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주사를 맞았습니다.
으르신이라고 공짜..
이거 공짜라고 물주사 주는 거 아니냐고 하니까 주삿바늘을 들고 그니가 나를 째려보네요.
오늘 하루는 무리하지 말고 절대 음주하시면 안됩니다.라는 당부를 하는데...
팔공산 치산계곡에서 투구봉 거쳐 코끼리바위 한 바퀴 도는 별 세 개 난이도 코스를 뛰고 집에 와서 막걸리 두 병을 마셔 버렸습니다.
산길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온통 낙엽이라 애를 많이 먹은 하루.
하루 종일 사람 그림자도 만나지 못했답니다.
투구봉 오르는 길은 절벽에 암벽을 타고 오르는 곳이 많아 위험.
하지만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재미있는 산행 코스는 분명하네요.
코끼리바위만 탐방 목적이면 팔공산 앞쪽(대구쪽)에서 오르면 아주 수월한 듯합니다.
도마재(신령재)에서 20분 거리에 코끼리가 있습니다.
산행지 : 팔공산 투구봉, 코끼리바위
일 시 : 2023년 11월 8일
산행 코스 : 수도사 - 능선 - 투구봉 - 청석배기 - 코끼리바위 - 신령재 - 민비골 - 수도사(원점회귀)
소요 시간 : 5시간 30분
산행정보와 트립 보기 : 이곳
팔공산 능선을 걷다보면 가장 돋보이는 바위 암릉 구간이 코끼리바위.
팔공산에서는 가장 큰 바위 암릉 구간인데도 능선에서는 나무에 가려 한눈에 확 들어오는 장소가 없어 더욱 감질나게 가고픈 곳이었네요.
팔공산 코끼리바위 치산계곡 기점 산행지도
시계방향입니다.
등산로가 낙엽에 거의 묻혀 있어 이맘때 초행 홀로 산행은 비추입니다.
근데 나는 왜 홀로...??
치산계곡 들어가기 전 올려다 본 팔공산 정상.
온통 가을입니다.
수도사 아래 공터에 주차를 해 두고 다시 왔던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되돌아 내려갑니다.
일단 개울을 건너 어느곳으로든지 올라가면 되는데 저는 수도사에서 100여 m 아래 사방댐을 건너서 올라가기로..
건너간 위치는 위의 화살표 방향입니다.
대략 발자국이 나 있습니다.
초반 20여분은 급경사에 돌과 낙엽으로 스틱에 힘 잔뜩 주고 두발 오르고 한발 미끄러지고...
늦가을 낙엽 산행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걸 실감하는 구간입니다.
능선길에 올라서는 우틀하여 능선만 따라 거닐면 됩니다.
첫 조망지점이네요.
아래로 수도사가 내려다보입니다.
그리 크지 않는 사찰이지만 역사는 유구합니다.
서기 647년 신라 진덕여왕때 자장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합니다.
위로 올려다보이는 팔공산 정상부
북쪽으로는 크게 이름이 있는 산들은 보이지 않는데 금성산과 비봉산은 알아보겠네요.(좌중앙 뒤)
전체적으로 산길이 좀 험한 편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기보담 내 촉의 느낌을 따라 걷는다는 게 맞는 표현.
하지만 아직까지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라 헷갈리는 곳은 없네요.
건너편 시루봉을 당겨 봤습니다.
믓찌네.
암벽을 타고 오르거나 암릉을 넘어가야 하는 구간도 제법 많습니다.
지나 온 봉우리가 처녀 젖가슴처럼 보이기도 하고 필리핀의 초콜릿힐인가... 그것처럼 보이네요.
똘망똘망... 육형제가 정겹게 인사를 합니다.
조금씩 달라지는 정상 능선을 바라보는 것도 즐거움.
당겨 봤습니다.
저 안테나는 언제 뽑힐까?
암릉 구간을 기어 올라가다가 옆을 보니 북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타났네요.
중앙 멀리 선암산과 좌측의 의성 명산 금성~비봉산이 한 능선으로 보여지네요.
우측으로는 차를 타고 올라가는 여행지 화산입니다.
당겨서 본 화산
올해 단풍은 머얼리서 그냥 봐야 예쁘네요.
일행이 있는 산행이면 사진 찍기 놀이하기 정말 좋은 곳들이 많네요.
혼자라서 그냥 낑낑 올라갑니다.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후덜덜...
산행 재미를 만끽하는 암릉 구간이 상당히 많습니다.
팔공산에서는 상급에 들 것 같은....
가운데가 올라온 능선길입니다.
가을 하늘이 너무 예쁘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참나무가 가을에는 골드빛으로 가장 가을 분위기를 돋우는데 떨어진 낙엽은 등산로에 수북하여 걷기 정말 불편하지유.
투구봉 아래는 암릉 구간이 길게 이어집니다.
직등하기에는 무리이고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위험한 구간들이 이어지는데 일단 밧줄이 내 중량을 이겨 낼 수 있을지 몇 번 당겨보고 몸을 맡깁니다.ㅎ
투구봉 정상은 작은 표찰이 하나 붙어 있는 게 전부이고 조망도 가려져 있네요.
곧장 하산합니다.
멀리 산자락 아래 암자 하나가 보입니다.
진부암이네요.
도립공원 말뚝은 기념품이 될 것 같아 배낭에 담아 오면 좋겠는데 무거브서...
이제 국립공원 팔공산입니다.
지나 온 투구봉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곳이 많습니다.
급 비탈에 낙엽이 많으니 스틱으로 균형잡지 않으면 올라갈 수가 없네요.
길도 보이지 않고 코끼리바위도 보이지 않고..
그냥 내 촉만 믿고 요리조리 오르는데...
멀리 역광으로 코끼리바위가 나타났습니다.
제대로 찾아 오르는 듯.
코끼리바위 하단 오르는 밧줄.
소나무 군단이 쌍팔을 들고 환영해 주네요.
갓바위쪽 능선.
멀리 뒤로 보이는 환성산.
중앙 좌측으로 갓바위가 보이네요. 중앙으로 노적봉도 보이고...
환성산 뒤로는 영알 그리메가 가물가물...
더 당겨서 본 갓바위
남쪽으로 비슬산.
조화봉과 대견봉, 그리고 정상인 천왕봉이 나란히 보입니다.
멀리 올라온 투구봉이 보이네요.(가운데 뾰쪽한 봉우리)
당겨서 본 투구봉
좌측이 갓바위 능선, 우측은 정상인 비로봉 능선.
코끼리바위 위쪽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중간에 한 곳 상당히 위험한 곳이 있는데 우회할 수 있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코끼리바위에서 바라본 정상 능선.
요렇게 생긴 커다란 암봉이 두 개가 마주 보고 있네요.
조심하여 저쪽으로 건너갑니다.
코끼리바위 대표 장소.
코끼리바위라는 명칭은 덩치가 커다랗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최초 작명가가 큰 생각 없이 지은 듯합니다.
코끼리바위 360˚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암릉도 멋집니다.
모델이 앉아 있어야 가늠이 되는데 그냥 바위만 찍어 놓으니 볼품이 없습니다.
비둘기 한 마리.
아래로 내려와서야 생각난 셀카 인증.
다시 올라가기는 싫고..
나름대로 상당히 위태로운 절벽 끝에서 찍은 셀프샷인데 전혀 감흥이 없네요.
신령재로 가는 길에서 조망되는 팔공산 정상
동봉도 같이 보이네요.
신령재에서 주능선 버리고 우측으로...
민비골은 산행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지 등산로가 묻혀 있네요.
계곡에는 온통 낙엽이구요.
아침에 독감 맞는다고 산행을 조금 늦게 시작했더니 하산하니 짧은 해가 산에서 지고 있네요.
수도사 약사여래불전
약사여래불, 일광보살, 월광보살 이렇게 약사여래삼존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수도사에서는 외견상 가장 볼거리.
대웅전은 없고 중심 법당으로는 가운데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이 있습니다.
그 우측으로는 원통전이 있는데 관세음보살을 모셔두고 있네요.
들어오는 입구에는 만세루 역할을 하는 해회루가 있습니다.
들어와서 차를 드세요. 하는 안내 문구가 있는데 시간이 없어 통과...
저녁 햇살이 산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참!!
팔공산은 국립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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