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진산 금오산을 칠곡휴게소에서 구미 방향으로 가면서 고속도로에서 바라보면 부처님이 누워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와불이라고 합니다. 신라 도선대사가 이걸 보고 장차 왕이 나올 곳이라 했고 조선시대 무학대사도 왕기가 서린 산이라는 예언을 했다고 하는데 그 뒤 이곳에서 한 사람의 대통령이 탄생하였으니 그 예언이 맞아 들어간 셈이구요.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이며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이고 약사도량 약사암이 새 둥지처럼 산 정상에 자리하여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지요. 아주 험한 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아니구요.
오늘 지율군과 금오산의 대표 등산로인 대혜폭포~할딱고개~정상 구간으로 산행을 했습니다.
오르면서 도선굴과 오형탑, 암벽 모서리에 불상을 조각한 마애입불을 거쳐 약사암 주지 대혜스님도 만나고 정상에서는 한참이나 바람 놀이도 즐기며 시간 보내다가 내려왔습니다.
산행지 : 금오산(구미)
일 시 : 2022년 4월 23일
산행 코스 : 주차장 - 도선굴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오형탑 - 마애불 - 약사암 - 정상 - 하산(원점회귀)
소요시간 : 5시간 30분
우리나라에 금오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은 제법 많습니다. 구미 금오산과 하동 금오산, 그리고 경주 남산의 금오산, 여수의 금오산, 밀양 금오산 등이 많이 알려져 있지요.
구미 금오산 정상은 이전에는 미군 시설물이 있어 그 옆 낮은 자리가 정상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반환이 되어 실제 정상에 정상석도 자리하고 있답니다.
주욱 올라갔다가 주~욱 내려왔답니다.
이전에는 없던 가파른 돌계단을 많이 설치해 두었는데 이게 아이의 무릎 폭과 맞지 않아 올라갈 때 아이가 조금 힘들어했네요.
금오산은 여러 코스가 있는데,
환종주 코스 : 이곳
금오동천 코스 : 이곳
가을 단풍 : 이곳
여름 :이곳
주차장에서 올려 다 본 금오산
연두와 어우러지는 산빛이 정말 멋집니다.
구미를 상징하는 꼬부기(龜)
등짐이 좀 무겁게 보이네요.
출발 전, 널찍한 잔디광장을 배경으로..
겹벚꽃이 아직 한창입니다.
금오산은 주차장에서 입구까지 올라가는 길이 상당히 운치가 있답니다.
금오산 입구.
아주 오래전에는 입장료를 받았는데 지금은 통과.
곧이어 좌측으로 케이블카 탑승장.
지율이는 돈이 읍서서 못타유~~ㅎ
옆도 안 보고 곧장 직진.
적당한 오르막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도선굴에는 가 봐야져.
도선굴 가는 구간은 절벽인 데다 바위가 미끄러워 아이 손은 잡고 조심스럽게 이동.
도선굴 안쪽에 따로 마련된 제단.
도선굴은 도선대사가 참선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지만 도선은 신라의 승려이고 도선굴이란 이름은 조선시대에 지어졌으니 전설이 약간 어긋나는 셈.
임진란 때는 500명의 백성들이 이 굴에서 피난생활을 했다고 합니다만 이것도 약간 픽션이 가미된 듯. 그만큼 수용할 규모가 아닙니다.
굴 안쪽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풍경은 아주 멋집니다.
지율이와 기념촬영
도선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아래쪽으로 케이블카 운행 모습이 보이네요.
도선굴로 이동하는 절벽길
이 잔도길은 1937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쇠난간 없을때는 지나다니기가 아찔했을듯...
도선굴 내려와 대혜폭포 앞에서
비가 오지 않아 수량은 그렇게 많지 않네요.
할딱고개는 이전에는 진짜 할딱거리면 올라야 했는데 이제는 계단을 설치해두어서 조금 수월합니다.
오르면서 뒤돌아 본 도선굴.(빨강색 원 안)
당겨서 본 도선굴.
굴 입구는 절벽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할딱고개 지나 본격적인 오르막길.
중간중간 트이는 조망에서 뒤돌아 보면 연두와 초록이 어우러져 정말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구요.
이전에는 없던 가파른 돌계단.
아이의 발 높이가 낮아 올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계곡에 담긴 듯 자리한 연둣빛이 정말 아름답네요.
나무 사이로 건너편에 오형돌탑이 보입니다.
금오산의 색다른 명소이자 명물입니다.
오형(烏亨)이란 금오산(金烏山)의 오란 글자에 이곳 사연의 주인공 이름인 형석이란 아이의 형字를 따서 붙인 이름입니다.
오형돌탑은 죽은 손자를 위해 할아버지가 10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쌓은 탑인데 사연은 이렇습니다.
할아버지의 손자 형석이는 태어날 때부터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는 뇌병변이란 질환이 있었는데 아이의 부모를 대신해 할아버지가 키웠는데 10살 때 패혈증으로 숨졌다고 합니다.
형석이는 학교에 딱 하루 등교를 했다고 하네요.
이후 할아버지는 죽은 손자를 위해 이곳에 올라 돌탑을 쌓기 시작했는데 하늘나라에 있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만남이 돌탑 끝에서 이뤄지는 듯하여 볼 때마다 숭고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답니다.
안타까운 건 이 오형돌탑이 금오산에서 관리하는 공식적인 명소가 아니다 보니 안내판에도 없고 구미에서 소개하는 팜플랫에도 소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형돌탑에 관한 내용을 지율이한테 이야기해주니 상당히 감동을 받은 모양입니다.
돌탑을 만져보기도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기도 하고..
아득한 절벽 위에 쌓은 돌탑들이 위태하게 보이지만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견디는 걸 보면 얼마나 정성으로 쌓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높다란 절벽을 사이에 두고 쌓아져 있는 돌탑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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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돌탑에서 조금 더 오르면 만나는 마애보살입상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이 입보살이 특이한 건 바위 모서리를 조각하여 만든 점입니다.
윤곽을 더 도드라지게 하기 위함인지는 모르겠는데 바위의 돌출된 모서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조각을 한 특이한 구도입니다.
옆에서 보면 딱 절반만 보인답니다.
앞에서 보면 이렇게 전신상이 보이구요.
이 불상은 고려시대 작품으로서 불교가 융성하던 신라 때보다는 디테일 면에서는 많이 떨어집니다.
얼굴은 살짝 수술한 흔적이 있지만 수세기 동안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약사암 쪽으로 조금 더 오르면 만나는 석간약수
물맛이 정말 달고 시원합니다.
다시 지율군이 오늘 힘들어하는 돌계단을 다시 오르고...
이런 길을 계단길에 비하여 훨씬 쉽사리 잘도 오릅니다.
건너편 쌍거북봉에는 아직도 진달래 만발이네요.
약사암 도착
대혜주지스님과 만난 지율군.
깍듯이 인사하는 바람에 주지스님이 직접 지율군을 데리고 가서 맛난 과자 선물.
할아버지 절에서 받는 과자 그냥 막 먹어도 돼요?
절에서 주는 과자나 음식은 부처님 공양이라 하여 부처님 음식이니 고맙게 생각하고 먹으면 된단다.
이후 과자를 딱 하나만 먹고 나머지는 집에 가져가서 형 동생 엄마 아빠와 나눠 먹는다고 고이 배낭에 넣어서 내려왔답니다.
약사암 종각.
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여타 절집의 종소리와는 다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율이도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잠시 암자 구경..
이곳 약사암 부처님은 삼 형제가 있어 한 부처님이 감기 걸리면 나머지 부처님도 재채기를 한다고 하지유.
직지사와 김천 수도암에 두 형제분 부처님이 있답니다.
이전 정상석을 진짜 정상인 줄 알고 부리나케 뛰어올랐는데...
이게 진짜 정상석.
이전에 미군 통신안테나가 있어 이 주변은 출금 지역이었다가 이젠 흉물스러운 안테나 시설 치워버려 온전하게 정상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답니다.
철거 전의 모습은 - 이곳
정상에서는 바로 아래 약사암이 내려다보이구요.
건너편 쌍거북봉에 오르면 약사암이 더욱 멋지게 보이는데 오늘은 통과..
정상 조망.
구미시가지와 유유하게 흐르는 낙동강의 풍경이 멋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장풍에 휘어진 명물 소나무도 여전하구요.
다른 방향에서 내려다본 정상의 조망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하산.
금오산성도 지나고
다시 긴 돌계단길.
연두와 한번 더 눈맞춤하고...
대혜폭포에서 인증샷도 남기고...
그렇게 금오산에서 아이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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