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악양의 상신마을 화사별서(花史別墅)에는 아주 멋진 배롱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화사별서의 화사(花史)란 조선 개국 공신이자 태조, 정종, 태종의 3대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조준(趙浚)의 직계손인 조재희(趙載禧, 1861~1941)의 호입니다.
별서(別墅)란 말은 요즘말로 별장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구요.
화사 조재희의 별당이라고 풀이하면 되겠네요.
이 집은 조재희가 1902년에 착공하여 16년에 걸쳐 완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하동에서는 조부자댁으로 알려져 있고 박경리의 명작 소설인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이 된 곳이 이 집이라고 합니다.
이 집에 살았던 조재희의 손자 조한승 선생 사촌누나가 진주여고에 다녔는데 박경리와 동기동창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이곳 화서별서에 몇 번 놀러 오게 되었고 그것이 배경이 되어 최참판댁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건물은 지금보다 상당히 규모가 큰 것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많이 소실되어 현재는 안채와 일부 부속건물이 남아있고 사랑채는 현재 보수 수리 중에 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배롱나무 한그루.
마당 가장 낮은 곳에 석축으로 담을 쌓은 연못이 있고 그 가운데 배롱나무가 한그루 심겨 있답니다.
수령은 15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보호수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특이한 것은 둥근 석축 안에서 자라는 배롱나무의 뿌리가 수면 아래에서 수중근이 되어 자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버들이나 수양버들도 아니고 배롱나무가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답니다.
오늘 현재(7월 25일) 개화는 약 60% 정도.
7월 말이나 8월 초에 들리면 더욱 화사하게 피어있는 화사별서의 배롱꽃을 구경할 수 있겠네요.
이곳 들려서 대구에서 왔다고 하니 이곳 주인장인 경북대 교수 조덕상 박사께서 밭일을 하다가 달려오셔서 집안의 이런저런 내력과 배롱나무 등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을 해 주셨네요.
배롱나무 한 그루를 보기 위하여 달려간 먼 길이지만 그만큼의 소득이 있는 하루였습니다.
여행 일시 : 2026년 7월 25일

한더위에 피는 배롱꽃.
요즘 주변에 온통 배롱나무꽃이지만 조금 특별한 꽃을 보기 위하여 달려간 곳입니다.

19번 국도에서 악양으로 올라가면서 보이는 형제봉 신선봉 능선.
저곳 소나무들도 전멸이네요.
지리산 둘레길 대축~원부춘 코스(보기)에서 저곳 넘어가면서 예쁜 사진 많이 찍었는데 카메라가 뭔 고장을 일으켜 사진을 한 장도 건지지 못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ㅎ

화사별서 도착.
비스듬한 언덕으로 이어진 돌담이 멋집니다.

오늘도 김여사가 동행을 했습니다.

별서에는 사모되시는 안주인만 계셨는데 조금 후 연락을 하셨는지 조덕상 교수님이 땀을 흘리시면 오셨네요.

일단 이곳 온 목적인 배롱나무를 먼저 구경합니다.
사진을 이어 붙인 것이라 연못 풍경이 약간 왜곡되어 보입니다.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보입니다. 별도 사진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아직 꽃이 만개가 되지 않았는데 대략 반 이상은 핀듯 합니다.
아마도 일주일 정도 지나면 가장 보기 좋을 듯..

그래도 아주 예쁘게 많이 피어 있습니다.

오늘 기온도 만만찮은데 그래도 파란 하늘에 너무나 곱고 예쁘게 보이네요.

연못의 구성도 아주 특이하게 되어 있지만 그 안에 둥근 돌축을 쌓고(석가산) 배롱나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네요.
아마도 뿌리는 한그루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나무뿌리들이 수면 아래 수중근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배롱나무가 물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거의 수양버들처럼 물속에 뿌리들이 송송하게 나와 있네요.

배롱나무 꽃은 백일동안 피고 지고 하는데 이 연못의 수면이 조금 지나면 빨간 잎들로 아주 예쁜 그림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연못은 한 바퀴 빙 둘러볼 수 있네요.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수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연못을 채우게 되는데 땅속 터널 속으로 흘러 들어오게 되어 있어 물이 아주 시원합니다.
연못을 최초 조성 시 아주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요.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별도의 화면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본채입니다.

단체 사진.

가운데 돌기둥에는 등잔을 넣는 나무 조각이 세워져 있었는데 방송 촬영 중 부서졌다고 하네요.
아까운 생각이..

뒤뜰로 올라가 봤습니다.
드라마 촬영지하고 합니다.

담이 아주 운치가 있습니다.


처마 건너편으로 구제봉 능선이 조망됩니다.

김여사는 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가 더 궁금.

사랑채는 현재 해체 수리 중인데 벌써 4년째 이러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재 관련부서는 신경을 좀 써야 할 듯...

수리 중인 사랑채 아래를 지나 개울 건너 각자바위 구경을 합니다.
우측 돌다리를 건너 보이는 바위가 각자바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별도의 큰 사진으로 보시려면 이곳 클릭.

커다란 바위에 花史別墅(화사별서)라고 음각으로 새겼습니다.
건축주이자 최초 이 집의 주인이었던 화사 조재희가 1921년 자신의 회갑을 기념하여 새긴 것이라 합니다.

앞 두 글자의 글씨체가 조금 다르네요.
화(花) 자가 조금 크게 새겨져 있고요.

바위 옆면에는 上新村(상신촌)이라고 이 동네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아무리 봐도 한문 글자가 특이합니다.
곁에서 같이 보고 있던 조박사님도 이 글씨를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너무 더운 날씨라 주인장인 조 교수님께 민폐가 되는 듯하여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한번 더 배롱나무꽃을 구경하고..


토지 최참판댁의 실제 배경이었던 화사별서 구경을 마치고 다음 코스로 평사리에 있는 드라마 촬영지 최참판댁 세트장으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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