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
이번 여름 휴가는 몇일을 베낭짐으로 싸돌아 다니며 극한의 어드벤처로 생고생 해볼까 작정했는데 마침 휴가 일정이 겹친 아내때문에 같이 조용한 섬에서 캠핑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장소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 백길해수욕장.
아주 깨끗한 곳입니다.
대개의 해수욕장은 이런저런 시설물이나 찾아오는 인파들로 인하여 뒤돌아보면 지저분한게 있는데 이곳은 그야말로 깨끗합니다.
압해도 송공선착장에서 차량을 배에 실고 약 30분정도 이동하면 건너편 암태도 오도선착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후로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됩니다.
승선비용은 사람은 4,000원/1명. 차량은 18,000원/SUV
커다란 페리호 3대가 쉬지않고 왕복 합니다.
암태도를 비롯한 5개섬이 모두 연도교로 연결이 되어 있어 이곳 저곳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특히나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도로들이라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조망이나 경치도 탁월합니다.
그림으로 봐서는 거의 하와이..
서해바다치고는 바닷빛도 아주 좋습니다. 뻘이 없어 물이 맑습니다.
낚싯대를 챙겨 오시는 분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전혀 안 잡힙니다.
주위 바다 밑이 모두 모래라서 돌아댕기는거 한마리도 없습니다.
깨끗한 바닷가에는 갈매기가 없다는 것도 이번에 첨 알았습니다.
더욱 좋은 것은 조용합니다.
올해 말에 개통되는 새천년대교가 완공되면 차량으로 들어 올 수 있어 조금 더 붐빌것 같은데 지금은 완벽하게 한적합니다.
해안가의 해송 숲 사이에는 언제나 널찍하게 텐트 칠 자리가 비워져 있습니다.
그냥 세상만사 잠시 내려놓고 쉬기에는 아주 좋은 곳..
수도, 주차시설 잘 되어 있고 캠핑비용 없습니다. 샤워만 유료.
차를 타고 다섯개 섬을 모두 둘러봤는데 완전 맘에 드는 한가지는 ..
네비양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는 거..ㅎ
육지에서는 '전방에 과속 어쩌구... 딩동!딩동!' 이런거 한번도 없습니다.
아는 수녀님이 본인의 저서 두권을 보내주어 휴가때 찬찬히 잘 읽어 봐야지 했는데 어쩌다 이웃 텐트와 친해져 주거니 받거니 이틀밤을 보내다 보니 책에 제대로 진도를 내지 못했네요.
나머지 휴가기간에 열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해수욕장 앞에 있는 해송 숲.
먼저 온 분들의 텐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솔바람이 솔솔 불때는 너무 시원한데 바람이 불지 않을때는 조금 끈적끈적..
전국이 폭염으로 펄펄 끓는데 이쯤이야 ...
모처럼 모래해변가에 캠핑을 하니 적응이 잘 안됩니다.
몽돌해변과 모래해변의 차이...
이만큼 깨끗하고 한적한 해수욕장 어디 있나요?
백길 해수욕장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썰물이 되어 수영경계선 부표가 모래위에 얹혀져 있네요.
딱히 할 일이 없는 안전요원은 잠시 그늘에서 쉬고...
(맹탕 노는거 아닙니다. 거의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
타프와 텐트를 설치하고 해먹도 하나 달았습니다.
편안한 독서를 위하여...
바람이 솔솔 부는게 책 읽기에는 완전 최고...
오후에 밀물이 되어 물이 들어 온 풍경
이제 앞쪽까지 물이 가득 찼네요.
바보 아내가 묻습니다.
'아까 나갔던 물은 도데체 어디에 가 있었던 거예요?'
'ㅠ....."
아침 이른시간..
바닷가에서 여러분들이 앉아서 뭔가 줍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개나 해산물을 채취하는 줄 알았답니다.
선교활동을 하시는 분이나 자원봉사자가 아닐까 짐작을 하여 봅니다.
외국인들도 보이네요.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어 바다에서 밀려온 작은 조개껍질이나 이물질을 줍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면 이들 앞쪽으로 있는 조그만 것들이 뒷쪽에는 말끔히 치워져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이지만 더위가 상당한데 몇 시간을 쪼그리고 앉아 이쪽 해변끝에서 저쪽 해변끝까지 저렇게 이동하면서 작은것들을 하나하나 줍고 있는데 아이들이 다치는걸 우려하여 이렇게 하는것 같습니다.
정말 고마운 분들...
물은 아주 완만하게 깊어져 아이들 놀기에 너무 좋습니다.
모래도 차가 다녀도 될만큼 단단하구요.
아이를 핸폰에 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여유가 있습니다.
왼편 바다쪽에서 본 백길해수욕장
깨끗하고 한적한곳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다음날..
5개섬 투어에 나섰습니다.
정확히는 여섯개 섬입니다.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 이렇게 5개 섬 외에 하나 더 있는 추포도..
모두 연도교로 연결이 되어 차량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공된 안좌도와 자라도는 올해 5월에 다리가 개통되어 네비에는 차가 바다위를 날아가는 신기한 장면도 볼 수 있답니다.
암태도에서 자은도로 연결되이 있는 다리
건너편이 자은도
참고로 이곳 다섯개 섬에는 횟집에 거의 없습니다.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아 회는 일상으로 많이 드셔서 그런가 생각이 되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식당도 거의 없습니다.
회를 드실려면 위 사진에서 왼편 다리 아래 괜찮은 식당이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공사중인 새천년대교.
추포도 건너가는 다리는 공사 중 2020년 완공 예정이라고 하는데 공사 중인 다리 옆으로 노돗길이라 하여 물이 빠지면 생기는 길이 있습니다. 차량통행도 가능 하구요.
추포도는 원래 3개의 섬이었다고 하는데 갯펄을 막아 염전을 만들면서 섬이 합쳐졌다고 합니다.
추포도 들어가는 노돗길 아래로 뻘이 엄청납니다.
뭔 구녕이 있길래 작대기로 마구 쑤셔 봤습니다.
뭐라도 승질나서 꽉 물면 딸려 나올것 같아...
땀만 흘리고 헛심만 뺐네요.
어딜가나 염전이 있습니다.
익어가는 벼와 염전이 잘 어울리네요.
추포해수욕장입니다.
여기는 더 조용합니다.
해변에 딱 한팀이 있네요.
경매가가 비씨기로 유명한 수화 김환기화백의 생가입니다.
우리나라 미술 경매가의 1~5위는 김화백의 작품..
생가 마당에는 궁민학조 책상과 걸상이...
바로 그 옆에는 명창 이영태의 소리미술관이 있는데 문이 닫혀 있습니다.
길가 표시판에 '소망의 다리'라는 관광안내판이 계속 보이길래 한번 찾아 가 봤습니다.
'천사의 다리'라고도 합니다.
안좌도 남쪽에서 박지도와 반월도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차량은 다닐 수 없습니다.
아주 멋지게 보이기는 한데 차량 온도계를 보니 바깥이 37˚이네요.
그냥 잠시 내려 구경만...
사진을 자세히 봐야 보입니다.
어딜가나 배롱나무 백일홍이 만발입니다.
지난 5월 개통된 자라대교.
안좌도와 자라도를 연결합니다.
네비가 아직 인식을 못해 차가 바다위를 둥둥...
자라도 선착장
자라도 마을
목장승의 모자로 씌워 둔 밥솥과 그 위의 돌멩이가 인상적입니다.
한낮 염전
자라분교.안좌초등학교 소속입니다.
학생 1명, 선생님 1명으로 되어 있네요.
전교생(1명)과 교직원(1명) 총동원하여 마당에 있는 잡초를 뽑을려면 ..ㅎ
이곳 다섯개 섬을 돌아다녀도 네비는 조용합니다.
어디에도 과속을 단속하는 장치는 전혀 없습니다.
암태도 소작인들이 식민성 지주인 문재철과 이를 감싸고 보는 일본넘한테 항거하여 한국농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여 세운 탑.
오도선착장에서 자은도를 향하다 보면 에로스서각박물관이란 커다란 안내판이 보이는데 ..
에로스?
암튼 들어가 봅니다.
아마도 폐교한 학교를 개조하여 만든듯.
오늘의 주제는 '지구별에서 추억 만들기'
일단 내부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돌려서 무지 시원합니다.
입장료가 있는데 이날은 그냥 들어가라 하네요.
서각과 성을 테마로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각공예가 정배균씨가 작품을 기증하여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볼거리 많습니다.
에로틱한 19금 내용들이 많은데 대충 추려내고 몇 컷만 소개합니다.
또 다음 날...
역시 햇살은 쨍쨍합니다.
인근에 있는 프로포즈전망대에 가 봤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앞쪽으로 펼쳐진 널찍한 모래사장...
바로 옆으로 모퉁이를 돌아 백길해수욕장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물이 빠지니 널찍한 백사장이 한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사람 그림자도 없습니다.
한컷에 담기지 않아 파노라마로 만들어 봤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김여사 한 컷..
왼편 바위턱 너머가 백길해수욕장인데 정말 시원하고 멋진 풍경입니다.
사람이 전혀 없다는게...ㅎ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신안소금이 알아준다고 하여..
현지에서 '진짜' 국산이자 자연산 소금 몇 포대기 구입하였습니다.
20kg 한포대기 만원...
으~~아..
안쪽에 쌓여 있는 소금 엄청납니다..
배를 타고 돌아 나오면서 본 암태도 오도선착장
새쳔년대교가 개통되는 올해 12월이 되면 용도 폐기되는 곳이네요.
바다위에 건설되고 있는 새천년대교를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다 봅니다.
옛날...
시골 동네 앞 개울의 새마을다리.
동네 구장이 시멘트 몇 포 빼먹고 새마을지도자가 몇 포 빼먹어 자갈 모래만 뜸뿍넣은 부실공사로 2년만에 폭삭 내려 앉았는데 ...
우리나라 토목기술이 이 정도 발전한것도 역설적으로 새마을다리의 부실이 밑거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백길해수욕장에서
달아난 오리 찾아 준 고마운 어부 내외
해먹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커다란 오리튜브를 가지고 바다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두어명이 오리에 타고 있다가 잠시 물에 들어와 놀고 있는데...
에구 ..
그만 오리가 지 혼자 달아 납니다.
거의 섬까지 달아나 버렸네요.
이런 내용 전혀 모르는 배 한척이 섬 옆으로 다가 옵니다.
오리는 먼 곳 섬에 도착.
젊은이들은 오리 포기..ㅠ
오리를 보지 못한 어부들은 섬 옆에서 조업을 하고 있네요.
그때 오리가 섬 옆으로 이동하여 섬 뒤로 떠 내려 갑니다.
섬 뒤로 돌아간 오리는 조금 후 보이지 않고...
뒤늦게 오리 발견한 어부 내외.
오리를 테워서 쏜살같이 달려 옵니다.
바다에서 물고기만 잡다가 커다란 핑크오리를 잡은 어부
이크...
캄사합니다.
오리 인수인계
나쁜 오리..
우릴두고 달아나다니..
구금된 오리.
오늘은 바다 입수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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