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둘레길이 몇 곳이나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워낙에 많아서요.
다만 두루누비에 들어가 보면 540곳이 검색이 됩니다.
근데 이곳은 전체를 하나로 본 것이기 때문에 이걸 구간별로 세분화시켜 버리면 정말 수천 곳 이상 엄청나게 많아질 것 같네요.
오늘은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가장 빡세다는 성심원에서 운리마을까지 구간을 걸어봤습니다.
옛날에 구간별로 개통이 될때 이곳을 7구간이라고 했답니다.
이 구간 오늘 제가 걸은 코스 길이는 15.7km네요.
저녁에 회의가 있어 조금 빠르게 걸었더니 4시간 반 정도가 걸렸는데 평상시의 둘레길 스타일로는 5.5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걸은 성심원~운리 구간은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도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웅석봉 거의 어깨까지 올라가야 하구요.
대개 둘레길은 마을을 많이 거치는데 이 구간에서는 중간에 거치는 마을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중에서 가장 예쁜 구간은 인월~금계 구간으로 대여섯 번 이상은 거닌 듯합니다.
중간에 잘라먹고 장항마을에서 금계까지만 걸어도 충분합니다.
가장 운치 있는 구간은 오미~방광마을까지.. 걷기도 참 쉬운 구간이구요.
그리고 힘들다고 소문난 구간도 서너 곳 있는데 요즘처럼 미세먼지 많아 산행이 시원찮으면 이곳들이나 한번 더 찾아 거닐어볼까 합니다.
산행지 : 지리산 둘레길(성심원~운리마을)
일 시 : 2026년 3월 11일
산행 코스 : 성심원 - 아침재 - 어천계곡 - 웅석봉하부헬기장 - 단속사지 - 운리마을 공용주차장(택시 타고 가서 차량 회수)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아직 들꽃이 많이 피지 않아 걷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 구간은 난이도가 좀 있다 보니 둘레길 중에서도 호젓한 곳이고요.

이 구간의 지도입니다.
우측 하단에 붙여 둔 고도표를 보면 거의 산을 하나 넘어가게 됩니다.
대략 50m에서 시작하여 830m까지 올라야 하구요.
그러다 보니 가장 힘든 구간으로 소문이 나 있지요.

성심원 앞.
성심원은 1959년에 설립된 한센인들을 위한 시설이었습니다.
한때는 500명 정도가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한센인 마지막 세대로 거의 80대 이상 70여 명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시설들이 많이 남아돌아 장애인 시설과 재가센터 등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네요.

그 앞을 흐르는 경호강.

빨간색 화살표만 따라 걸으면 되는데 처음 시작부터 뭐에 씌었는지 검은색을 보고 거꾸로 한참이나 걸었네요.
위에 계신 이 분이 잘못 왔다고 말씀하셔서 이곳부터 다시 거꾸로 걷기 시작.
산수유 만발입니다.

이곳 성심원 건너오는 다리가 없을 때는 이곳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한센인들은 세상에서 참으로 외면당하고 있었지요.
아마도 이곳에서 외딴섬에서 지내는 것과 같은 생활을 했을 것 같네요.

땅 쪽으로 자세히 보면 이런저런 꽃들이 마구 피어나고 있는데 오늘은 바빠서 일일이 눈을 맞추지 못했네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오늘은 빨간색만 따라가면 됩니다.

전 구간에서 가장 피곤한 게 이렇게 포장이 된 임도를 걷는 것...
이게 발바닥이 아파유..


119농원이란 곳 앞인데 큰 바위에다가 줜장의 얼굴을 리얼하게 그려 둔 것이 인상적입니다.

계속 올라가다가 편안하게 걷는 길이 나오는데..

웅석사란 사찰처럼 보이지 않는 절을 지나는데..
할머니 비구니 스님이 큰 소리로 마구 부릅니다.
일루 와봐...일루와봐..
나이 드신 스님들은 일반 대중한테 거의 반말입니다.ㅎ

절 뜨락에 할미꽃 만발이네요.
이걸 자랑을 해야 하는데 아무도 찾는 이가 없으니 제대로 딱 걸린 것입니다.

아직 할미꽃이 피기에는 조금 이른데 이곳에는 온 뜰에 할미꽃이 모두 피어있네요.
할머니 스님의 정성과 애정으로 핀 꽃 같습니다.
그런 말씀들을 전하니 스님도 기분 좋으신 듯 연신 다른 곳으로 안내를 하면 새로 돋는 이런저런 꽃들을 자랑합니다.
맘 같아서는 퍼질고 앉아 호미질 좀 도와 드리고 공양도 같이 하면서 번뇌를 벗어난 부처님 말씀도 좀 듣고 싶지만 오늘은 바빠서 이만..
다음에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길은 주욱 산속으로 이어지고요.

산행 잔밥이 좀 되는데 아직 반달이를 보지 못했네요.
산에서 반달이 한번 만나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

어천계곡.
물이 너무 깨끗합니다.

계곡옆에 앉아서 김밥도시락을 먹구요.

본격적인 오르막 구간입니다.
대략 고도 600m정도 치고 올라야 합니다.

오늘 걷는 중 만난 유일한 분들..
부부인데 웅석봉 다녀오는지 둘레길 걷는지는 물어보지 못했네요.

한참을 치고 오릅니다.

건너편 십자봉이 보이네요.
지난여름에 저 구간으로 아주 더운 산행을 했던 추억이 있네요.(보기)


가야 할 구간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 뒤편으로 한참이나 더 가야 한답니다.


조금 있으면 산하의 색깔이 바뀌겠지요.
가장 좋아하는 연두로..

이곳저곳에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건너편 산자락.


성불정사 입구.
시간이 되었으면 저곳 들려 봤을 것인데 오늘은 그냥 내려갑니다.

갑자기 앞이 탁 트이면서 스위스풍의 시원한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앞쪽 보이는 산이 석대산에서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멋진 산행을 했던 추억이 있습니다.(보기)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청계저수지가 그림처럼 보이네요.

넘어온 산자락.

거의 목적지에 다 왔습니다.
좌측 중간 뒤로 멀리 보이는 마을이 종점인 운리마을.


봄이 돋아나고 있네요.

동네 입구에 조그만 사찰이 있어 들어가 보니 홍매가 활짝 폈습니다.

돌도 사람도 꽃을 싫어하지는 않네요.

목련 필 무렵이구요.
목련에 관한 노래도 많고 시도 많은데 저는 양희은이 직접 쓴 하얀 목련이란 노래 가사를 좋아합니다.
그 어떤 시보다 더 시 같은 노래이고요.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어느 날 우리 따스한 기억들
언제까지 내 사랑이여라 내 사랑이여라
거리엔 다정한 연인들 혼자서 걷는 외로운 나
아름다운 사랑얘기를 잊을 수 있을까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곳곳에 산수유도 피었네요.

시골 느낌이 거의 사라지고 없는 농촌 마을의 골목길에서 그나마 겨우 시골 냄새나는 풍경을 만나게 되네요.


땜질한 지붕이 피카소네요.
추억을 소환하는 저 스레트 지붕도 얼마의 시간을 버텨 줄 수 있을까요?

이장희의 시가 생각나는 냥이..

고매(古梅)는로서는 전국구로 강릉과 이곳 산청 3매가 유명한데 (산청 3매 보기)
이곳에 있는 매화는 정당매라고 하여 수령이 올해로 딱 703년이 되었습니다.

연세가 700년이나 되셨는데도 아직 꽃을 예쁘게 피우고 있습니다.


정당매 바로 앞에는 단속사지가 있구요.
동서로 탑이 두 개인데 그중 한 곳은 해체보수를 위하여 건물을 짓고 그곳에 들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당간지주가 있는데..

중간에 몇 개로 부러진 것은 붙여 둔 것이 결함이라 국가 문화재로는 지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주 사이로 단속사지 석탑이 보이네요.
이곳부터 저곳까지 상당히 큰 사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걷는 구간은 이제 거의 마무리.
앞쪽으로 석대산이 보입니다.

운리마을 공용주차장이고요.
앞쪽에 보이는 정자에..

인증 스탬프가 있고요.

산청택시를 호출하여 성심원으로 되돌아갑니다.
택시비는 22,000원.
성심원 앞 성심교 위에서 바라본 경호강.
눈 녹은 봄 강물이 흘러가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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