘 천지인데 동네분들이 예초기로 말끔하게 치워 주었네요.

이런 길들을 보면 정말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산길에서 조금 오르니 빈 밭에 감나무가 익은 감들을 조롱조롱 매달려 있습니다.

밭 주인 할머니가 기력이 없어 못따는 것일까?

감나무의 임자가 이 세상에서 떠난 것일까?

아까운 생각도 들고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능선까지 오르는 길은 평이한 숲길.

 

 

장마 물길에 등산로가 파여 멋 모르고 걷다가 도랑에 빠질 구간인데 이렇게 울타리를 만들어 두었네요.

 

 

멀리 석대산이 보입니다.

정상은 저곳 넘어서 한참 더 가야 합니다.

 

 

능선 안부.

반대쪽은 중촌마을이네요.

 

 

능선에서 조금만 진행하면 곧 바위 암벽 구간입니다.

암봉이 어지럽게 놓여져 있는 구간이 길게 이어집니다.

 

 

한쪽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나무 한그루가 있네요.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밧줄은 엄청나게 튼튼합니다.

장정 백명이 매달려 올라가도 끄떡없을듯..

 

 

기암들이 제멋대로 포개져 있는 사이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 합니다.

 

 

경호강 옆으로 자주 지나치는 원지삼거리가 보이네요.

그 뒤의 산이 적벽산이구요.

적벽산~백마산 ~월명산은 한라인으로 가벼운 산행을 즐길수있는 곳입니다.(산행기 보기)

그 뒤 병풍처럼 보이는 산이 진주 집현산

 

 

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많아 여럿 일행으로 오르면 사진찍기 좋은 곳입니다.

 

 

이건 뭐래도 거북바위네요.

 

 

석대산 정상

 

 

뭔 열매일까?

먹어도 되는건가?

가을산에서 많이 보는 것인데 씨가 잔뜩 들어 있네요.

 

 

석대산에서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걷기 참 좋습니다.

능선에서 아쉼움이 있다면 양쪽으로 나무들이 많아 조망이 거의 갇혀버리네요.

양쪽 풍경들이 참 좋은데 간질간질 아쉽네요.

 

 

그래도 간혹 트이는 곳도 있긴 합니다.

아래로 단석사지와  그 앞에 있는 당간지주터가 내려다보입니다.

 

 

벼가 누렇게 익었을때 오르면 정말 예쁜 장면들을 볼 수 있겠네요.

 

 

건너편으로 우측이 웅석봉 정상입니다.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지리산 파르티잔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달뜨기능선이구요.

우측 끝이 한재이고 그아래 청계저수지도 보이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한재와 청계저수지.

 

 

다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망개 열매

청미래덩굴이라는 익숙치않는 이름도 가지고 있는데 어릴때부터 늘 망개라고 했답니다.

근데 인터넷에 보니 망개나무라고 부르는데 이 덩쿨이 나무가 맞나요?

 

 

다시 만나는 암릉들

 

 

 

동쪽으로 조망이 트입니다.

사진 우측으로 진양호가 보이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당겨서 본 진양호.

그 위 높게 솟은 산은 사천의 와룡산.

 

 

묘하게 겹쳐진 바위들 위로 멀리 수리봉이 보입니다.

 

 

이전에는 시즌 산행을 많이 다녔는데 어느해부터인가 그게 사라지네요.

번잡함도 싫어지고 계절 맞춰 다니는 산행이 웬지 촌스러워지는 느낌도 들고...

올 가을 단풍은 이 정도에서 만족.

 

 

평이한 능선길을 속도를 높여 걷습니다.

 

 

수리봉 바로 아래는 세도가였던 안동권씨 모역인데 맨 앞쪽 비석이 부서져있네요.

이유가 궁금.

 

 

조망이 갇힌 수리봉을 지나면 

 

 

바로 조망이 탁 트이는 암봉에 올라서게 됩니다.

건너편으로 웅석봉에서 이어지는 달뜨기능선이 마주 보이고 우측으로는 움푹 꺼진 한재도 보입니다.

가장 좌측 봉우리가 석대산이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당겨서 본 청계저수지 부근은 거의 알프스 분위기입니다.

 

 

아래로 바로 보이는 건물이 하산 지점인 청계수련원이네요.

그 뒤로는 별장같은 귀촌댁들의 집들이구요.

 

 

한재지나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 건너로는 둔철산이 계속 함께하고 그 뒤로 정수산이 보입니다.

 

 

한우 자굴산

 

 

달뜨기능선 - 웅석봉 - 둔철산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요기 올라가서 사진 찍으믄 아주 폼날듯.

 

 

 

건너편 둔철산 풍경이 참 보기 좋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경호강을 내려다보며 산을 넘어가는 도로와 그 주변의 집들이 참 예쁘게 보입니다.

 

 

다랭이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래 풍경이 그려 지네요.

 

 

급격하게 떨어지는 하산길.

 

 

특이하게 생긴 바위도 만나구요.

 

 

예쁜 집들이 참 많습니다.

 

 

직진하면 한재.

이곳에서 좌틀하여 수련원방향으로.

 

 

가을아, 안녕....

 

 

낙엽이 미끄러운 경사길을 20여분 내려가면...

 

 

한재에서 넘어오는 도로와 만나게 됩니다.

 

 

단풍이 오후 햇살에 반짝거리네요.

 

 

이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진자마을까지 걸어 갑니다.

4km 조금 더 되는것 같은데 1시간 정도 걸리네요.

가면서 이곳 저곳 기웃거리는 바람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렸구요.

 

 

커다란 청계저수지 구경도 하고..

 

 

청계마을 안쪽으로 걸어서 산쪽으로 붙어서 마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갑니다.

 

 

가을걷이 끝낸 논에 물을 가두고 있네요.

저러면 벌레 생기지 않을것 같네요.

 

 

가을 느낌 물씬...

 

 

단속사지도 구경합니다.

이곳은 산청삼매에 속하는 정담매가 있는 곳이지요. (산청삼매 보기)

 

 

정담매.

관리를 하지 않는지 매화나무 옆으로 잡초가 무성합니다.

 

 

옛 영화는 이 탑이 대신 설명해 주네요.

 

 

단속사의 입구오 추정되는 곳에 세워져 있는 당간지주.

상단부가 부서져 흩여져 있던걸 모아서 붙여 원형대로 복원한것입니다.

옛 모양 온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국가 보물급인데...ㅠ

 

 

도로가에는 온통 감나무들인데 떨어진 감들을 이렇게 주워서 올려 놨네요.

속이 허전한데 한개 까 먹을까 하다가.... 안되지.

주변에 누가 있으면 물어 몰려고 해도 사람 구경하기가 힘드네요.

 

 

옛 정미소 건물.

내부가 참 궁금합니다.

이곳도 내부 구경을 한번 해 볼려고 주변 집들을 기웃거리며 물어보려고 해도 정말 사람이 없어유....

옛날 시골에서는 동네에 이런 정미소가 한곳씩 있었는데 그 안에는 커다란 발동기와 이곳 저곳 정신없이 돌아가는 휠이 있었고 그것들을 연결하는 탯줄이 있었지요.

그리운 풍경..

 

 

도로를 따르다가 농로를 따르다가..

세월 모두 잊고 걸어 갑니다.

도로가에 감나무들이 감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데...

 

 

감나무 뒤로 석대봉이 보이네요.

 

 

둘레길로 몇 번 지나간 운리마을을 구경하면서..

 

 

다시 개울을 따라 걸어 내려가 봅니다.

 

 

앞쪽으로 차를 세워둔 진자마을이 보이네요.

그 앞 도랑에서 한참이나 갈대가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을 눈부시게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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