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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비 오고 바람 불고 안개 가득한 날씨에 오른 화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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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진달래 구경하러 갔는데...

진달래는 안개속에 몽환적 분위기로 동양화를 만들었고,

세찬 바람과 비까지 뿌려 산행 조건으로 더할 수 없는 악조건이지만 그것 또한 새로움이라 즐겁게 한바퀴 돌고 내려 왔답니다.

화왕산은 가을 억새도 유명하지만 봄 진달래도 알아주는 곳으로 해마다 이맘때쯤 정상부 절벽에 피어나는 진달래의 풍경이 너무 예뻐 그걸 보려고 거의 들리곤 합니다.

지난번 풍경으로 진달래 먼저 감상해 보세요.

 

화왕산 진달래 구경 : 1, 2

화왕산 억새구경 : 12

 

화왕산은 산 정상부가 거의 공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늑한 곳인데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로 1시간이면 오를 수가 있는 곳이라 쉽사리 접근이 가능한 산행 장소입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코스를 이용하여 조금 길게 오르기도 하고 관룡산이나 구룡산을 연계한 산행을 즐기기도 하는데 가장 추천할 코스는 옥천주차장에서 화왕산으로 오른 다음, 관룡산 구룡산을 거쳐 하산하는 원점회귀를 권합니다. 산행시간도 적당하고 능선과 암릉 구간을 거치며서 산행 재미를 만끽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 원래 계획은 새벽에 올라 일출을 보고 진달래 능선 구경 후 장군바위쪽으로 내려 올 계획이었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일출은 보지 못할 것 같고 오후에도 비가 예보되어 조금 일찍 서둘러 모처럼 자하곡, 환장고개로 올랐는데 오르자마자 안개에 비까지 뿌려 시야 가리고 바람은 태풍급으로 마구 불어 대충 한바퀴 둘러보고 1구간으로 내려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도동서원에 들려 강당 뒤안 사당뜰에 있는 모란이 피었나 구경하러 갔는데 아직 조금 일렀네요.

 

도동서원에 관한 이전 포스팅 : 여기

 

 

산행지 : 화왕산

일 시 : 2020년 4월 12일. 나홀로

산행코스 :

주차장 - 자하곡(2코스) - 환장고개 - 서문 - 정상 - 동문 - 배바우 - 1코스로 하산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시간 : 넉넉 3시간

 

 

 

비는 한방울씩.. 카메라 들고 다니기 딱 불편한 날씨

안개는 밀려갔다 왔다. 5m 앞이 보였다 안보였다....

바람은 매미급 태풍. 하산길에 몸무게 좀 나가는걸 다행으로...

 

 

화왕산 등산지도

화왕산만 오른다고 생각하면 2코스로 올라 1코스로 내려오면 최고 좋습니다.

2코스 구간이 암릉 구간이라 산행재미를 느끼기에 좋구요.

 

 

연두빛이 많아지는 산길

 

 

넌 지난 겨우내 어디서 어떻게 지내다 왔니?

 

 

자하곡으로 오르다보면 옆의 도섬암은 스쳐 지나게 됩니다.

 

 

 

 

 

환장고개 오름길

경사가 가팔라 미치고 환장하겠져? 하고 붙여진 이름.

 

 

 

 

 

환장고개에서 조금 숨이 가빠질 무렵 도착하는 서문.

이곳에도 성곽 복원을 해 두었는데,

차라리 없던 지난 때가 휠씬 더 운치있는 능선인데........

 

 

화왕산 진달래는 살짝 지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하여도 8시 조금 지난 이른 시각이라 햇살이 퍼지면 안개 걷힐 줄 알았답니다.

근데 이때가 그래도 가장 시야가 좋았다는 건 조금 후 알았구요.

 

 

억새와 진달래.

 

 

 

 

 

정상 맞은편 배바위 능선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정상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재끼고..

안개가  마구 밀려오고...

 

 

안개속 10여분 기다려 겨우 이런 풍경 한장 건졌네요.

 

 

 

 

 

 

 

 

 

 

 

동문쪽으로...

 

 

안개 속...

입을 헤 벌리고 있는 어이없다는 표정의 바위가 오늘의 장원입니다.

 

 

동문에서 배바위쪽으로 이동.

 

 

 

 

 

 

 

 

 

 

 

배바위.

참흑한 사건이 있던 그 바위.

 

 

장군바위 능선으로 이동합니다.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고 비가 내려 장군바위 능선으로 하산하는게 무의미.

1코스 암릉 구간으로 하산을 합니다.

 

 

굳은 바위와 연약한 나무의 대결에서 ..

나무 勝 !!

 

 

1코스는 암릉과 조망이 빼어난 코스인데 비가 내리는데다가 조망을 즐길려고 바위에 오르면,

휙~~~~ 날려 갈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공룡의 등날처럼 생긴 하산길

 

 

 

 

 

내려다 보이는 창녕 읍내.

얼릉 하산하여 수구레국밥이나 한그릇 해야지 생각하면서...

 

 

가운데 있는 연두빛 나무가 너무 고와 한 컷.

 

 

거의 하산 마무리

일찍 올라서 일찍 내려오니 이제 오르시는 분들이 우산을 들고 산행을 하고 있네요.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는 기분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조금 여유가 생겨 돌아 가는 길에 들리는 도동서원...

들판이 생기가 넘칩니다.

 

 

다람재를 지나지 않고 새로 생긴 터널로 바로 갈 수 있는 도동서원이지만 그러면 다람재의 운치를 느낄 수 없답니다.

 

 

김굉필은행나무가 수문장 역활을 하면서 맞고 도동서원의 이미지를 살짝 버려 논 수월루가 먼저 보여 집니다.

 

 

 

 

 

 

 

 

 

 

 

 

 

 

김지미 궁뎅이 6 열 십자리. 목단.

피었나 안피었나?

강당 뒤안에 있는 사당앞으로 곧장 가서 확인하니..

아직은 일러 필똥말똥 하고 있네요.

원래 목단이 표준어였는데 제 좋아하는 영랑시인의 히트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유행을 하는 바람에 모란도 표준어가 되었다는 ..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수월루는 아무래도 거슬리네요.

없었다면 강당 마루에서 낙동강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중정당 강당 마루

왼편으로 나 있는 동그란 옹이 구멍이 카메라 가늠쇠 자리입니다.

 

 

저 구녕으로 내다 본 목단의 지금 모습

 

 

중정당 석축의 디테일.

언제 봐도 멋진 맞춤조각입니다.

튀어 나와 있는 용머리 중 하나만 진짜 나머지는 모조품.

위 사진에서 왼편이 진짜...

왜?

도적넘이 이걸 훔쳐가는 바람에 겨우 찾아서 하나만 강력 본드로 이곳에 붙여 놓고 나머지는 박물관에...

 

 

가을, 노오란 은행잎으로 장식을 하면 천하의 명소가 되는 도동서원 앞 김굉필 은행나무..

 

 

봄 들판에 봄비가 내리는 날..

상쾌한 산행은 즐기지 못했지만 봄은 한가득 마음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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