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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민주지산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능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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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듯 10월말이 되었네요.

느긋하던 가수 이용이 불나게 바쁜 날입니다..

기온은 하루 다르게 뚝뚝 떨어지고 있구요.

 

붐비는 단풍 산하를 피하여 찾아간 영동의 민주지산(岷周之山,1242m)에서 하루종일 산행하면서 두 사람만 스쳐 지났습니다.

멋진 가을산인데도 다들 어디로 가셨는지 참 조용합니다.

아련하게 펼쳐지는 능선은 꿈길 같구요.

 

물한계곡에서 시작하여 민주지산으로 오르다가 등산로가 좀 밋밋한듯하여 우측 희미한 산길을 타고 올랐는데 나중에 주능선에 오르니 각호봉 옆에 있는 1,185m봉이었습니다. (아래 산행지도 참고)

혹시 저처럼 민주지산 등산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 불만이라든지, 완전 혼자 걷고 싶다든지, 아니면 산행 중 멧돼지 만나고 싶다면 이 코스를 적극 추천(?) 합니다.

 

물한계곡의 勿閑은 아랫동네 지명에서 유래되었는데 말 그대로 부지런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지금은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지만 옛날에는 사방이 꽉 막힌 계곡에서 먹고 살려면 부단히 노력을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드는 계곡입니다.

 

아랫쪽에는 온통 단풍으로 가을이 만연한데 올라갈수록 스산해집니다.

길바닥은 온통 낙엽으로 가득하여 바스락거리며 걷는 내 발자국 소리가 너무 좋네요.

겨울 능선이 정말 멋진 민주지산~삼도봉 라인의 가을 풍경도 참 좋았답니다. (겨울풍경은 이곳)

 

 

산행지 : 민주지산(석기봉, 삼도봉)

일 시 : 2020년 10월 30일, 나홀로.

산행코스 : 물한계곡 - 1185봉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물한계곡(원점회귀)

소요시간 : 6시간

 

 

민주지산은 산 이름이 조금 특이합니다.

한문으로 岷周之山으로 표기를 하는데 고문헌에는 백운산(白雲山)이라고 나옵니다.

산세가 밋밋하다고 하여 민두름산이라고 불리다가 일본넘들이 한자로 개명을 하면서 민주지산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인데 통신기지탑으로 올라서 1185봉까지는 등산로 아주 희미합니다.

비추하지만 나름대로 외진 산길을 좋아하거나 멧돼지 만나고 싶으면 이 길로 오르면 됩니다.

대개의 산행은 쪽새골로 난 널찍한 등산로를 이용하여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산행코스 : 물한계곡 - 1185봉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 - 물한계곡(원점회귀)

 

 

물한계곡 끝에서 황룡사로 올라가는 길.

황룡사는 마당에 큰 돌을 장식한다고 공사 중이라 입장을 막아두었습니다.

 

 

올라가는 계곡길은 온통 단풍길

완전 화려합니다.

 

 

 

 

 

 

 

 

 

 

 

 

 

 

등산로는 아주 널찍하게 이어져 오르고 있는데....

 

 

이곳에서 멈칫.

등산로가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측으로 보니 누군가 나무에 화살표를 해 두었네요.

살짝 등산로를 비켜 오릅니다.

이곳까지 등산로는 광통신케이블매설지역이라는 표시판이 계속 따라 올라왔는데 이곳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면 산 속에서 그 표시판이 보이고 그것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등산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희미한 족적선이 보입니다.

경사가 엄청난데 2보 전진 1보 후퇴를 반복하며 겨우 오르니 리본 하나가 보입니다. 자연보호.

사람의 혼적이 반갑네요.

 

 

곧이어 만나는 통신기지탑.

이곳까지 광통신케이블이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기지탑을 돌아 능선길을 따라 오르면 마지막으로 주능선과 만나게 됩니다.

 

 

숲 사이로 물한계곡의 붉은 단풍숲도 내려다 보이고..

 

 

2시간여 올라서 만나는 주능선 고속도로.

 

 

민주지산 밑에 있는 대피소입니다.

1998년 4월 거의 봄이었는데, 특전사 천리행군 중 이곳에서 악천후를 만나 저체온과 탈진으로 장병 6명이 사망하는 대 참사가 벌어진 장소.

4월 봄이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5공수특전사 장병들이 민주지산을 올라 행군을 하는데 갑자기 날씨가 변하여 비가 눈으로 바뀌고 눈보라에 기온은 체감 영하 30도를 내려가 이곳에서 사고가 난 것입니다.

 

그 뒤 이 대피소가 설립이 되어졌구요.

무인이고 안에는 장작난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피소 내부의 청소 빗자루에 누군가 앙증맞게 조화 하나를 달아 두었는데...

 

 

민주지산 정상

조망 탁월 합니다.

석기봉, 삼도봉은 모두 민주지산의 능선에 있는 봉우리인데 알려지기는 민주지산보다 삼도봉이 더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 방향, 멀리 뾰쪽한 석기봉이 보이네요.

 

 

걸어 온 능선.

맨 뒤가 각호산이고 중간에 솟은 봉우리가 제가 올라온 능선과 주능선이 만난 1185봉.

 

 

아랫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물한계곡

 

 

좌측 각호산에서 우측 석기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의 파노라마를 민주지산 정상에서 본 풍경

중간 아래는 물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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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계곡 반대쪽 무주방향 조망입니다.

대기가 약간 흐려서 깔끔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만하면 멋진 풍경입니다.

가장 돋보이는 산이 덕유산인데 멀리 좀 희미합니다.

우측으로 영동읍내도 보이고 대전 서대산도 확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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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방향 석기봉.

그 뒤가 삼도봉이고 우측 부항령에서 좌측 우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능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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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면 방향.

 

 

겨우 한사람 만났습니다.

가을 산인데도 너무 한적하네요.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서 석기봉으로...

 

 

바람이 불어 가지가 쫘~악 갈라졌는데..

그곳에 다시 살이 올라 이런 멋진 네모창을 만들었네요.

 

 

오르고 내리고...

하루종일 걸으면서 발 밑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석기봉 전위봉은 위험하다고 우회하라 되어 있는데..

근데 죙일 걷기만 하다보니 밧줄도 당겨보고 싶네요.

 

 

이곳으로 오르지 않았으면 후회 할 뻔.

조망이 탁 트입니다.

 

 

걸어 온 능선길.

좌측 높은 봉우리가 민주지산.

가운데가 물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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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계곡 내려다보는 단풍은 정말 이쁘네요.

제 사진은 색감 조절은 하지 않고 그대로 올리는데 반짝반짝하는 햇살이 담기지 않아 사진으로는 조금 밋밋합니다.

 

 

뒤돌아 본 민주지산 능선.

머~얼리 각호산.

 

 

민주지산 정상을 최대한 당겨 봤습니다.

 

 

좌측이 민주지산이고 우측 바로 앞이 석기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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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봉 도착.

뾰쪽한 바위봉입니다.

 

 

 

 

 

진행방향 삼도봉과 같이 담아 본 석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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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항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삼도봉으로 가는 능선길.

이곳 석기봉에서 1.5km 정도 됩니다.

 

 

물한계곡 단풍

 

 

 

 

 

중앙의 삼도봉과 좌우 백두대간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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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

 

 

 

 

 

삼도봉 정상.

민주지산보다 더 많이 알려진 삼도봉

경북, 충북, 전북이 만나는 곳.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총 7개의 삼도봉이 있습니다.

모두 3개도가 만나는 곳.

그 중 이곳과 지리산 삼도봉이 가장 유명합니다.

 

맨 위에 둥근 다마에 올라타서 3도를 깔고 앉아 사진 찍으믄 폼 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올라가기가 요원할듯...

 

 

민주지산에서 삼도봉까지는 4.3km.

이제 이곳부터는 하산길입니다.

 

 

좌측 우두령방향과 우측 부항령의 능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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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막골재에서 좌회전

물한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입니다.

직진은 우두령 방향 백두대간길.

 

 

반달이 이넘은 지리산 살다가 뭐 먹을꺼 있다고 예까지 왔능감.

언제 한번 산에서 미팅이나 해야 할텐데....

 

 

안타까운 이름 무덤골.

6.25때 시체가 너무 많이 쌓여 무덤골이라 불러지게 된 계곡.

 

 

그곳에도 형형색색의 단풍들로 치장이 되어 있는데..

세월은 흐르지만 역사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가을은 색이 곱고 예쁜 단풍들만 맛일까?

마른가지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은.

냇물 뒤덮은 낙엽은,

이파리 가득 깔린 숲길은,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2020. 10월의 끝에서 가을을 붙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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