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때 문장가 유한준은 이런 명문을 남겼습니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蓄之而非徒蓄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풀이하면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며, 볼 줄 알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그저 쌓아두는 것과 다르다.'
이 글을 유홍준교수가 각색하여 문화유산답사기에 다음과 같이 서문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얼마나 멋진 말인가요?
지리산은 크고, 넓고,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
갈때마다 새롭게 보이고 그 보이는 것이 이전과는 또 다릅니다.
그래서 늘 경탄하고 처음인듯 설레입니다.
지리산 능선길에는 두가지의 최고가 있답니다.
한 곳은 최고의 전망대 촛대봉이 있고,
또 하나는 지리산 능선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연하선경(烟霞仙境)이 있습니다.
이 두가지를 즐기기 위해서는 세석으로 올라서 장터목으로 진행을 해야 하지요.
가을 가득한 날,
지리능선에서 가을앓이를 즐겼답니다.
능선 가득했던 들국화가 지고 없어 참 아쉬웠구요.
산행지 : 지리산
일 시 : 2020년 10월 15일
산행코스 : 백무동 - 세석 -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백무동
소요시간 : 8시간 30분
산행거리 : 19.1km
※ 지리산 정상의 조망도 : 클릭
한신계곡은 단풍으로 가득합니다.
붉은 단풍, 노란 단풍..
그것을 돋보이게 하는 초록빛과 계곡 물소리.
세석평전에도 단풍으로 울긋불긋 합니다.
67년전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빨치산을 집결하여 투쟁대회를 열면서 백무동과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했던 곳.
그리고 세월이 흘러..
37년 전, 무거운 A텐트와 군용 담요, 석유 버너와 쌀 한되를 지고 이곳에 올라와 몇 일 머문적이 있습니다.
그 여름.. 텐트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쌀 한 줌을 얻어가던 산거지 여인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머리를 내밀고 있는 반야.
지리10경 중 반야낙조가 있는데 저곳에 올라 황혼의 풍경을 본 이가 있을까?
보고 싶다.
지리 주능 최고 전망대, 촛대봉에서 한참을 머물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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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위엄은 정말 근사합니다.
어디보자..
누가 올라 가 있나?
남쪽 방향의 조망도 오늘은 탁 트여져 있습니다.
남해와 여수, 그리고 삼천포 앞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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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백번도 맞이하지 못하는 계절.
사계가 있다는게 참 좋지요.
앓았다 나았다 하면서..
단풍=광합성..ㅎ
밋밋한 원리인데도 시인은 시를 쓰고 음악가는 노래를 합니다.
처절하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사람들은 환호하고..
남쪽바다입니다.
와룡산 너머 바다쪽으로 사량도 지리산이 보이네요.
이곳 지리산이 보인다고 하여 지리망산이라고도 하는데..
지금 이 시간.
아득한 저곳에서 이곳을 보고 있는 이 있을까?
안드로메다에서 숨박꼭질을 하는 기분이다.
삼천포대교를 지나 창선을 거쳐 남해로 들어가는 길.
그 뒤로 사량도가 보여집니다.
하동의 금오산.
남쪽..
삼신봉에서 이어지는 아련한 남부능선.
남쪽바다가 아련히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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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성삼재에서 만복대 거쳐 바래봉까지 이어지는 서북능선.
그리고 인월. 남원 방향.
지안재 넘고 오도재 넘어 지리산으로 들어오는 길도 빤히 내려다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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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걷고 싶어 찾아 온 곳.
아름다운 연하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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煙·霞·仙·境
1700m 능선에 연하선경이 있는데,
때마침 가을입니다.
걷는다.
생각한다.
생각을 지운다.
다시 생각한다.
다시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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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
장터목에서 내려다보는 중산리
지리주능과 촛대봉, 삼신봉, 그곳에서 남부능선은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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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는 천왕봉은 늘 위협적입니다.
1km도 되지 않는 거리인데 천길먼곳인양 아득하구요.
중산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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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선계곡
통천문 지나 한발 한발..
오르다 보면 천왕봉.
지리 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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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뒷편 덕유산 능선
거창 함양 방면 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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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곡산에서 올라오는 S라인의 황금능선
진주와 진양호
천왕봉
지리산 정상에서 보는 360˚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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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상의 조망도(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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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방향
수도~가야 라인과 내고향 황매산.
황매산, 감암산, 부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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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주능과 함양 읍내
서봉,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 향적봉 정상..
그 앞으로 괘관산.
우측으로 무룡산 앞에 월봉산, 그 앞에 거망산, 황석산 라인.
황석산 뒤로 금원산.
황금능선의 산죽 이파리가 색깔이 변해지고 있네요.
지리 주능
오도재 넘어 가면서 조망공원에 들렸습니다.
천왕봉이 내려다보고 있는데...
지리산은 언제나 저곳에 있을 것이고,
그리워 지면 또 오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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