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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양서방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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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친구들 모임에서..

절친 녀석에게 훈훈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IMF 때에 거래처 계약으로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기술력은 충분했지만, 계약금액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컸던 계약이였습니다.

 

그런 제 상황을 안 친구가 도움을 줘서 무사히 납품하고,

그 보답(?) 으로 조촐하게 한잔 했습니다.

 

그 당시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제 친구 큰 누님의 딸인 조카가..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납품을 했던 라면으로 유명한 농* 이라는 업체에 근무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 조카의 신랑은 납품 및 기기성능 검사를 책임졌던 중앙연구소 연구원이였습니다.

정말 세상 좁다는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

 

뭐랄까.. 저 보다는 한참 젊은 친구였지만,

함부로 대 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건강한 모습과 정직하고 바른 인성을 보유하였고, 정말 사위로 저 정도면 만점이다 싶었고..

견적서 제출부터 시작해서 납품과정까지 갑질은 커녕 너무 완벽할 정도로 깔끔했던 연구원이였습니다. 

 

한 동안 모른 척 했습니다.

그 이유는 납품과정에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불량품 발생이나

기타 제 실수로 인해서 공정한 거래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함구를 했습니다. 

 

가끔 제 친구 녀석은 제가 하는 업이 힘들때면 ..

"양 서방에게 도움 좀 청하지 ? "..

 

네..저도 영세 규모다 보니.. 그런 맘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탐대실의 우를 범 하고 싶지는 않았서 멀리 본다는 마음으로 참았습니다.

 

어느 날 제 절친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큰 누님 생신이니 같이 가자고..

어릴 때 부터 친 누님 처럼 저를 귀엽게 봐주신 누님이셨고, 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사셨습니다. 

 

누님 집 근처에서 장미꽃과 안개꽃 한 다발을 사서 들어가니 저를 보고 놀라던 양 서방.. 

" 아니 윤 사장님...여기는 왠일로 ? "..

 

 

그 이 후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도 그 회사에 방문을 하면 깍듯하게 존칭하고..

양 서방 역시 예 전 처럼 견적서나 수리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처리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청천벽력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 친구야 양 서방이 고환암으로 어젯 저녁... " ..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운동도 좋아했지만, 너무도 건강했기 때문에.. 술 담배도 안 했는데..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기업에 대한 모든 분들의 이런저런 평가도 다 인정을 합니다.

 

저는 오늘 단순하게 열심히 근무했던 성실하고 능력있던 직원의 부인을..

재 취업을 시킨 한 기업의 철학을 말하고 싶습니다.

단순하게 직원사랑이라는 주제로..

 

요즘 잘 아시다시피 직원을 마치 하인처럼 부리거나,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를 하는 대 기업 가족들의 횡포를 바라보면..

씁쓸하다 못해서 도대체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인지 궁금하더군요.

기업 철학이란 무엇인지 생각을 해 봅니다.   

 

........

 

요즘처럼 힘든 불경기에 삶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기는 힘 들지만..

어거지로 완성하려는 욕심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싶습니다.

 

내 삶의 정점이 어디인지...

오늘은 그 궁금함도 내려 봅니다. 

 

한 젊고 유능했던 이 사회의 인재를 너무 일찍 보낸 아쉬움에 ..

 

 

 

 

 

 

 

농심 계시판에 올린 제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동아과학 사장님, 안녕하세요? (주)농심입니다.

먼저 이렇게 저희 (고)양준환 부장님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랜 투병생활 중에 본인의 각고의 노력으로 병세가 호전되어 재입사 하였으나,

또 다시 재발하여 병원에서 가료를 받다가 쾌차하지 못하고 운명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양부장님의 인성과 전문성을 잘 알고 있기에 너무 아까운 인재를 잃어 버린 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농심직원의 가족이라면 우리가족이라는 마음을 저희 대표이사께서 항상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도리를 행하신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 역시 농심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저희 (고)양준환 부장님의 명복을 빌어 주셔서 감사드리며,

사장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이뤄지기를 기원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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