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수평선 일출이나 일몰은 아주 쉽게 볼 수 있는데 비해 지평선 일출이나 일몰은 쉽지 않지요.
서부 영화에 나오는 가도 가도 끝도 없는 광활한 평원은 보기가 힘들답니다.
산지 비율이 60% 이상 되다 보니 어딜 가도 산이 앞을 막고 있고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딱 한 곳 있는데 전북 김제의 김제평야입니다.
이전에는 호남평야라고 배운 곳이구요.
남북한 통틀어서 하늘과 땅이 맞닿아있는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가을에는 지평선축제라는 특이란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곳입니다.
김제평야 한가운데 자리한 만경낙조전망대는 만경강 옆에 있는데 강에 비치는 낙조 풍경과 함께 지평선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교통편이 불편한 곳이라 자가운전 외에는 가기가 조금 힘든 곳이네요.
봄에 다녀왔지만 가을에 들리면 가장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평선 일몰을 한번 보고 싶었답니다.
비록 외국의 너른 대지처럼 광활한 풍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곳 낙조전망대에서 색다른 일몰 구경을 했네요.
바닷속으로 잠기는 일몰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일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자투리시간에 들린 성모암과 조앙사.
두 곳 다 모두 이곳 출신인 진묵대사와 연관이 있는 곳이네요.
아주 특이한 스님이었던 걸로 소개과 됩니다.
예를 들면 팔만대장경을 외워서 암송을 한다든지 술을 즐겨 마신다든지.. 그리고도 효심은 아주 지극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일반 대중한테는 아주 인기가 좋았던 모양입니다.

고시례전?
아주 특이한 전각이름이 한글 편액으로 걸려있어 내역을 알아보니 전국 유일의 무덤을 돌보는 전각이라고 합니다.

진묵대사 엄마의 묘.

바로 이웃에 있는 조앙사도 둘러보구요.

두 곳 다 일반 사찰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른데 그래도 멀리서 온 불청객을 아주 따스하게 대해 주네요.

진묵스님의 생가.

일몰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만경낙조전망대로 이동합니다.
차량으로 전망대 바로 아래까지 진입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해가 많이 남았네요.
인생샷 찍기 참 좋은 곳이네요.

주변으로 펼쳐진 지평선을 구경하구요.

바로 옆으로는 만경강이 흐릅니다.
갈대, 억새와 함께 가을에 들리면 최고의 풍경이 될 것 같습니다.




이곳이 만경 8경 중에서 1경입니다.


모델은 김여사입니다.


사실 광활하고 아무것도 가리는 것 없는 완전한 지평선의 일몰을 기대했답니다.
그런데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그게 좀 힘든 풍경이겠네요.















전망대 인근으로는 뭔 숲을 조성하고 있는 듯합니다.
공사 중이네요.

해가 지고 만경강은 불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봄철은 미세먼지로 말간 풍경을 보기 힘든데 가을에 들리면 아주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 떨어진 지평선의 저녁.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잠겨 들어갑니다.
맘 속 기대만큼 감상적인 풍경은 아니지만 한번은 보고 싶었던 지평선 일몰을 구경했네요.
김혜순의 시 지평선으로 감상평을 대신합니다.
누가 쪼개놓았나
저 지평선 하늘과 땅이 갈라진 흔적
그 사이로 핏물이 번져 나오는 저녁
누가 쪼개놓았나
윗눈꺼풀과 아랫눈꺼풀 사이
바깥의 광활과 안의 광활로 내 몸이 갈라지는 흔적
그 사이에서 눈물이 솟구치는 저녁
상처만이 상처와 서로 스밀 수 있는가
두 눈을 뜨자 닥쳐오는 저 노을
상처와 상처가 맞닿아
하염없이 붉은 물이 흐르고
당신이란 이름의 비상구도 깜깜하게 닫히네
누가 쪼개놓았나
흰낯과 검은밤
낮이면 그녀는 매가 되고
밤이 오면 그가 늑대가 되는
그 사이로 칼날처럼 스쳐 지나는
우리 만남의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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