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방곡에 있는 공개바위는 그동안 여러 번 올라봤지만 올라서 이 바위를 볼 적마다 느끼는 건 이게 자빠지지 않고 용케 버티고 서 있는 게 불가사의처럼 보인답니다.
물론 물리학적 이론상 그러니까 그렇겠지만 현장에서 보면 바위들이 틈틈 갈라지고 부서져있어 지금 당장 무너져내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네요.
근데 이게 수백년 아니면 그보다 훨씬 더 된 수천 년을 이 모양으로 견디고 있었다면 이건 정녕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늘 놀라운 기분으로 이곳 올라서 공개바위 감상하고 내려간답니다.
오늘은 오전에 잠시 시간이 나길래 먼곳 산행은 하지 못하고 불현듯 생각이 난 공개바위를 찾아가서 한번 올라봤네요.
공개바위를 최단거리로 오를려면 차를 가지고 법전암까지 오르면 됩니다.
법전암에서 공개바위까지는 산길 500m밖에 되지 않아 그냥 그저 먹기.
하지만 법전암으로 오르는 임도는 도로도 협소하고 경사도 심하여 운전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요즘은 낙엽이 가득 깔려있어 급경사 급커브 오르막에 바퀴가 낙엽에 밀려 헛도는 아찔한 경험도 해 보았네요.
산행지 : 공개바위~꽃봉산
일 시 : 2025년 11월 13일
산행 코스 : 법전암 - 공개바위 - 꽃봉산(같던 길로 되돌아 하산)
소요 시간 : 2시간 30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오늘 사진에 등장하는 공개바위는 모두 카메라 수평을 맞춰 찍은 사진입니다.
일부러 기울게 하지 않은 정수평상태입니다.

공개바위는 이번이 6번째입니다.
처음 오를 때가 2008년인데 그때 올라서 보면서 이거 내년에는 볼 수 있겠나 했는데...ㅎ
2008년, 2013년, 2018년, 2019년, 2022년

오늘은 시간 관계상 법전암까지 차를 몰고 올라갔답니다.
올라서 보니 시간이 조금 남길래 꽃봉산까지 다녀 왔구요.

생초 IC에서 내려 경호강 상류 임천 따라 오르면서 바라본 와불산.
한쪽에 뾰쪽하게 독바위가 보입니다.

당겨서 본 독바위.
공개바위에서 와불산으로 등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목적지인 법전암은 네비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현교를 등록하여 찾아가면 되고요.
위 다리가 가천교인데 다리 건너기 전 우측으로 오르면 됩니다.
다리 건너서 우측으로 오르면 깊숙한 계곡 안에 있는 오봉마을과 만나게 되구요.

꼬불꼬불 산길 임도를 한참이나 올라서 만나는 법전암.
인적이 없습니다.
건너편 능선은 불이 난 듯 붉게 물들어 있는데 암자는 적막하네요.
지난번에는 스님이 계셨는데 어디 출타 중인지 아니면 겨울 앞두고 하산을 하셨는지..

암자 뒤편에 감나무 두 그루에는 발갛게 익은 감들이 가득 달려있네요.

이뭣꼬
불교에서 가장 통용되는 화두.
불도를 닦기 위해 불문에 드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숙제를 풀기 위한 것인데 그 의문점의 숙제풀이 화두가 바로 이뭣꼬? 이고 한문으로는 시심마 (是甚麼)라고 하지유.

법전암 입구에서 위의 큰 바위 뒤를 돌아올라 가면 됩니다.
곧장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가다가 우측 산길로 오르게 되구요.

바위 위에 올라서 본 가을.
엄청난 풍경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큰 사진은 이곳 클릭.

법전암에서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 옛날 화전민이 살았을 것 같은 집터가 나오네요.

이곳에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거의 계단으로 조성이 되어 있구요.

이곳을 찾는 산객들이 많지 않아 등산로는 아주 호젓하고 내추럴합니다.


오봉계곡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은 왕등재.

어디선가 반달곰이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

500m산길이라 금방입니다.
바로 위 커다란 바위들이 보이는 곳 위가 공개바위.

간만에 만난 공개바위.
아직도 굳건하게 서 있다는게 대견스럽네요.
이 자세로 수백년 수천년 서 있었는데.. 뭘 그까짓거..

공개바위는 숨 좀 돌리고 찬찬히 보기로 하고 일단 주변 조망을 구경합니다.
바로 앞쪽으로 동쪽 방향이 트여 있네요.
좌측 중간에 뾰족하게 보이는 산은 한눈에 봐도 구분이 되는 산청의 필봉이고 그 옆은 왕산입니다.
가운데 둥그스럼한 산은 정수산. 우측은 둔철산.
그 뒤 희미하게 보이는 산은 의령의 한우산(좌)과 자굴산(우)

당겨서 본 필봉.
필봉과 정수산 사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산은 황매산 자락 부암산의 수리봉 같습니다.

몇년전에 오니 이 바위에 석이가 가득있더니 오늘은 흔적도 없네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고시레 지내고..
저는 딱 이 막걸리만 마십니다.
1년에 대략 500병 정도.
국순당에서 우수소비자상 하나 받아야 되는데...ㅠ

공개바위 모습입니다.
모든 사진은 카메라 수평을 맞춰 찍은 사진입니다.
현재 공개바위의 기울기는 20~30˚ 정도 됩니다.(빨간 선 참고)
맨 아래 1단 바위는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반대편에서는 보입니다.
바위들의 전체 무게는 100톤.
모두 야무지게 붙어서 세워져 있는게 아니고 듬성듬성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금가고 갈라진것도 많구요.
이게 수백 년 수천 년 이 모습 그대로 서 있는 게 신기하답니다.


3단과 4단 바위 위에는 소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있네요.

단풍 능선 뒤로 멀리 거창의 감악산도 보이구요.

역광인 반대편에서 본 공개바위.
공개바위의 공개는 공깃돌을 뜻하는 갱상도 사투리입니다.

맨 하단의 1단 바위까지 5개의 바위가 모두 보입니다.

사진을 조금 밝게 찍어 봤습니다.
2단 바위 같은 경우에는 곧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인데도 이게 수백 년...

맨 위의 5단 바위로 이렇게 갈라져 있답니다.

상단만 찍으니 기울기가 더 심해 보이네요.

보는 위치에 따라 기울기가 더 심하게 보이기도 한답니다.
위 사진도 정확하게 수평을 맞춰 찍은 사진입니다.

공개바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위에서 내려가본 공개바위

공개바위 크기는 이 정도입니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꽃봉산을 갈까 독바위를 갈까 하다가 가까운 꽃봉산이나 다녀오기로..
조망이 트이는 771봉에서 건너 보이는 법화산, 중간에 머리만 내 밀고 있는 산은 오도재 건너 삼봉산.

함양읍이 보이고 그 뒤로 모노레일이 있는 대봉산도 조망이 됩니다.

법화산 좌측으로는 금대암이 있는 금대산과 한 능선에 있는 백운산이 조망되네요.
그 뒤로는 서북능선의 끝자락 바래봉도 보입니다.

꽃봉산.
산 이름 중에서 가장 예쁘게 지은 산명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곳에서 유턴하여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삼각점 겸 산 표식.
이 능선이 국립공원 경계지점인데 그 표식 같습니다.

마지막 잎새..
이거 떨어지면 극심한 가을앓이를 해야 하는데...





숲 사이로 와불산 독바위가 보이네요.

다시 하산하는 길.

건너편 왕등재




옛날 화전민 집터자리에 있는 감나무에도 발갛게 익은 감들이 가득하네요.
우리 시골에서는 이렇게 작은 감을 땡감이라 했는데 홍시 되기 전에는 떫어서 먹기 힘들지유.


법전암으로 다시 복귀.
한때는 따스한 찻잔이 올려져 있었을 것 같은 탁자.

공개바위 보고 내려오니 이뭣꼬가 해결이 될 것 같아서...

요렇게 해 놓고 왔습니다.

휴대폰으로 찍은 공개바위 사진.

휴대폰 사진 (공개바위 반대쪽에서)

한번 용을 써 봤는데 택도 없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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