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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대구에서 전라도 눈 구경하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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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눈이 참 귀한 동네입니다.

지난 화이트 시즌에는 거의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이번 겨울에는 며칠 전에 잠시 한나절 눈이 내려 그나마 눈 구경을 했답니다.

일기예보를 보고 있으면 눈이 많이 내려 폭설 피해가 예상되고.. 밤새 눈이 엄청나게 내리고...

이런 게 간혹 그립기도 한 동네입니다.

때마침 전북 지역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이 있네요.

 

그래서 여행을 떠났지요.

눈 구경이라는 아주 단순한 목적을 가지고.

 2박 3일 차박.

꽁꽁 얼어붙은 섬진강변에서 하루 자고 변산의 모항에서 하루 자고 3일 동안 눈 구경 엄청나게 하고 왔답니다.

지난번에 가 본 겨울 홋가이도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설경인 줄 알았는데 그것 못잖게 멋진 풍경을 많이 보고 왔답니다.

때마침 결혼 40주년 되는 날이었고 크리스마스 겹쳐 겸사 겸사하여 김여사가 동행을 하였답니다.

하지만 영하 10˚의 차박 경험은 김여사도 짜릿했을 거여유.^^

 

 

강추위 체험과 눈 구경 여행 코스

대구 - 남원 광한루 - 구례 화엄사  - 섬진강 제월섬(1박) - 고창 선운사 - 부안내소사 - 솔섬 일몰 - 모항(1박) - 정읍 내장산 - 대구

 

여행 일자 : 2022년 12월 23일~25일

 

 

오늘은 결혼 40주년이 되는 날.

큰애가 40살이 되었네요.

그날도 오늘만큼 추웠답니다.

회사 일정이 바빠 가까운 통영으로 신혼여행을 갔는데 아침에 택시 한 대 불러서 당신 맘대로 하루 종일 델꼬 다니라고 주문했는데 거의 내리지 않고 돌아 댕긴 추억이 있습니다.

 

 

큰 눈이 내린 지역이라 아주 아주 천천히 안전하게 다녔답니다.

세상에 바쁜 것도 없고 누구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딱히 오라는 곳도 없고..

그냥 눈 구경이라는 아주 단순한 목적을 충족하기 위하여..^^

 

대구 - 남원 광한루 - 구례 화엄사  - 섬진강 제월섬(1박) - 고창 선운사 - 부안내소사 - 솔섬 일몰 - 모항(1박) - 정읍 내장산 - 대구

 

 

워셔액 구입차 들린 지리산 휴게소.

대구에서 거창 지나니 눈이 조금 내려 있더니 지리산 지나가니 폭설로 온 세상이 화이트네요.

 

 

 

 

 

남원 광한루

변사또가 보낸 이방이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마중을...

 

 

산수유 열매가 더욱 붉게 보입니다.

 

 

 

 

 

 

 

 

월매집에서 김여사 솔로 눈 파티

 

 

월매집 뒷깐.

 

 

몽룡이가 한양 가기 전 춘향이 치마에다 사랑 서약을 적는 장면인데 누군가 붓대를 빠샤 먹었네요.

 

 

 

 

 

 

 

 

 

 

 

눈송이 뭉쳐 던져서 두어 개 따 먹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맛난 아이스홍시.

 

 

 

 

 

 

 

 

 

 

 

 

 

 

 

 

 

 

 

 

 

 

 

연못에 3000마리의 잉어가 있다고 하는데 얘네들도 추운지 서로 몸을 기대고 몰려 있답니다.

이곳이 주로 먹이를 사서 주는 장소라고 합니다.

 

 

 

 

 

심술쟁이 원앙.

 

 

슬슬 오더니..

 

 

몰려 있는 잉어 꼬리를 물며 해산을 시킵니다.

 

 

더 심술궂은 김여사.

눈을 먹이인 양 주는데..ㅠ

(먹이 파는 곳이 문을 닫았어유)

 

 

광한루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누각이라 하지유.

 

 

 

 

 

 

 

 

 

 

 

보이는 다리가 오작교

 

 

 

 

 

많은 눈이 내려 경치가 멋져 사진 촬영을 오신 분들이 많네요.

 

 

 

 

 

다음으로 도착한 구례 화엄사.

뭔가 아주 슬픈 표정이..

 

 

옆에서 보니 더 애처로워 보이네요.

 

 

화엄사에서 흑매 다음으로 멋지게 보이는 능소화인데 겨울을 잘 버티고 있는 듯.

 

 

 

 

 

 

 

 

화엄사 최고의 볼거리인 각황전과 그 앞 석등.

둘 다 국보로 지정이 되어 있답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석등 중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각황전 옆 흑매는 나중에 천천히 구경하기로 하고..

 

 

절 이곳저곳 구경하고 뒤편 구층암으로 올라갑니다.

이곳 화엄사 들리면 꼭 찾아보는 곳.

 

 

우측 편한 길로 가도 되는데 이 대숲길이 너무 예뻐서 항상 이곳으로 올라간답니다.

 

 

 

 

 

구층암 앞에 있는 부서진 삼층석탑.

아무리 봐도 구층은 아니지만..

화엄의 진리가 끝 간 데 없이 오르는 경지를 구층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짐작을 하면서.. 

 

 

 

 

 

천불전 앞 쓰러진 모과나무를 베어서 기둥 세 개를 만들었답니다.

아마도 100년쯤 전. 

구층암을 지을 때 이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누가 내었는지 진실코 화엄의 묘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갑자기 광풍이 몰아쳐 천불전 뒤편에 눈 소용돌이가 이네요.

 

 

모과나무 기둥을 세동강으로 베어서 기둥 두 개는 이곳에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맞은편에 있는 이곳 선방에 사용했답니다.

 

 

이곳 처마 밑에 2,500개의 곶감이 말려지고 있을 때 오셨으면 참 보기 좋았을 것이라고 옆에서 처사님이 설명을 해 주네요.

같이 다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차 한잔만 하고 가시라는 간곡함을 시간 핑계로 물리친 게 지금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동백은 아직 이르지만 꽃봉오리는 맺혀 있네요.

 

 

 

 

 

 

 

 

맛있는 건 나중에 먹는다고..

각황전 옆에 다소곳이 서 있는 매화 한그루.

새 봄이 되면 전국의 진사분들이 총동원되는 화엄사 흑매.

검은색 매화가 아니고 홍매화인데 너무 색이 진하여 흑매하고 부른답니다.(이곳)

 

 

눈이 많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바쁜 것 전혀 없는 나들이 길.

차가운 바람에 눈까지 날리지만 이게 이번 여행의 뽀인트.

이걸 즐기러 왔는데 분위기가 목적에 돋움을 하고 있네요.

 

 

 

 

 

 

 

 

눈이 마구 쏟아지고..

 

 

 

 

 

이 문고리 잡고 슬슬 쓰다듬으며 소원 빌면 다 이뤄진다니까 김여사 웅얼웅얼...

 

 

화엄사 나와서 섬진강을 따라 올라갑니다.

도로는 눈으로 가득 덮여 있고 온도계는 영하 11˚를 가리키고 있네요.

길 옆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공원에서 만찬을 준비하는데 하늘에서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습니다.

눈 구경 제대로 온 듯..

 

 

전라도 눈 구경 여행기는 더 이어집니다.

겨울 여행 2편 : 이곳 

겨울 여행 3편 :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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