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보온 도시락에 따뜻한 밥을 챙긴 후 ..
오랜만에 삼성산을 가려고 서울대 역에서 내렸습니다.
만남의 광장에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배낭에 담은 후.. 다시 메는데.... 어 ? ..
얼마 전 부터 가끔 오른쪽 어깨 근육이 이상하게 바늘로 찌르는 듯 아프더니..
그 날은 좀 더 아픈 정도가 심하면서 빈도가 잦게 고통이 오더군요.
뭐..그러다 말겠지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배낭 무게 때문인가 ? .. 고통이 갈 수록 더 심합니다.
겨우 겨우 국기봉 까지 오른 후 커피 한 잔을 하고 또 다시 배낭을 메는데..
오른쪽 팔을 배낭 끈에 끼울 수가 없을 정도로 팔이 말을 안 듣더군요...
당황스럽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겁이 덜컥 났습니다.
편법으로 왼쪽 어깨에 배낭을 걸쳐 메고 걷는데..
배낭이 뒤우뚱 거리고 중심을 잡기도 힘들어서 이른 점심이지만,
배낭 무게를 줄일 겸 식사를 하고나니..무리한 산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결국 안전을 생각해서 바로 하산을 했습니다.
아주 오랜 전..
Fume Hood 라는 무거운 실험실 장비 납품 시..
크레인이나 운반도구를 이용해서 납품을 할 수 없는 조건이라서..
인력을 동원하여 좁은 계단을 이용해서 힘겹게 납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어깨에 장비를 올려놓고 8명이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던 상황..
납품 후 며칠 동안 어깨가 아파서 고생을 했지만, 혹시 그 이유 때문인지 ?
귀가 후 먼저 핫팩을 아픈 어깨에 붙여서 찜질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 ...
저녁 때에는 한결 어깨 돌리기가 부드럽더군요.
오늘 바쁜일을 정리한 후 어깨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확인을 해보니..
훨씬 부드러워졌지만,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병원을 가기는 두렵고..
게으름을 피우자니 병을 더 키울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용기를 내여 동문 선배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우선 전화상으로 시키는 대로 했더니.. 오십견은 아닌 것 같지만 정밀검사를 하자고 하셔서..
수요일에 방문을 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
삼성산을 혼자 터덜터덜 내려 오다가 운동기구 중에 평행봉을 멍 하니 바라보니..
평행봉에서 온갖 재주(?)를 부리던 젊은 시절 제 모습이 보여서 허탈한 웃음이 나더군요.
갑자기 "딱고 조이고 기름을 치자 " 라는..
군 시절 차량 정비소에 걸렸던 표어가 생각이 납니다.
이제는 저도 제 건강을 위해서 기름 칠 할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딱고 조이고 기름을 치자 ..^^
음~ 개인적인 생각에는.. 평소 술 안주로 돼지고기를 덜 먹어서 그런가 합니다 만..
일주일 동안의 힘겨운 금주를 오늘은 잠시 철수를 시키고..기름칠 좀 해보려고 합니다.
술을 마시려고 하는 핑계가 아닌..
아픈 어깨에 대한 제 나름의 임상실험으로 여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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