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방을 그리며....

Posted by 쏭하아빠 지구별 팀 블로그의 글 : 2018. 12. 26. 09:19

 

왕십리 친구들 모임에서..

절친 녀석에게 훈훈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IMF 때에 거래처 계약으로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기술력은 충분했지만, 계약금액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컸던 계약이였습니다.

 

그런 제 상황을 안 친구가 도움을 줘서 무사히 납품하고,

그 보답(?) 으로 조촐하게 한잔 했습니다.

 

그 당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제 친구 큰 누님의 딸인 조카가..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납품을 했던 라면으로 유명한 농* 이라는 업체에 근무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 조카의 신랑은 납품 및 기기성능 검사를 책임졌던 중앙연구소 연구원이였습니다.

정말 세상 좁다는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

 

뭐랄까.. 저 보다는 한참 젊은 친구였지만,

함부로 대 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건강한 모습과 정직하고 바른 인성을 보유하였고, 정말 사위로 저 정도면 만점이다 싶었고..

견적서 제출부터 시작해서 납품과정까지 갑질은 커녕 너무 완벽할 정도로 깔끔했던 연구원이였습니다. 

 

한 동안 모른 척 했습니다.

그 이유는 납품과정에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불량품 발생이나

기타 제 실수로 인해서 공정한 거래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함구를 했습니다. 

 

가끔 제 친구 녀석은 제가 하는 업이 힘들때면 ..

"양 서방에게 도움 좀 청하지 ? "..

 

네..저도 영세 규모다 보니.. 그런 맘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탐대실의 우를 범 하고 싶지는 않았서 멀리 본다는 마음으로 참았습니다.

 

어느 날 제 절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큰 누님 생신이니 같이 가자고..

어릴 때 부터 친 누님 처럼 저를 귀엽게 봐주신 누님이셨고, 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사셨습니다. 

 

누님 집 근처에서 장미꽃과 안개꽃 한 다발을 사서 들어가니 저를 보고 놀라던 양 서방.. 

" 아니 윤 사장님...여기는 왠일로 ? "..

 

 

그 이 후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도 그 회사에 방문을 하면 깍듯하게 존칭하고..

양 서방 역시 예 전 처럼 견적서나 수리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처리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청천벽력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 친구야 양 서방이 고환암으로 어젯 저녁... " ..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운동도 좋아했지만, 너무도 건강했기 때문에.. 술 담배도 안 했는데..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기업에 대한 모든 분들의 이런저런 평가도 다 인정을 합니다.

 

저는 오늘 단순하게 열심히 근무했던 성실하고 능력있던 직원의 부인을..

재 취업을 시킨 한 기업의 철학을 말하고 싶습니다.

단순하게 직원사랑이라는 주제로..

 

요즘 잘 아시다시피 직원을 마치 하인처럼 부리거나,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를 하는 대 기업 가족들의 횡포를 바라보면..

씁쓸하다 못해서 도대체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인지 궁금하더군요.

기업 철학이란 무엇인지 생각을 해 봅니다.   

 

........

 

요즘처럼 힘든 불경기에 삶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기는 힘 들지만..

어거지로 완성하려는 욕심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습니다.

 

내 삶의 정점이 어디인지...

오늘은 그 궁금함도 내려 봅니다. 

 

한 젊고 유능했던 이 사회의 인재를 너무 일찍 보낸 아쉬움에 ..

 

 

 

 

 

 

 

농심 계시판에 올린 제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동아과학 사장님, 안녕하세요? (주)농심입니다.

먼저 이렇게 저희 (고)양준환 부장님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랜 투병생활 중에 본인의 각고의 노력으로 병세가 호전되어 재입사 하였으나,

또 다시 재발하여 병원에서 가료를 받다가 쾌차하지 못하고 운명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양부장님의 인성과 전문성을 잘 알고 있기에 너무 아까운 인재를 잃어 버린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심직원의 가족이라면 우리가족이라는 마음을 저희 대표이사께서 항상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도리를 행하신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역시 농심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저희 (고)양준환 부장님의 명복을 빌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사장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이뤄지기를 기원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8.12.26 11:51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_()_
    아까운 인재가 운명하셨군요. 회사 게시판에 답글을 읽으니 그분의 모든면을 알수있는것같습니다.
    쏭형님과의 관계도 대단합니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선 기대려는 심리가 작동했을텐데말이죠....
    벌써 2년이 되었네요. 저도 큰형님을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하늘나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때의 슬픔은 말로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곤한답니다.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면서 다시한번 명복을 빌어드립니다._()_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8.12.26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무도 아까운 인재입니다.
      사회에서도...가정에서도...
      하마님도 큰 형님과의 급작스러운 이별에 가슴이 지금도 많이 아프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요즘 제 동창 부고 소식에 내 나이를 되돌아 보곤 합니다.
      늘 아둥바둥 사는 제 모습이 한심하기도 하고....

  2. 2018.12.26 12:54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쏭빠님과 양서방, 두 분의 성품을 모두 짐작할 수 있는 글입니다.
    아까운 분 하늘나라로 가시고 그 회사에서는 남은 가정사를 배려하여 훈훈한 조치를 취하셨네요.
    농심 짜파게티..
    농심 너구리..
    모두 제가 좋아하는 라면인데 그것에라도 애정을 더 주는 것이 위 글에 대한 보답일것이라 생각됩니다.
    갑질이라는 말이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있는데 사실은 많은 갑들은 갑질보다는 을과의 동행을 위해 애쓰고 있으리라 여겨지구요.
    양준환님의 명복을 빕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8.12.26 1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치 식품회사를 광고하는 것 같아서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한 인재를 아끼고 그 인재가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정을 살피는 기업철학은 좀 알려야 겠다는 마음으로 올렸습니다.
      기업철학이 너무도 대조적입니다.
      직원 귀싸대기 올리던 모습을 뉴스에서 보고는 ..저런 개00 했는데..
      참, 성실하고 너무도 아까운 인재와의 이별은 너무도 안쓰럽습니다....

  3. 2018.12.26 15:06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해가 저물고 있음을 더욱 실감하는 오늘 글인 것 같습니다.
    다른때와 달리 저도 요즘들어서 자꾸 뒤돌아 보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그냥 지날칠수 있는 자그마한 일에도 거기에 연관 됐던 사람을 떠올려 보구요.
    엊그제 이브날도 이야기끝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화제에 올랐고
    그러다 보니 갑자기 30대도 안되여서 요절을 한 친구 이야기까지 끄집어 내며
    이야기하다 그친구를 떠올려 보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오늘 글을 보면서 쏭빠님도 그렇고 저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주위분들을 떠올리며 추모할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여야 될 것 같은기분입니다.

    요즘들어 그런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면서
    우리에 자화상 같기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점차 조금씩 나아지는 우리에 기업문화와 또 갑을이라는 관계.....
    한참이 지난 그시절 생질 아이가 그때 막 때 묻지 않은 법대생이라 저와 자주 대화가 부딪쳤습니다.
    저는 벌써 그때에도 세파에 물들어 그정도에 청탁문화를 두둔을 하고....
    그정도에 갑을 관계를 당연시했었던 걸로 이야기하였으니 조카아이가 보기는 오죽하였을까요...
    저도 이제는 생각에 변화가 많으니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8.12.27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창파 형님 말씀처럼 한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인연이 닿았던 분들과의 예고없는 이별의 아쉬움에 모임에서도 허탈한 마음을 나누곤 합니다.
      올 해도 인천 사는 법무사인 동창이 모임에서 제 옆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며칠 후 그 동창의 비보를 접했을 때에는 너무 허탈했습니다.
      조카분과의 대화에서 스스로의 긍정적인 변화를 바라 보시면서..
      스스로 다행이시라는 표현에 진솔하신 창파 형님의 표현을 저는 용기로 읽혀 집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직 그런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
      오을 아침 출근을 하는데 어제와 달리 엄청 춥습니다.
      올 겨울 건강하게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4. 2018.12.27 14:40 euroasi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쉽고 비통하지만 운명이라고 생각하시고...
    이제 우리들 남은 모두들이 자신을 위해 현재를 돌아봐야할 시간인것 같습니다.
    어김없이 배달되는 나이 한살이 반려나 거부하고 싶지만...
    분명히 반드시 또 차곡차곡 한해에 한번씩 전해주는 나이 한살 만큼의 건강과 가장으로서의 힘듬이 쌓이는 시간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분기별로 한번씩이라도 함께 모여서 둘레길이라도 산책하면서
    몸에 좋은 막걸리 한잔씩 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세상을 기원해 봅니다.

    "나이 한살"받으시고, 기분나빠 마시고, 건강관리들 철저히 하는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8.12.27 15: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라시아님 말씀처럼..
      어김없이 배달되는 나이를 반려나 거부하고 싶습니다 ~^^
      분기별은 욕심이고 일년에 두번 정도는 저도 찬성입니다.
      건강하려면 술 부터 줄여야 하는데.. 그 게 맘 처럼 쉽지가않은 요즘입니다....

  5. 2018.12.28 14:59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세상이 온 통 시끄럽고 못 살겠단 말만 들리는데
    이런 쏭빠님 애기를 들으며 년말을 맞으니 다행이라고 생각듭니다.
    사람들 세상엔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또 일어나서는 안 될 것들이 나를 당황하게 맨드는데
    저두 요 며칠 이런 저런일로 집을 떠나 간만에 지구별에 들어 왔습니다만 이래서 사람이겄지요.
    그나저나 농심엔 제 칭구들이 꽤 많이 근무했었는데.....동자동시절부터....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8.12.28 1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 TV 뉴스 보기가 힘들더군요.
      오늘도 점심에 식당서 국회의원 나리님들께서 회의에 참석도 안하고 외국에 뭔 시찰을 갔다는 뉴스에..
      밥 맛이 뚝 떨어졌지만 하루 이틀 그런 소식을 접 한것도 아니라서 다 먹고 나왔습니다..^^
      저도 농심은 현 위치(보라매 공원) 전 부터 거래를 했습니다.
      강원도 감자연구소서부터 시작해서 예 전에 참 많이 돌아 다녔는데..ㅎ
      춥습니다.
      에디 형님께서도 올 마무리 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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